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에 1억6000만원을 들였는데…5000만원만 환급
불확실한 응대로 소비자 불만만 키워
불매운동 확산
엔씨, 1차 보상 반발에 따른 2차 보상 진행

엔씨소프트의 대표 MMORPG 게임 ‘리니지M’이 아이템 보상 문제로 촉발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엔씨 측은 2차 보상까지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만족하지 못한 유저들이 불매 운동에 나섰다. 엔씨의 문제 해결방식과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도배된 엔씨 불매운동 문구와 이미지 / IT조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도배된 엔씨 불매운동 문구와 이미지 / IT조선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리니지M 유저들의 엔씨 불매운동이 점차 격화된다. 유저들은 커뮤니티에 ●▅▇█▇▆▅▄▇(이용자가 게임사에 항의할 때 쓰는, 드러누운 형상)으로 게시글을 도배하거나, 엔씨 불매 이미지를 게시하는 등 항의하고 있다.

사건은 1월 27일 리니지M 대규모 업데이트에서 비롯했다. 엔씨소프트는 캐릭터의 능력치를 올려주는 시스템인 ‘문양’ 기능에 저장·복구를 추가했다. 게임 이용자가 문양을 강화하다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이를 미리 저장해 뒀던 상태로 되돌릴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 비싼 가격을 감수하고 문양을 모두 맞춘 유저들이 항의했다. 이들은 "되돌아가기 기능을 추가하면 업데이트 이후 훨씬 싼 값에 문양을 맞출 수 있어 불공평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엔씨 관계자는 "캐릭터 성장에 이용자 편의를 개선하는 시스템을 업데이트했으나, 기존 이용자와 형평성을 고려해 업데이트 이전 시점으로 복구했다"고 설명했다. 엔씨는 업데이트 후 유저들이 문양 작업을 하며 소모한 재화를 ‘다이아’와 ‘물약’으로 보상했다.

이 과정에서 업데이트 이후 문양을 만든 일부 유저가 ‘현금’ 환불을 요청했다. 특히 한 유저는 업데이트 이후 현금 1억6000만원을 들여 문양을 맞췄다고 주장하며 전액 환불을 요구했다. 엔씨는 회사 내규상 5000만원까지만 보상이 가능하다며 유저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특히 이 마저도 환불이 아닌 게임머니로 지급했다. 비슷한 피해를 입은 피해자는 다수로 알려졌다.

1차 보상으로 피해입은 유저들이 모여 피해보상 요구에 나섰으나 엔씨는 확실한 답변을 미뤘다. 여론이 악화되자 엔씨는 보상 방식과 범위에 대한 이용자의 의견을 수렴해 추가 보상 방안을 검토했다. 약 한달 만인 22일 2차 보상 지급을 결정했다. 문양 기능에 사용된 물약 일체를 사용 여부와 관계 없이 다이아로 환산해 추가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엔씨의 1·2차 보상 노력에도 유저들은 전액 환불이 불가하다는 점과 게임 재화로 손해분을 보상한다는 엔씨의 방침에 의구심을 품었다. 한 유저는 "지금까지 환불요청 문의를 무시하다가 갑자기 현금 환불이 아닌 다이아로 보상을 해주는 걸 보니 엔씨는 유저보다 돈이 더 중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저들은 다이아 보상 방식에 불만을 제기한다. 보상 기준이 들쑥날쑥하기 때문이다. 유저들 사이에선 제작하는 방식에 따라 다이아와 물약 아이템을 사용한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돈을 쓰고도 보상을 달리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앞서 1억6000만원을 들였음에도 5000만원 규모의 다이아를 보상받은 이가 있는가 하면 8000 다이아만 썼어도 5만 다이아를 보상받은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유저는 "엔씨의 이번 보상 대책을 보니 억울하면 과금을 하라는 뜻 같다"라고 말했다.

엔씨 관계자는 "구매대금 환불의 경우 동종의 가치를 가진 유료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할 때만 현금으로 환불이 가능하다"며 "이번 건은 동종의 가치를 가진 다이아가 있기 때문에 보상이 진행됐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이용자 의견에 따라 보상을 지급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