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전 논란 AZ 백신 “정부 수동적 대처가 백신 불신 높인다”

김연지 기자
입력 2021.03.18 06:01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사망한 국민에게서 혈전이 생성된 사례와 관련해 우리 보건당국이 "백신 접종과 혈전 생성과의 인과성이 없다"는 의견을 냈다. 그럼에도 백신에 대한 국민 불안감은 고조되는 모양새다. 사건이 발생했을때 이를 수동적으로 대처하는 정부의 자세 때문이다. 백신 불신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백신 조사 및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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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AZ 백신 접종 사망자에게서 혈전 포착…"상관성 없어"

17일 우리 보건당국은 국내서 AZ 백신을 접종받은 후 사망한 국민에게서 혈전이 생성된 것과 관련해 "백신 접종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김중곤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장은 브리핑에서 "(해당 사망자를) 사망 당시 진료했던 의료진이 판단한 사인은 흡인성 폐렴"이라며 "이 외에도 급성 심장사, 심근경색에 해당되는 소견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우리나라에서는 기저질환을 앓던 60대 여성이 2월 26일 AZ 백신을 접종받고 3월 6일 사망했다. 사망 당시에는 ‘호흡부전 사망’으로 신고됐지만, 부검 육안 소견상 혈전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혈전증이란 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진 덩어리(혈전)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을 의미한다. 혈전증이 나타나면 혈액이 혈관에 원활히 흐르지 못해 중요한 장기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보건당국은 이날 브리핑에서 혈전증이 일상 생활 속에서도 흔히 생기는 질환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김 반장은 "혈전은 인구 10만명당 100명 이상에게서 발생하고, 연령이 올라가면 발생빈도도 높아진다"며 "연령 증가, 흡연, 피임약 복용, 심장질환 등으로도 발병률은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보건당국은 아직 부검이 진행 중인만큼, 최종 결과가 나오면 재평가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 수동적·소극적 대처가 백신 불신 유발"

이날 브리핑은 앞서 ‘AZ 백신 접종 후 사망한 국민의 부검 과정에서 혈전 생성 소견이 나왔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 이후 나온 것이다. 질병청은 해당 사례에 대한 사실 여부 확인을 미뤄왔다. 정부의 수동적·소극적 대처가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오히려 높인다는 지적이 쏟아지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실제 백신 신뢰도 향상을 위해서는 정부가 보다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을 꼬집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접종 후 경증 이상반응에 대한 이슈가 접종 이후에서야 질병관리청 브리핑을 통해 사후에 전달되고 있다"며 "접종 전 발생률과 대응방안, 공적 휴가 등에 대한 준비가 미리 되어 있었다면 신뢰가 높아졌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접종 후 이상반응과 사망신고와 관련해서는 "요양시설의 평상시 사망률을 공개하거나 예상되는 이상반응 조사 방법 및 보상체계 등을 보다 자세히 알릴 수 있었다고 본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상급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백신 접종과 관련한 정부 대응이 수동적이라는 점에 공감하며 "AZ 백신 접종 후 의료진도 심한 열감과 근육통, 오한 등 부작용을 겪는데 일반인은 오죽할까 싶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응급실이 마비될 가능성이 있는만큼, 대대적인 접종에 앞서 접종 부작용과 보상 방안, 의료 체계 등에 대해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인과관계를 정확히 따지기에 앞서 ‘혈전이 일상 생활에서 생길 수 있다’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한 의료계 관계자는 "백신과 혈전 등 이상반응의 상관성을 따지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라면서도 "백신의 안전성이 불거지고, 관련 연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발언을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학계에서는 혈전 등 관련 질환의 백신과의 관련성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게재돼왔다"며 "코로나 백신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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