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은 4일 자회사 SK종합화학과 중국 석유기업인 시노펙(Sinopec)이 합작해 설립한 중한석화가 올 하반기까지 신규 증설하고 있는 석유화학 설비를 완공하고 전면 가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중한석화는 2017년 10월 ▲에틸렌 30만톤 ▲폴리에틸렌 30만톤 ▲폴리프로필렌 30만톤 ▲부타디엔 6만톤 등 석유화학 설비 확대를 위해 총 7400억원 규모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투자금은 중한석화가 자체적으로 벌어들인 수익에서 마련됐다.

중한석화 증설 완료한 에틸렌설비. / SK이노베이션
중한석화 증설 완료한 에틸렌설비. / SK이노베이션
중한석화는 2020년 12월 에틸렌 설비 증설을 완료해 첫 가동에 성공했다. 이 설비는 현재 90%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폴리프로필렌 설비와 부타디엔 설비는 올해 3월 완공해 차질없이 가동 중이다.

중한석화는 신규 증설된 폴리프로필렌 설비에서 기존 제품과 비교해 강도를 크게 높인 고품질, 고부가 화학제품 ‘고결정성 폴리프로필렌(HCPP)’을 생산할 계획이다. 폴리에틸렌 설비는 올해 6월까지 증설을 마무리 짓고 하반기부터는 100% 가동할 계획이다.

중한석화는 현재 증설하고 있는 석유화학 생산 설비가 전면 가동되는 올 하반기, 연산 에틸렌 110만톤, 폴리에틸렌 90만톤, 폴리프로필렌 70만톤, 부타디엔 19만톤 등 총 300만톤 규모의 석유화학 제품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기존 중한석화의 석유화학 제품 생산량인 220만톤 보다 40% 늘어난 것이다.

에틸렌·프로필렌은 가전제품·의류·자동차 내장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인다. 글로벌 에틸렌 시장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4%이상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중한석화가 이번 석유화학 설비 증설로 인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 화학제품 시장에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에틸렌 시장은 글로벌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 2월 미국 텍사스 주 한파에 따른 대규모 석유화학 설비 중단 등 영향으로 공급 부족을 겪으며 가격이 높아지는 추세다. 에틸렌 가격은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최저점인 지난해 4월 기준 톤당 399달러를 기록한 이래 3월 기준 톤당 1133달러(127만원)까지 치솟았다. 에틸렌 제품 실적 가늠자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가격-납사가격)도 지난해 4월 평균 톤당 205달러에서 올해 3월 평균 538달러(60만7000원)로 2.6배 이상 높아졌다.

중한석화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의 핵심 사업이다. 2006년 설립 논의가 시작된 이래 7년만인 2013년 10월 설립됐다. SK종합화학과 시노펙이 35대 65비율로 총 3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중한석화는 상업 가동 첫해부터 영업이익 1477억원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공장 운영 7년만에 영업이익 약 2조3300억원을 벌어들였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SK종합화학은 이번 설비 증설을 완벽히 마무리하는데 이어, 앞으로도 한-중 산업 협력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확대해 양사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중한석화는 2019년 중국 시노펙 산하 우한분공사(우한 Refinery)를 인수하면서 중국 정부가 신성장 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유와 화학을 결합하는 연화일체(煉化一體)를 구축했다.

우한시 칭샨구에 위치한 우한분공사는 하루 17만 배럴의 정제능력을 갖추고 있다. SK종합화학은 합작사인 중한석화를 통해 중국 내 정유 설비를 간접 보유하면서, 중국 정유·석유화학공장에 대한 실질적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