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어트리뷰션 시장의 70%를 점유하는 앱스플라이어가 애플의 모바일 보안 강화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해결책 마련을 위해 고심 중이다. 어트리뷰션은 디지털 마케팅 광고 기여도를 측정하는 기술이다. 이용자가 앱을 실행하고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데이터들을 토대로 광고 성과를 측정해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디지털 마케팅은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마테크(Mar Tech)’, ‘애드테크(Ad Tech)’라고 불린다. 앱스플라이어에 따르면 글로벌 애드테크 산업 시장 규모는 2018년 162억달러(18조3000억원)로 추산되는데, 매년 7.6% 성장을 거듭해 2026년 298억달러(33조6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문유철 앱스플라이어 한국지사장 / 앱스플라이어
문유철 앱스플라이어 한국지사장 / 앱스플라이어
앱스플라이어는 1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애플의 데이터 프라이버시 강화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한 ‘SK360’을 소개했다. 애플은 개인정보 추적 때 반드시 이용자 동의를 받도록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강화했다. 애플은 조만간 개인정보 추적 때 이용자 동의 과정을 거치도록 한 iOS14.5 버전을 출시한다.

앱스플라이어는 iOS 업데이트에 발맞춰 ATT 프레임워크를 위한 솔루션인 SK360을 출시할 예정이다. 애플의 iOS가 업데이트되면 광고식별자 IDFA가 비활성화되기 때문이다.

IDFA는 앱 유저의 행동을 분석하기 위해 모바일 기기에 부여하는 고유한 식별 값이다. 지금까지는 IDFA가 활성화돼 사용자가 옵트인과 옵트아웃 방식을 선택하지 않고 개인 데이터를 공유했다.

iOS14.5로 업데이트되면 앱 오픈 시 데이터 공유 여부를 묻는 옵트인 방식으로 사용자가 모든 앱에서 자신의 IDFA를 공유할지, 하지 않을지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즉 앱 사용자가 자신의 정보와 데이터를 서드파티(제3자의 앱)와 공유할지 말지 결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던 업체들 입장에서는 큰 제약이 걸린 셈이다.

그래서 개발하게 된 것이 바로 SK360이다. 앱 추적 투명성(ATT) 프레임워크 도입 이후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보호하면서도 기업이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는 기능을 담고 있다는 것이 앱스플라이어의 설명이다.

문유철 앱스플라이어 한국지사장은 "애플을 비롯해 각국의 개인정보보호 정책 강화는 ‘마른하늘에 날벼락' 아니라 이전부터 있었던 움직임이다"며 "기업 관점에서는 이러한 변화에 맞춰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자들이 데이터 공유 선택권을 갖게 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용자 데이터를 알면 알 수록 사용자 경험(UX)을 향상할 수 있다"며 "인공지능(AI)기술을 활용해 제한적인 데이터로도 기존과 동일한 수준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솔루션을 만들었으며, 본사에서 개발자들이 크런치 모드(신작 출시를 앞두고 야근과 밤샘 근무를 반복하는 행태)로 개발에 매진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앱스플라이어에 따르면 SK360은 24시간 동안 iOS 캠페인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SK애드네트워크와 빅 데이터, 머신러닝, 앱별 고유 사용 패턴 심층 분석 기술에 기반한 예측 기능인 프리딕트SK, 부정 광고를 탐지해 마케팅 예산을 지킬 수 있는 프로텍트SK 등의 기능을 포함한 솔루션이다.

기존 앱스플라이어 고객사들은 SK360으로 업데이트가 가능하지만, 일부 기능의 경우는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김수민 고객성공매니저는 "SK360은 이전과 달리 단시간 데이터로 마케팅 캠페인의 성과를 최적화해야 하는 어려움을 보완했다"며 "사용자 입장에서는 핵심가치를 보호받고, 기업 관점에서는 데이터 분석을 통한 비즈니스 성과와 모바일 마케팅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측정시간이 제한되지만 머신러닝에 기반해 지속적으로 학습하며 심층적으로 분석해 장기적 캠페인 성과를 예측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앱스플라이어에 따르면 프리딕트SK는 72시간까지의 사용자 참여 초기 신호 파악, 장기적인 캠페인 성과를 예측해 적절한 시점에 최적화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시간과 측정 방식에 구애받지 않고 모바일 어트리뷰션의 ‘자동 조종’이 가능해 기업들이 새로운 환경에서도 캠페인 경쟁력을 강화해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문유철 지사장은 애플의 보안 정책 강화를 카드키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에는 건물에 잡상인 금지라는 표시만 했다면, ATT는 동의창이라는 카드키가 없으면 건물에 들어올 수 없게끔 한 것이다"며 "SK360은 이런 상황에서 사람이 들어가는 방식이 아닌 드론을 출입시키는 등의 아예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