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화 누명 T맵, 데이터 공짜 유지하면 공정거래법 위반

이민우 기자
입력 2021.03.19 15:47
내비게이션 서비스 ‘티맵’이 유료화 논란에 휩싸였다. 그동안 티맵 이용자의 데이터 이용료는 무료였는데, 4월부터 공짜 데이터(제로레이팅) 혜택이 사라진다. 대기업이 자회사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밀어주면 안된다는 공정거래법 영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뜸 티맵 서비스가 유료화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한다. 내비게이션 앱 점유율 70% 이상인 티맵의 데이터 이용료는 무조건 무료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티맵 서비스를 운영하는 티맵모빌리티 입장에서는 네이버나 유튜브 등 다른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다량의 데이터 사용을 문제삼지 않지만, 한달에 얼마 되지도 않는 데이터 사용량이 나오는 티맵만 문제라고 몰아가는 것에 대해 억울할 수 있다. 일부러 제로레이팅을 끝낸 것이 아니라 법 준수를 위한 조치이지만, 이를 비난하는 여론에 부담이 상당하다.

티맵 데이터 무료혜택 종료, 정말 ‘유료화’ 일까

티맵 모빌리티로 운영사가 이관되는 티맵과 데이터 무료혜택 종료안내 / 이민우 기자
티맵의 무료이용은 ‘데이터 무료혜택’ 종료와 별개로 계속 유지된다. 서비스에 대해 별도의 이용료를 정해 과금을 유도하는 ‘유료화’와 통신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차감하거나 이에 대한 통화료를 부과하는 일은 다른 영역이다. 이용자가 티맵에 이용시 소모되는 ‘데이터’에 대한 비용을 부과하는 것이지 ‘티맵’에 대한 이용료를 지불하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 무료혜택 종료는 전체 티맵 이용자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SK텔레콤 망 이용고객’ 대상 사례다. 다른 이통사인 KT·LG유플러스 가입자는 예전부터 티맵 이용시 데이터 사용료를 냈다.

SK텔레콤은 2016년 7월 19일 티맵 서비스 이용료 과금을 포기하고 전 고객에게 무료로 티맵을 개방했다. 티맵 무료화 전에는 8만원 지불 시 평생 쓸 수 있는 요금제와 연 4만원 요금제, 월 4000원 요금제 등 상품이 있었다.

티맵 이용시 데이터 사용량이 상당하다면 제로레이팅 종료에 따른 고객 부담이 클 수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데이터 이용량은 많지 않다. SK텔레콤이 측정한 티맵 이용자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적게는 48MB에서 많게는 85MB(택시 등 多이용 고객)다. SK텔레콤의 100MB 데이터 쿠폰은 2000원으로 환산하면 티맵의 월 데이터 비용은 1000원쯤인 셈이다.

과거 정기요금제의 월 단위 비용이 4000원임을 생각하면, ‘진짜 유료화였던 시절’과 비교해 오히려 저렴한 편이다. KT·LG유플러스 고객은 당시 티맵 사용시 기간제 요금에 더해 데이터 차감까지 감수해야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대부분 고객이 데이터 무제한 상품을 사용하는 만큼, 수십MB 수준의 월간 데이터 사용량은 소량에 불과하다.

티맵 사용에 소비되는 월 평균 데이터 소모량인 48MB를 4주·28일 기준으로 쪼개 시간당 소모 데이터를 구하면 0.07MB/h다. 서울시청에서 부산시청까지 가는 경로를 티맵 추천 경로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경로는 5시 20분 소요·거리 411㎞다. 티맵 사용시 서울 부산 편도에 0.333MB내외, 왕복시 0.74MB쯤의 데이터를 쓴다. 유튜브 720p 동영상의 경우 1분 시청시(영상 2.5MBps·음성 0.192MBps 기준) 161.52MB 수준인 것과 고려하면 큰 차이가 있다.

공정거래법의 ‘밀어주기식 거래’ 방지 위한 선택

티맵모빌리티 분사시 적용되는 공정거래법 5장 주요 내용 / 이민우 기자·SK텔레콤
티맵의 데이터 무료혜택 종료는 공정거래법에서 비롯됐다. 공정거래법 제 23조 1항 7호·2항 등을 보면,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에 대해 상품·용역 등을 제공하거나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7호 가)’와 ‘특수관계인 또는 회사는 다른 사업자로부터 제1항 제7호에 해당할 우려가 있으면 해당 지원을 받아서는 아니된다(2항)’ 는 내용이 있다.

해당 공정거래법은 자회사에 대한 대기업의 ‘밀어주기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이다. 티맵 모빌리티가 분사하면 SK텔레콤과 별개의 독립 법인이 된다. 티맵은 SK텔레콤에서 개발한 ‘일부 서비스 중 하나’가 아니라 티맵 모빌리티에서 운영하는 ‘독자적인 서비스’가 된다.

분사 이후 SK텔레콤에서 티맵에 데이터 무료혜택을 계속 제공할 경우 법 위배 소지가 있다. SK텔레콤이 자회사인 티맵모빌리티에 편향된 경쟁력을 부과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SK텔레콤 역시 티맵 서비스에 대한 제로레이팅 중단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낸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티맵은 SK텔레콤 범위 안에 있을 때 더 경쟁력이 있다. 아직 수익구조를 설계하는 중이라 차라리 내부 서비스일때 원활한 운영이 가능하다"며 "분사 후 데이터 무료혜택을 유지하려면 티맵에서 데이터 이용료를 부담하는 형태, 즉 SK텔레콤에 1300만 고객의 데이터 이용료를 대신 정산하는 방식으로 가야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통신에 따른 자연스러운 데이터 이용료를 유료화라고 하는 것은 아직 자체 수익이 미미하고 광고수입 자체 비중도 적은 티맵에겐 가혹한 잣대다"고 덧붙였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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