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기존 산업과 ICT 기술 융합은 시대적 트렌드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로의 전환은 기업의 비즈니스 성장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클라우드 시장 강자는 아마존, MS,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었지만, 최근 토종 기업이 손잡고 세 확장에 나섰다. 클라우드 원팀, 포털 기업 등이 대표적인 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 기업의 클라우드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제도를 정비하며 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조선미디어그룹의 IT전문 매체 IT조선은 변화의 흐름에 맞춰 ‘한국의 SaaS 기업’ 기획을 진행한다. 민간은 물론 공공 클라우드 분야에서 활약 중인 토종 클라우드 기업의 위상과 미래 비전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채널코퍼레이션은 온라인 고객상담 메신저 ‘채널톡'을 운영한다. 채널톡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다. 3년째 매년 3배이상 매출 성장을 기록 중인 채널코퍼레이션은 올해도 3배 성장이 목표다.

김재홍 채널코퍼레이션 부대표 / 채널코퍼레이션
김재홍 채널코퍼레이션 부대표 / 채널코퍼레이션
채널코퍼레이션은 2017년 채널톡을 출시한 후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으로 빠르게 비즈니스를 확장 중이다. IT조선과 만난 김재홍 채널코퍼레이션 부대표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고 말했다.

각 산업군의 쇼핑몰을 보유한 국내 이커머스 시장과 높은 눈높이의 소비자 취향을 반영해 서비스 사용자인터페이스(UI), 사용자경험(UX)을 만든 것이 글로벌 시장에서 채널톡이 통하는 이유라는 것이다.

B2B SaaS에서 기회를 찾다

채널톡을 시장에 안착시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전 사업에서 수 차례 실패의 쓴맛을 봤기 때문이다.

김 부대표는 "2010년 최시원 대표와 공동 창업을 했으니 이제 11년 차 스타트업이 됐다"며 "첫 법인 애드바이미(소셜 광고 플랫폼)는 투자를 받지 못해 결국 접었고, 새롭게 창업한 후 내놓은 오프라인 매장 고객 분석 솔루션 워크인사이트의 서비스는 초반 빠르게 성장했지만 시장 확장 한계에 부딪혀 사업을 접기로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최 대표와 마지막으로 한번 더 도전을 하기로 하고 머리를 싸맨 후 찾은 것이 B2B SaaS 시장이었다"며 "우리 같은 스타트업을 망하지 않게 해주는 서비스, 탄탄한 단골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고민한 끝에 채널톡을 고안해냈다"고 말했다.

고객상담,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올인원 메신저 채널톡에서 팀메신저 서비스는 무료다. ‘생존과 비즈니스 성장'이라는 철학을 고객과 함께 지키기 위해서다.

김 부대표는 해외 시장 트렌드를 분석하며 북미에서 B2B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에서 기회를 엿봤다.

김 부대표는 "리서치를 해보니, 일본을 비롯한 해외 유니콘 기업의 70~80%가 B2B 스타트업이었다"며 "국내에서는 커머스, 바이오 등 B2C 기업만 유니콘 기업인 것에 심한 위화감을 느꼈으며, 그동안 국내는 SI 기업 때문에 시장이 열리지 않지만 언젠가는 SaaS 비즈니스가 열릴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제2의 슬랙

채널톡은 제2의 슬랙을 꿈꾼다. B2B 커뮤니케이션 툴 시장에 뛰어든 것 역시 슬랙의 성공에서 밝은 전망을 봤기 때문이다.

김재홍 채널코퍼레이션 부대표 / 채널코퍼레이션
김재홍 채널코퍼레이션 부대표 / 채널코퍼레이션
김 부대표는 "해외에서는 고객 메신저 툴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며 "수많은 SaaS 중 비즈니스 메신저 시장에 집중한 결과, 채널톡은 3년째 3배이상 성장을 기록 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선망하는 기업으로 슬랙, 노션, 줌을 꼽았다. 이들 스타트업들이 내놓는 서비스를 패스트푸드에 비유했다.

그는 "SI 기업의 서비스는 셰프가 잘 차려주는 밥상, 세일즈포스 같은 기업의 서비스가 비싼 고급 호텔식 뷔페라면, 슬랙이나 노션의 서비스는 패스트푸드와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고객이 저렴한 가격에 쓸 수 있는 서비스다"며 "슬랙과 노션은 한 번 사용하면 웬만해서는 구독을 해지하지 않는 고객 수가 많아진다"고 말했다.

채널톡 역시 패스트푸드다.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스타트업이 주된 고객이다.

첫 B2B 유니콘 향해

채널코퍼레이션은 해외 시장 중 우선 일본에 집중한다.

김 부대표는 "슬랙의 매출이 높은 곳은 북미 다음으로 일본이다"며 "일본은 B2B SaaS에 대한 거부감도 없고 시장이 이미 성숙해 있는 상태다"고 말했다.

채널코퍼레이션은 이미 일본에서만 전년 대비 7배 이상 많은 매출을 올리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간다. 도입 기업 수도 점차 늘어 현재 일본에서만 4200개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 부대표는 "일본 지사 설립 후 2년쯤은 진짜 아무런 성과 없이 네트워크를 쌓는 데만 집중했다"며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에 녹아들기 위해 현지팀들이 열심히 노력해줬으며, 그 결과가 지금 빛을 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널톡은 일본시장 올해 5배 성장을 목표로 한다. 채널코퍼레이션은 한국과 일본에서 유의미한 성장을 이뤄 내 유니콘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다. 향후 북미권까지 노린다.

김 부대표는 "국내 첫 B2B 유니콘이 되고 싶다"며 "꼭 저희 회사가 아니더라도 좋은 B2B SaaS 스타트업이 많다보니 누군가는 유니콘 기업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