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라면의 글로벌 시장 위상이 높다. 영화 ‘기생충'이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에 대한 글로벌 수요를 폭발시켰고,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인기 덕에 2020년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을 57%까지로 끌어올렸다. 신라면을 앞세운 농심은 글로벌 3위 라면기업 자리를 넘본다.
해외시장에서도 인정받는 K라면은 현재 농심이 선두기업 자리를 지키지만, 원조 라면 제조사는 따로 있다. 바로 국내 라면시장 3위 업체 ‘삼양식품'이다.
라면 원조 일본에서 인스턴트 라면의 시초는 닛신식품이 1958년 선보인 ‘치킨라면'이다. 하지만, 닛신의 치킨라면을 원조로 평가하기에 논란이 있다고 본다.
1955년 마쯔다산업은 ‘양념 중화면(味付中華麺)’이란 이름으로 인스턴트 라면을 선보였다. 동명상행은 1958년 봄 닛신이 치킨라면을 시장에 내놓기 수개월 앞서 기름으로 튀긴 면을 양념해 만든 라면 제품을, 비슷한 시기 다이와(大和) 통상도 비슷한 방식으로 제조한 캐시맨(鶏糸麺)을 출시했다.
일본 식품업계는 닛신의 치킨라면이 원조라고 평가받는 이유에 대해 해당 제품의 ‘상업적 성공'에 있다고 본다. 무라타·마쯔다 등 업체 제품은 판매부진으로 소비자의 기억에서 잊혀졌다는 것이다.
닛신 창업자 안도 모모후쿠(安藤百福)가 치킨라면 제조의 근간이 된 ‘순간유열건조법(瞬間油熱乾燥法)’ 특허를 공개한 것도 닛신의 이름값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안도 창업자는 라면 제조 특허를 독점하면 라면산업 자체가 클 수 없다고 판단해, 1964년 ‘일본라면공업협회'를 설립한 뒤 인스턴트 라면 제조 특허를 공개했다.
인스턴트 라면의 원조이자 닛신식품 성장의 기틀이 된 ‘치킨라면'은 2004년 기준 누적 50억개 판매를 달성했다. 닛신을 세계시장으로 이끈 컵라면 ‘컵누들'은 2011년 기준 400억개가 판매됐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세계 라면 점유율 1위 기업은 중국 ‘캉스푸(康師傅)’다. 2020년 점유율은 13.4%다. 2위는 일본 닛신(日淸)이다. 그 뒤를 인도네시아의 인도푸드(7.5%), 일본의 토요스이산(東洋水産, 7.3%)이 따르고 있다.
한국 농심은 2020년 기준으로 3위인 인도푸드와의 점유율 격차가 1.8%포인트라고 밝혔다. 수년 내 세계시장 3위 차지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에 인스턴트 라면을 전파한 명성식품은 1960년 양념라면을, 1961년 ‘묘죠차슈면'이라는 컵라면을 선보인 회사다. 1962년에는 스프를 별도 포장한 ‘묘죠라멘’을 출시한다. 묘죠라멘은 1966년 명성식품의 대표 인스턴트 라면인 ‘묘죠 챠르메라(明星チャルメラ)'의 근간이 된다.
명성식품은 2006년 12월, 닛신식품의 주식공개매수(TOB)를 통해 닛신의 자회사로 편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