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e커머스 진출 가능성에 유통업계 의견 분분

김형원 기자
입력 2021.03.18 06:00
삼성전자의 e커머스 분야 인재 영입에 유통업계 긴장감이 증폭된다. 글로벌 톱클래스 기업인 삼성전자가 쿠팡 등 업체가 즐비한 e커머스 시장에 뛰어들 경우 자본과 ICT 기술력을 무기로 확 치고 나갈 가능성이 있다. e커머스 대어로 등장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삼성전자가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유통업계는 실제 현실 가능성을 낮게 전망한다. 2020년 매출 236조8100억원, 영업이익 35조9900억원의 실적을 기록한 모바일·가전 제조사 삼성전자가 당장 영업이익률이 낮은 e커머스 시장에 뛰어드는 부담을 가져가겠냐는 것이다.

삼성전자 입구 모습 / 조선DB
최근 모바일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삼성전자가 e커머스 경력자 채용에 나섰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삼성전자가 쿠팡을 벤치마킹해 e커머스 사업을 준비 중이며, 사업 기획이 가능한 과장급 이상 오픈마켓 경력자를 찾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쿠팡 경력자를 선호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삼성전자는 해당 내용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쿠팡 역시 직원의 인사동향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e커머스 경력자를 종종 채용해 왔다.

국내 오픈마켓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e커머스 경력자를 뽑은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며 "삼성전자는 이베이 등 오픈마켓 출신 e커머스 경력자를 간헐적으로 채용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e커머스 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한 유통업계 반응은 엇갈린다. 자금과 기술력이 충분한 만큼 지금 당장 e커머스 시장에 진입해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현재의 제조사 역량 만으로도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는 판국에 이익률이 낮은 유통업에 뛰어들 이유가 있겠냐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5조원에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도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이베이코리아 예비 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본입찰에도 참여하지만, 상황에 따라 삼성전자가 중도에 입찰에 뛰어들 수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적인 영향력과 자금력, 우수한 ICT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e커머스 사업에 진출할 경우 기존 시장의 판도를 한번에 뒤흔들 수 있다"며 "유통망과 물류센터 확보라는 숙제가 있지만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오픈마켓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가전 등 제조 매출로도 세계적인 기업 반열에 올라 있는데, 굳이 영업이익률이 낮고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내 e커머스 시장에 참가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e커머스는 가전 전문몰?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e커머스 관련 행보가 온라인 가전 전문몰 기능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세계와 이마트가 SSG닷컴을 활용해 상호 시너지를 내는 것처럼, 삼성전자 역시 오프라인 기반인 디지털프라자와 온라인인 삼성닷컴 등 삼성 패밀리 페이지를 연동시키는 온라인몰을 구축할 수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 디지털프라자에 마련된 비스포크 홈 체험 공간 모습 / 조선DB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e커머스 시장에 참전한다면 가전에 특화된 전문몰일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대표 기업인 만큼 식품 등 이제까지 손대지 않았던 분야를 건드려 여론을 악화시키는 일은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자사 온라인몰로 직판 체제를 구축할 경우 롯데하이마트·전자랜드 등 가전양판점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기존 유통망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만으로도 높은 수익을 거둔다"며 "자체 온라인몰을 통해 직판 체제를 구축할 경우 기존 가전양판점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구매 판단을 결정하는 핵심요소는 결국 ‘가격'이다"며 "삼성전자가 온라인 직판에 나설 경우 낮은 가격으로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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