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경쟁력은 5만원 저렴한 LG산 원통형배터리

이광영 기자
입력 2021.03.14 06:00
‘테슬라 천하’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답을 내놓은 보고서가 나왔다. 테슬라가 향후 10년은 더 전기차 시장을 이끌 것이란 분석이다. 경쟁사 대비 저비용 고효율 리튬 배터리를 탑재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배터리의 중심에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배터리가 있다.

최근 미국 CNBC 보도에 따르면, 컨설팅 기업 ‘케언 에너지리서치어드바이저(케언 ERA)’는 보고서를 통해 테슬라가 GM 등 완성차의 추격에도 앞으로 10년은 배터리 경쟁력에서 앞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오른쪽)와 드류 베그리노 테슬라 부사장이 2020년 9월 열린 배터리 데이에서 새로운 원통형 배터리셀 ‘4680’을 소개하는 모습 / 유튜브
보고서에 따르면 테슬라가 일본 파나소닉, LG에너지솔루션, 중국 CATL로부터 공급받는 배터리 셀의 가격은 1킬로와트시(KWh)당 평균 142달러(16만1000원)다. GM의 169달러(19만1500원), 전기차 업계 평균인 186달러(21만1000원)보다 3만~5만원 저렴하다.

셀을 하나의 모듈로 묶어 조립하는 배터리 팩 원가는 테슬라가 KWh당 평균 187달러(21만2712원), GM은 207달러(23만5363원), 전기차 업계 평균은 246달러(27만9825원)로 나타났다.

샘 제프 케언 ERA 이사는 "테슬라는 지난 10년 간 텍사스 오스틴, 중국, 독일 등에서 공장을 증설해 배터리 비용 절감을 추진했다"면서 "테슬라의 배터리 팩 원가는 GM보다 10% 싸고, 전기차 업계 평균 보다는 24%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업계는 경쟁사 대비 원가에서 테슬라 배터리의 비교우위는 사업 초기 파우치형(주머니)이 아닌 원통형배터리를 택한 것이 결정적이라고 분석한다.

원통형배터리는 제조공정이 빠르고 단순해 대량생산이 용이하다. 하지만 10여년 전에는 진동에 약하다는 단점 때문에 전기차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부분 완성차 업체들이 원통형 대신 에너지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낼 수 있고, 형태를 다양화할 수 있는 파우치형 배터리를 택한 이유다.

‘구닥다리’ 기술을 고집한 테슬라의 전략은 통했다. 테슬라는 2020년 세계에서 전기차 50만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23%로 1위에 올랐다. 이제는 배터리 제조사들이 테슬라의 공급망에 올라타기 위해 원통형 배터리 생산능력을 앞다퉈 키우고 있다.

LG화학 원통형 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파나소닉과 함께 1KWh당 공급가 142달러(16만1525원)로 추정되는 원통형배터리를 생산하는 대표 공급사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증설하는 배터리 생산 설비 35GWh 중 절반 이상을 원통형 전용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테슬라 공급이 늘어날 것을 감안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장승세 LG에너지솔루션 경영전략총괄은 1월 27일 열린 2020년 4분기 실적 관련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증설하는 35GWh에는 파우치형과 원통형 배터리를 모두 포함하지만, 원통형 배터리 비중이 더 높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2일 한국과 중국뿐 아니라 미국에도 원통형배터리 라인을 짓겠다고 밝혔다. 이미 미국 내 전기차 스타트업 로즈타운모터스, 프로테라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이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테슬라에 공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존 테슬라에 공급 중인 원통형 배터리셀 2170(지름 21㎜ x 높이 70㎜)을 넘어 향후 ‘4680(지름 46㎜ x 높이 80㎜)’ 배터리셀을 미국 또는 유럽에서 생산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원통형배터리는 관련 특허가 종료돼 특정 배터리 제조사에 기술이 종속되지 않는 장점이 있는데 테슬라가 이를 잘 활용한 셈이다"라며 "테슬라로 인해 배터리 형태의 패러다임이 바뀌었고, 원통형배터리 기술을 고도화 하는 제조사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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