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서비스 전문기업 아이티센의 성장세가 매섭다. 인수합병(M&A)로 빠르게 몸집을 키운 아이티센의 매출은 2020년 2조원을 넘어섰다. 웬만한 대기업 SI 계열사의 매출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보니 경쟁사들도 긴장하는 모양새다.

아이티센 그룹 본사/ 아이티센 홈페이지 갈무리
아이티센 그룹 본사/ 아이티센 홈페이지 갈무리
1일 아이티센 등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사업목적에 공공재난안전통신망 사업을 위한 통신 및 전기공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공공재난안전통신망은 계열사 쌍용정보통신에서 진행하는 사업이다. 쌍용정보통신은 2016년 정부의 통합재난안전정보체계 확대 고도화 사업을 수주한 경험이 있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티센이 쌍용정보통신을 인수한 것도 공공SW 시장을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며 "공공SW 대기업 참여제한 이후 아이티센이 빠르게 성장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4대 그룹인 삼성, 현대차, SK, LG의 SI 계열사 매출(2020년 연결기준)은 각각 ▲삼성SDS 11조174억원 ▲현대오토에버 1조5626억원 ▲SK㈜ C&C 1조8000억원(사업부문 별도기준)▲LG CNS 3조3605억원 등이다.

이 밖에 대기업 SI 계열사인 신세계아이앤씨 매출은 4803억원, 롯데정보통신 매출은 8495억원으로 1조원을 넘지 못한다.

공공사업으로 빠르게 성장

아이티센은 공공SW사업 대기업 참여제한이 시작되기 이전보다 10배이상 성장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이티센 연결 매출은 ▲2013년 1376억원 ▲2014년 2393억원 ▲2015년 1618억원 ▲2016년 2737억원 ▲2017년 1690억원 ▲2018년 5492억원 ▲2019년 1조5343억원 등이다.

M&A도 아이티센의 매출 견인에 한몫했다. 아이티센은 2015년 굿센테크날러지(현 굿센), 시큐센 인수, 2018년 한국금거래소와 콤텍시스템 인수, 2020년 쌍용정보통신, 콤텍정보통신 등 국내 IT기업의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 결과 아이티센의 2020년 연결기준 매출은 2조2751억원에 달한다. 전년대비 48.3% 증가한 수치다. 대기업 계열사 매출과 비교하면 삼성SDS와 LG CNS의 뒤를 이어 3위다.

클라우드 시장 저격

아이티센은 2020년 2월 쌍용정보통신의 경영권을 인수했고, 같은 해 12월 쌍용정보통신은 콤텍정보통신을 인수했다. 공공클라우드 사업 부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쌍용정보통신은 공공클라우드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 중이다. 2020년 디지털뉴딜 정책의 일환인 디지털서비스 전문계약제도 도입으로 수혜를 입기도 했다. 쌍용정보통신은 공공기관 클라우드 지원서비스 부문뿐만 아니라 네이버클라우드와 KT의 인프라형소프트웨어(laaS) 서비스 상품에 대한 등록도 진행 중이다.

콤텍정보통신도 시스템통합, IT인프라 구축, 가상화 구축, 데이터센터 구축, 클라우드 시스템 이전 구축 등의 통합솔루션을 공공기관인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한국정보화진흥원 등에 제공한 경험이 있다.

아이티센은 클라우드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1년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하기도 했다. 각 계열사의 클라우드 유관 조직과 전문 인력을 모아 클라우드 사업을 전담할 사업부문을 신설하고, 공공시장 변화와 고객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컴피턴시센터를 재편했다. 핵심 솔루션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선도기술 클라우드 디벨롭 플랫폼(CDP) 본부도 새롭게 만들었다.

클라우드 사업 선봉장에 선 쌍용정보통신은 최근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재무 리스크 해소에 나섰다. 자본잠식 상태였던 쌍용정보통신은 이번 무상감자로 자본금이 자본잉여금으로 전환돼 잠식을 해소했다. 쌍용정보통신은 1대2 액면분할과 2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진행했다. 재무구조 개선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신사업 투자에 사용할 자금 마련을 위한 결정이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