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뜨자, 핵심소재 '동박' 난다

김동진 기자
입력 2021.03.19 06:00
리튬이온배터리 핵심소재로 얇은 구리
SK넥실리스, 3월과 6월 증설 결정

‘동박’은 전기차 핵심부품인 리튬이온배터리의 음극집전체로 쓰이는 두께 10㎛(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분의 1m) 내외의 얇은 구리(Copper Foil)다. 최근 배터리 업계는 동막을 사용한 배터리 개발에 열을 올린다. 동박이 얇으면 얇을수록 더 많은 활물질을 담을 수 있기 때문에 이차전지의 용량을 키우면서도 무게를 줄일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1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얇은 동박을 적용한 배터리는 높은 품질의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전기차 한 대 분량의 배터리에 40㎏쯤의 동박이 들어가기 때문에 전기차 수요 확대와 함께 얇은 동박을 만들 수 있는 소재 기업이 수혜를 입는다.

동박 제조과정은 ▲원재료인 구리를 황산용액에 녹여 도금액을 제조하는 용해 공정 ▲황산구리용액에서 구리 이온을 대형 티타늄 드럼에 전착해 동박을 만드는 제박 공정 ▲필요에 따라 다양한 폭으로 동박 롤을 만드는 슬리팅 공정 ▲품질검사와 포장을 거쳐 출하하는 검사·출하 공정으로 구분된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로 쓰이는 동박 / SK넥실리스
전지용 동박은 두께 10㎛ 이하로 매우 얇아 쉽게 찢기고 주름이 생긴다. 이 때문에 얇은 동박을 넓은 폭으로 길게 생산하는 데에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얇은 전지용 동박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은 한국과 중국, 일본 기업이 주로 보유하고 있다.

한국 기업으로 SKC 자회사인 SK넥실리스(구 KCFT)와 일진머티리얼즈, 중국 기업으로 왓슨(Wason), CCP, 일본기업으로 후루가와(Furukawa), 니폰 덴카이(Nippon Denkai) 등이 동박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주요 기업들이다.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지용 동박의 수요도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늘었다. 전북 정읍공장에 4공장을 가동하며 동박 3만4000톤을 생산하고 있는 SK넥실리스는 2020년 3월과 6월 정읍공장에 동박 생산 5공장과 6공장 증설을 결정했다. 투자 규모는 총 2400억원이다. 5공장은 2021년 하반기 완공 예정이며, 6공장은 2022년 1분기 완공 예정이다. 5공장이 완성되면 동박 생산량은 연 4만3000톤, 6공장 완공 시 5만2000톤의 동박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SK넥실리스는 2021년 1월, 말레이시아에 첫 해외 생산거점 건설을 발표하기도 했다. 2023년까지 말레이시아 사바주 코타키나발루시 KKIP공단에 6500억원을 투자해 연산 4만4000톤 규모의 생산거점을 확보할 예정이다. 2021년 상반기 착공해 2023년 가동을 목표로 삼았다. 계획대로 증설에 성공한다면, SK넥실리스의 2023년 말 동박 생산능력은 연 10만톤 규모, 2025년쯤에는 18~19만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동작 제조 공정을 안내하는 이미지 / SK넥실리스
동박 제조 기업들이 말레이시아를 선택하는 이유는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 때문이다. 황산구리용액에서 구리 이온을 대형 티타늄 드럼에 전착해 동박을 만드는 과정에서 대규모 전력이 소비된다. 말레시이사는 동남아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으면서도 비용도 국내 절반 수준이다. 인건비도 저렴해 동박 소재 기업들이 연이어 말레이시아로 진출하고 있다.

SK넥실리스와 함께 동박 시장에서 경쟁하는 국내 소재기업 일진머티리얼즈도 4만6000톤이던 동박 생산량을 늘려 2021년말까지 5만6000톤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이 기업도 2017년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쿠칭에 진출했다. 2019년부터 연 1만톤의 동박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소재 기업들이 동박 설비를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고 크게 확장하고 있다"며 "특히 2025년 18톤 이상 동박 생산능력 확대를 발표한 SKC의 계획은 당초 추정치인 15만톤을 상회하는 것이다"고 전했다.

박재범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은 "동박은 배터리셀 원가의 4%쯤을 차지하기 때문에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과거 중국, 일본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했으나 국내 기업들의 신규진입과 과감한 투자로 한중일 3국 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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