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 통과까지 산넘어 산 데이터 기본법

류은주 기자
입력 2021.03.31 06:00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데이터 기본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다. 정부부처 간 거버넌스 문제를 해결하자 법안 세부 조항을 손질하는 작업이 길어지며 법안 통과가 차일 피일 지연된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3일 열린 법안2소위에서 데이터기본법안 통과가 보류되자 여야 의원들 간 작은 의견 충돌이 발생했다.

국회 본관 과방위 소회의실 / IT조선
데이터 기본법안은 정부와 여야 의원이 발의한 법안의 병합안으로, 데이터 산업 진흥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을 위해 필요한 디지털 전환 3법(디지털집현전법, 디지털포용법, 데이터기본법 ) 하나다.

법안은 2020년 12월 발의됐지만 업계의 우려와 개인정보위원회, 중소기업벤처부, 행정안전부 등에서 일부 조항에 대해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관련 부처 간 이견 조정이 필요했다.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데이터 특위 출범으로 데이터 거버넌스 조정 과정도 있다. 2021년 초 타 부처와의 의견 조정 끝에 수정된 데이터 기본법안을 과방위에 23일 상정했지만 끝내 통과되지 못 했다. 디지털 전환 3법 중 하나인데 디지털집현전법은 통과됐지만 데이터기본법안은 다음 소위에서 추가 논의를 하기로 했다. 애초 정부는 디지털 기본법이 가장 먼저 통과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예측이 빗나갔다.

국회 속기록에 따르면, 여당은 데이터 안심구역과 관련한 11조 수정을 요청했다.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법의 실행력 확보를 위해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누구든지 데이터 구역을 지정할 수 있는데 지정된 지역에 대해서 개인정보라든지 데이터의 보안을 요청하기 위해서는 물리적·기술적 조치를 취해야 된다’는 의무 규정을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윤영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4항의 미개방데이터 지원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민간법인 등에게 데이터 제공을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은 민간기업은 어차피 처벌 조항이 아니라 의미가 없는 조항이라면 ‘민간기업'을 삭제할 것을 요청했다.

중소기업벤처부는 민간법인 등에 데이터 제공을 요청하는 것은 기업의 영업의 자유나 재산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 규제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3항에서 ‘민간법인 등’을 제외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안심구역의 민간기업에 대한 문제는 정부는 권고를 하고 벌칙 조항은 없되 4항을 통해 ‘정보제공 시 기술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는 내용을 담았지만, 위원들의 우려가 있다면 해당 조항의 삭제도 자구수정 과정에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답했다.

데이터 법안 추가 발의 때문에 지연?

23일 열린 법안소위에서 여야 의원 간 큰 이견 없이 데이터기본법안을 통과하는 분위기 였다. 하지만 박성중 법안2소위원장의 역할을 대리한 박대출 의원(국민의힘)이 법안 의결을 보류하자, 여당 측 간사인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반발했다. 남은 쟁점이 없는데 의결을 미뤘다는 것이다.

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전반적인 제정안에 대한 병합안들은 서로 의견 조율을 다 한 상태고, 허은아 의원(국민의힘)이 발의한 병합안과 관련해서 이야기가 된 걸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시행령을 통해 정해도 된다"며 법안 통과를 요청했다.

박대출 의원은 "오늘은 검토보고만 하는 것으로 여야 간사 간에 합의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건을 보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조 의원은 "제가 간사인데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며 "박성중 간사가 데이터 관련 법안을 준비 중이기 때문에 미루는 것이 아니냐"고 항의했다.

박성중 의원실 측은 데이터 관련 법안을 준비 중인 것은 맞지만 해당 법안 병합심사를 위해 통과를 늦춘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박성중 의원실 관계자는 "원래 제정법은 법안 소위에서 한 번에 통과하는 경우 거의 없다"며 "논의 과정에서도 여러 의견들이 있다 보니 미뤄진 것일 뿐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 권리에 대한 법안을 준비 중이긴 하지만, 아직 발의도 하지 않았고 (데이터기본법안)과 별도로 심사해도 상관이 없다"며 "우리 법안 때문에 발목을 잡은 것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정부는 부처 간 합의를 끝냈고, 디지털뉴딜 추진을 위해 데이터 기본법안의 빠른 통과를 원하고 있다"며 "법안 심사 과정에서 자구 수정은 흔한 일이며, 얼마든지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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