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금(Pt·Platinum)은 수소연료전지의 주요 소재로 사용된다. 수소연료전지에서 팔라듐(PA), 로듐(Rh)과 함께 수소와 산소 간 반응을 일으켜 전력을 생산하는 촉매제다. 1g당 5만원으로 원료 값이 비싸지만 다른 다른 물질보다 가격·성능면에서 우월하고 대체재도 없어 널리 사용된다.
하지만 최근 극심한 공급부족 문제로 가격이 급상승했다. 최근 1년사이 2배 넘게 가격이 폭등했다. 정부와 기업 연구소 등은 촉매에서 백금을 사용하는 비중을 줄이면서 효능과 내구성을 보장하는 대체 기술 찾기에 몰두하는 등 경쟁이 뜨겁다. 제대로 된 대체재만 찾는다면 수소차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
백금은 보통 접합체 면적 1㎠당 평균 0.1~0.2㎎ 사용된다. 수소차에 사용되는 수소연료전지는 부피와 규모가 거대해 막대한 백금이 필요한데 현재 시중 수소차 수소연료전지 투입되는 백금의 양은 30~50g 수준이다. 수소차에 사용되는 수소연료전지는 수천만원인 비싼 단가가 단점으로 지적되는데 이는 백금의 가격탓이 크다.
백금의 3월 19일 기준 가격은 1온스(Oz·28.3g)당 1211달러(136만원)로 1년동안 크게 올랐다. 2020년 3월 가격은 1온스당 550달러(62만원) 내외였다. 수소차 한대에 사용하는 백금 전극 부분 가격은 최대 200만원이 넘는다. 수소차가 전기차나 내연차 대비 시장 규모가 작고 관심이 크지 않은 요인 중 하나는 소재 확보에 따른 가격 영향이 크다.
팔라듐·로듐은 백금을 대체할 수 있는 촉매로 거론되지만, 팔라듐의 경우 가격이 더 비싸다. 1온스당 2637달러(298만원)인데, 백금보다 효율이 3배가량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로듐도 백금과 가격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어 아직 대체 촉매로 쓰기에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 평가를 받는다.
연료전지 분야 한 전문가는 "과거에는 백금이 팔라듐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됐는데, 팔라듐의 가격이 3~4년쯤부터 급속히 올라 촉매에 백금을 활발하게 쓰는 추세다"며 "백금이 팔라듐보다 고성능을 보인 연구결과도 있어 가격·성능 면에서 기대가 높아 연료전지로 많이 활용·연구된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 연구기관 및 학계·현대자동차 등 산업계를 중심으로 백금 연구가 활발히 펼쳐진다. 최근 몇 차례 성과가 공유되는 등 촉매제 발굴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김희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 연구팀은 최근 백금 촉매의 내구성을 향상한 연구를 발표했다. 수소연료전지 단가 하락을 위해 촉매에 사용하는 백금을 줄이면 내구성도 감소되는데, 김 박사 연구팀이 취약점에 대한 해결책을 찾았다.
연료전지 전문가는 "완성차 업체 등 수소연료전지 사용 기업은 백금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백금 투입량을 줄일 경우 내구성도 같이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관련 연구기관의 경우 자동차의 장시간 주행에 적합하면서도 내구성을 유지할 수 있는 촉매를 개발 중이며, 이 부분이 수소차 경쟁력을 판가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