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2021년 신형 올레드(OLED) TV 대중화에 승부수를 던진다. LG전자는 OLED 패널 단가 하락을 무기로 미국 시장에서 OLED TV 가격을 해마다 인하해 출시하고 있다. 반면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LCD 패널 단가 급등으로 신형 ‘네오 QLED’의 가격대를 높게 책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29일 각사 미국 홈페이지에 따르면 LG전자 2021년형 OLED TV 중 일부 제품의 경우 삼성 네오 QLED 대비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 미국 홈페이지에서 판매 되는 2020년형 OLED TV(오른쪽 첫 번째)와 2021년형 OLED TV / LG전자
LG전자 미국 홈페이지에서 판매 되는 2020년형 OLED TV(오른쪽 첫 번째)와 2021년형 OLED TV / LG전자
OLED TV 표준형 모델인 C 시리즈 65인치 제품의 북미 출하가는 2500달러(283만원)로 2020년형 2800달러(317만원) 11% 가까이 인하됐다. 이 제품은 2600달러(294만원)인 삼성 네오 QLED 4K TV 65인치(QN90A) 대비 100달러 저렴하다. 두 제품은 모두 120㎐ 주사율을 지원한다.

OLED TV C 시리즈 77인치 제품의 북미 가격은 3800달러(430만원)다. 2020년형 5000달러(566만원) 대비 24%쯤 인하됐다. 삼성 네오 QLED 75인치(QN90A) 가격인 3500달러(396만원) 대비 격차가 대폭 줄었다.

LG전자는 올해 기존 보급형 A 시리즈 보다 하위 모델인 A 시리즈를 선보인다. A 시리즈 ▲77인치 출하가는 3200달러(363만원) ▲65인치 2200달러(249만원) ▲55인치 1600달러(181만원) ▲48인치 1300달러(147만원)다.

특히 A 시리즈 55인치·65인치는 삼성 네오 QLED 중 가장 저렴한 4K 모델(QN85A) 55인치·65인치 출고가가 동일하다.

국내 가격도 더 저렴해졌다. LG전자가 1일 국내에서 공개한 2021년형 OLED TV 라인업 중 65인치 제품 기준 G시리즈 가격은 460만원, C시리즈 410만원, B시리즈 380만원이다. 2020년 대비 가격은 G시리즈는 17.8%, C시리즈는 18%, B시리즈는 19.1%쯤 인하됐다.

특히 LG OLED C시리즈(410만원)와 B시리즈(380만원)는 같은 4K 65인치 제품인 삼성전자 4K QNA90 시리즈 65인치(404만원), 4K QNA85 시리즈 65인치(374만원) 대비 비슷하거나 일부 저렴하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0년 글로벌 TV 시장에서 금액 기준 31.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019년 처음 시장 점유율(30.9%) 30%를 넘긴 후 2020년에도 1%포인트 상승한 역대 최고 점유율을 달성했다. 반면 LG전자의 2020년 시장 점유율은 16.5%로 2019년(16.3%) 대비 소폭 상승에 그쳤다.

하지만 TV 업계는 대형 LCD 패널 가격이 최근 1년간 70% 이상 올라 가격 경쟁력을 잃은 반면 OLED 패널은 가격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OLED TV 대중화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는다.

옴디아에 따르면 1분기 55인치 4K LCD 패널 가격은 200달러로 2020년 동기 대비(115달러) 74%쯤 올랐다. 같은 기간 동급 OLED 패널 가격은 510달러로 전년 대비 8%쯤 내렸다.

옴디아는 2021년 OLED TV 시장이 지난해 대비 60% 이상 늘어난 580만대 규모가 될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가전업계는 LG전자가 이 중 300만대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본다.

상반기 코로나 여파로 1년 가까이 양산이 지연됐던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공장이 하반기부터 정상 가동되면서 OLED 패널 공급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

TV업계 관계자는 "OLED TV는 신제품 출시 때마다 통상적으로 가격 인하를 시행해왔다"며 "LCD TV 대비 가격 격차가 줄어들면서 OLED TV 시장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