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작가, 플랫폼의 구글 수수료 전가 움직임 반발
이미 플랫폼 수익 분배율에 불만 고조 상태

구글이 7월 1일부터 ‘인앱 결제 의무화 정책’을 편다. 이 정책 때문에 웹소설 작가들의 수익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구글 인앱 결제 의무화 정책에 따르면, 웹소설 플랫폼은 앞으로 구글에 더 많은 수수료를 내게 된다. 웹소설 플랫폼이 늘어난 수수료를 자체 부담할 가능성은 낮다. 웹소설 작가와의 수익 분배율을 조절하거나, 요금 인상으로 해결할 가능성에 무게추가 기운다.

이 경우 웹소설 작가들은 수익 분배율 조절로 인한 수익 저하, 요금 인상으로 인한 독자 이탈 등 이중고에 시달리게 된다.

카카오페이지 메인화면 / 카카오페이지 화면 갈무리
카카오페이지 메인화면 / 카카오페이지 화면 갈무리
구글 인앱 결제 의무화는 구글플레이를 통해 배포한 앱이 ‘디지털 재화'를 거래할 때 반드시 구글의 내부 결제 시스템만 이용해야 한다는 정책이다.

구글 인앱 결제 의무화 정책이 인터넷 업계, 정치권에서의 비판을 받자, 구글은 연 매출 100만달러(11억3000만원) 이하 앱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15%만 책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요 웹소설 플랫폼의 연 매출은 100만달러를 넘는다. 15% 이상의 수수료를 내야 할 처지다. 이들은 인앱 결제 의무화 정책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다.

현재 카카오페이지, 리디북스, 네이버 시리즈 등 웹소설 플랫폼에서 웹소설이 판매되면 수익 중 30%~50%를 웹소설 플랫폼이 먼저 가져간다. 나머지 수익을 웹소설 작가와 출판사가 나눠 가진다. 이 때 웹소설 작가에게 돌아가는 수익 비율은 대개 작가 70%, 출판사 30%다.

웹소설 플랫폼에서 웹소설이 판매돼 100만원 수익이 생기면 이 가운데 플랫폼이 50만원을, 나머지 50만원 가운데 작가에게 35만원, 출판사에게 15만원이 각각 주어지는 셈이다. 이 때 플랫폼이 50만원이 아닌 60만원(60%)를 가져간다면, 작가의 수입은 35만원에서 28만원으로 줄어든다.

웹소설 작가들은 웹소설 플랫폼 기업이 작가에게 배분하는 수익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카카오페이지, 리디북스 등 주요 웹소설 플랫폼이 구글 인앱 결제 의무화로 늘어난 수수료 부담을 스스로 지기보다는, 작가에게 배분하는 수익을 줄여 벌충할 가능성이 크다고 계산한 것이다.

웹소설 작가들은 웹소설 플랫폼이 수수료 부담만큼 요금을 인상하는 것도 우려한다. 웹소설 플랫폼 요금이 비싸지면 자연스레 구독자와 조회수가 떨어진다. 이 역시 웹소설 작가들의 수익에 악영향을 미친다.

한 웹소설 플랫폼 관계자는 "웹소설 플랫폼은 구글처럼 콘텐츠를 유통한다는 이유만으로 수수료를 부과하는 구조가 아니다. 함께 협업, 마케팅 기획을 펼쳐 작품을 유통하는 파트너 구조에 가깝다. 웹소설 수익이 나면, 플랫폼이 ‘수수료'를 가져간다고 보는 건 타당하지 않으며 ‘수익을 나눈다는' 관점으로 봐야 한다. 그래서 웹소설 플랫폼이 구글에 지불할 수수료가 늘어나면 자연스레 작가와 출판사에 배분하는 수익도 줄어드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웹소설 작가들은 플랫폼이 마케팅 효과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수수료를 정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구글 인앱 결제 의무화 시 추가 수수료 부담까지 지게 되면 생계가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한국웹소설산업협회와 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는 최근 잇달아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회에 구글 인앱 결제 방지법 통과를 요청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웹소설 작가는 "작가들 사이에서 구글 인앱 결제 의무화 때문에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출판사에 물어봐도 확실한 대답을 해주지 않아 혼란스럽다. 수수료 부담을 출판사가 감당할지, 웹소설 플랫폼이 감당할지를 알 수는 없으나, 후자일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어떻게든 웹소설 작가의 수익은 줄어들 것으로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