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해외여행 사전예약 상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여행업계는 해당 상품에 ‘희망'을 담았다는 시각이다. 팬데믹으로 여전히 하늘길이 막힌 상태고 올해 전망 또한 어둡지만, 작은 희망에 기대를 걸고 상품을 내놓았다는 설명이다. 항공업계는 많은 국가들이 백신 접종을 시작한 만큼 올해 하반기부터 조금씩 문을 여는 국가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연간 31조원에 달하던 여행 시장이 회복하려면 코로나19를 완전 정복해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

대한항공이 운항하는 보잉 787-10 모습 / 대한항공
대한항공이 운항하는 보잉 787-10 모습 / 대한항공
인터파크투어는 최근 티웨이항공과 손잡고 1년간 가격이 동결된 해외 왕복 항공권 판매에 나섰다. 양국 간 자가격리가 해제된거나 공식적으로 해외 출국이 가능해지는 시점부터 1년간 이용 가능한 단거리 노선 왕복 항공권을 바우처 형태로 사전 판매하는 것이다.

12일 인터파크 한 관계자는 "해외여행이 언제부터 가능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여행업계가 희망을 담아 기획한 상품이다"며 "사전 판매를 통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여행업계에 조금이나마 숨통이 틔였으면 하는 바램이다"라고 말했다.

오성룡 인터파크 팀장은 "하루에도 수시로 바뀌는 항공권 가격이 1년간 동결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항공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선보인 상품이다"라고 설명했다.

티몬도 미국령 ‘괌’에 위치한 특급호텔을 최대 47% 할인된 특가 상품을 선보였다. 투숙 가능기간은 올해 6월부터 12월까지다. 하반기부터 해외여행이 일정수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항공·공항업계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해외여행 가능 국가가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여행 가능 여부는 여행 대상국의 백신 투여와 집단 면역 형성 여부가 판가름할 것으로 본다"며 "미국이 올해 여름쯤 집단 면역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다른 국가들 역시 백신 투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하반기쯤에는 부분적으로 해외여행이 가능하지 않을까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공항업계 한 관계자도 "각 국가에 백신 보급이 되고 있는만큼 올 연말이면 전체는 아니라도 각 국가 해외여행 여부가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 현지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여행 재개와 관련해 많은 기관 관계자들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올해 해외여행이 시작된다면 패키지 여행이 먼저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 여행객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빠른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는 관리 인원이 붙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티몬은 최근 소비자 1800명을 대상으로 해외여행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전체 64%가 ‘2021년에는 해외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답했다. 또 ‘5일 이상 일정으로 해외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답변이 전체 78%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했기에 보상 심리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2018년 기준 31조5000억원에 달했던 해외여행 시장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세계 여행산업은 2021년 2~3분기부터 선진국을 필두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다"며 "2021년 4분기와 2022년에는 글로벌 여행산업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재현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2021년 항공수요 전망 보고서를 통해 국제선 항공 유임여객 수요는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2020년 -83.7%에서 2021년 -51%로 항공수요 감소폭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서 수요가 높던 일본의 경우 올해 전년 대비 44% 수요가 증가하고, 미주 노선의 경우 전년 대비 올해 60%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적으로는 이르면 2022년 4월, 늦어지면 2023년 6월 즈음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분석했다.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전망은 암울하다. UNTWO는 2020년 관광현황 보고서를 통해 해외여행 수요 회복 시점을 2023년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행업 관련 전문가 1%만이 2021년에 해외여행 시장이 정상화될 것으로 답했고, 2022년까지는 15%의 전문가가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43%의 전문가는 2023년 이후에나 세계 해외여행 시장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