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기업을 꿈꾸는 SK텔레콤이 부랴부랴 클라우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클라우드 PC 사업에 드라이브를 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 SK텔레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 SK텔레콤
17일 SK텔레콤에 따르면, 2021년 조직개편에서 기존 ‘B2B사업개발’ 조직을 2021년 ‘클라우드사업개발’로 이름을 바꾸고 클라우드 사업에 집중한다. 탈통신 일환으로 클라우드 사업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다. 경쟁사 KT는 오래전부터 클라우드 사업을 추진해 국내 클라우드 빅3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SK텔레콤은 박정호 사장의 지휘하에 통신기업이 아닌 빅테크 기업으로 전환하는 체질 개선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SK텔레콤은 클라우드 시장 성장이 성장세를 보이자 사업 확장에 적극적이다. LG유플러스는 중소기업을 겨냥한 클라우드 PC를 2020년 선보이긴 했지만,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보다는 기존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에 집중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최근 클라우드 사업 강화 배경으로 "코로나19 이후 세계적으로 클라우드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탈통신을 위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면서 클라우드 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의 클라우드 사업은 크게 ▲5GX 에지(MEC) ▲하이브리드클라우드 MSP ▲클라우드네트워크 ▲클라우드 보안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 ▲AI 컨택센터 등으로 나뉜다.

합종연횡 B2B 확대

SK텔레콤은 타 사와의 적극적인 제휴와 협력을 통해 경쟁력 강화를 꾀한다.

SK텔레콤의 5GX 클라우드 6대 사업 소개 이미지 / SK텔레콤
SK텔레콤의 5GX 클라우드 6대 사업 소개 이미지 / SK텔레콤
2020년 10월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 기반 종량형 클라우드 콘택트센터 서비스 상용화한 데 이어 11월 B2B 전용 클라우드 플랫폼 '타코'(TACO)를 출시했다.

SK텔레콤은 MSP와 클라우드 벤더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시장 진출을 노린다. 2021년에는 베스핀글로벌과 마이크로소프트(애저)와 협력해 금융권 마이데이터 시장도 적극 공략 중이다. 최근 SC제일은행 마이데이터 구축 사업을 맡는 성과도 있었다.

SKB, 클라우드 PC 시장 적극 공략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행보도 공격적이다. 그동안 국내 클라우드 PC 산업 생태계는 외산 업체가 주도했다. SK브로드밴드는 2020년 1월 클라우드 PC 서비스를 상용화한 후 고객사를 확보 중이다.

SK브로드밴드는 클라우드 PC 레퍼런스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 자체 개발 토종 클라우드 PC를 전 직원을 대상으로 확대 적용했다. 2020년 2월 사내 840명 대상으로 클라우드 PC를 도입한 데 이어 최근 전 구성원 대상 3000대 규모의 클라우드 PC 도입을 완료했다.

클라우드나 솔루션의 경우 내부에서 먼저 적용을 해서 활용해 성공 사례를 만들면 나중에 판매를 하거나 사업을 수주할 때 레퍼런스로 활용할 수 있다. 속도와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클라우드 PC 2.0 버전도 3월 중 출시한다.

SK브로드밴드는 올 초 IBK기업은행에 클라우드 PC를 공급하며 금융권 첫 레퍼런스를 확보하기도 했다.

SK브로드밴드는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뉴딜의 주요 사업인 5G∙클라우드 기반 정부업무망 모바일화 레퍼런스 실증사업에 SK텔레콤과 함께 참여했다. SKT컨소시엄이 수주한 해당 실증사업에서 SK브로드밴드는 경기도청의 클라우드 PC 기반 정부업무망 모바일화 환경 구현을 담당했다.

SK브로드밴드는 클라우드 수요 증가에 대비해 자체 데이터센터(IDC)도 확장 중이다. 연내 서울 금천구 가산동 경기도 일산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SK그룹 에너지 계열사들과 협력해 새만금을 ‘동북아 지역 데이터센터'로 만들 예정이다.

SK브로드밴드는 ITU 국제표준으로 채택된 국내 토종 DaaS 원천 기술과 클라우드 관리 기술, 원격 화면전송 기술 등 클라우드 PC 플랫폼 전 영역에 대한 내재화 기술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SK텔레콤의 TACO를 적용해 운영을 단순화했으며, 티맥스OS, 구름OS, 하모니카 등 개방형 OS에 대한 검증을 완료했다"며 "리눅스 운영체제 기반의 씬클라이언트(미니 PC 형태의 클라우드 PC 접속 전용 단말)도 자체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과 금융권 수주에 성공했지만, 고객사가 공개를 원치 않아 발표를 못한 사례들도 있다"며 "조만간 새로운 수주 소식을 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