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人] 천영록 두물머리 CEO "아시아의 골드만삭스가 목표"

박소영 기자
입력 2021.04.06 06:00
"우리는 일종의 사회적 기업입니다. 기존 금융 서비스는 다소 공급자 중심으로 굴러갔죠. 고객 입장에서는 불편하고 모호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고객은 자기주도적으로 변했습니다. 더 많은 정보에 노출되고, 투자의 중요성을 깨달았죠. 시대적 흐름은 자기주도적으로 투자를 실행한 도구가 중요한 사회로 점점 변모합니다. 이와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증명하는게 우리 기업의 정체성입니다."

천영록 두물머리 CEO / IT조선
천영록 두물머리 대표의 말이다. 그는 2015년 두물머리를 설립했다. 두물머리는 디지털 자산관리회사로 2018년에는 두물머리투자자문을 자회사로 설립해 핀테크 자산관리서비스 불릴레오와 연금저축펀드 서비스 불리오를 운영하고 있다. 누적 고객은 1만4000명, 운용자산 규모 1500억원 정도다. 고객 상당수가 MZ세대 그리고 3040세대로 젊은층에 속한다.

두물머리가 수많은 핀테크 기업 중 관심을 받는 이유는 2019년 진행된 크라우드 펀딩에서 오픈 50분 만에 7억원의 펀딩을 돌파한 후 1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기준으로 공모형 크라우드 펀딩 사상 최대 금액 모집 경신 기록이었다. 투자자들이 가려워하던 곳을 제대로 긁어줄 수 있는 서비스라는 방증이다.

두물머리는 자산관리 서비스에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을 접목했다. 컴퓨터 알고리즘을 이용해 온라인으로 고객 맞춤형 자동 포트폴리오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식이다. 쉽게 말하면 두물머리가 개발한 AI 프로그램이 데이터에 기반해 PB 역할을 직접 수행한다. 지향점은 최대 다수의 고객에 IT기술을 활용해 우수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직접적인 투자처 제공 방식을 사용했지만, 한계를 느꼈다. 다양한 채널 확보를 위해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어 간접적으로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0.5%의 수수료를 받아 직접 고객에게 투자처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B2B식으로 기업과 협업해 컨설팅을 제공한다. 기업에 API나 데이터를 제공하는 형태의 비즈니스도 구축했다.

천영록 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하면 개인 맞춤형 투자 방향을 조언할 수 있다"며 "투자 기간, 시장의 종류, 시작 지점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모두에게 같은 펀드 투자를 추천하는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개인맞춤형 투자 추천 방식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천영록 대표는 "보통 시장은 예측 불가능하고, 고객의 요구 역시 멋대로이기 때문에 추천이 어렵다고 생각해 이쪽 사업 개발을 포기한다"며 "하지만 고객의 요구는 분명하다. 물론 시장을 분명히 예측할순 없지만 특정 시간대가 있으면 이 안에서 최적의 행동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종 변수 속에서 교집합을 찾아내 투자처를 찾아내는게 로보어드바이저의 역할이다.

우후죽순 생겨나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로 인해 경쟁도 치열하다. 이에 천영록 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 자체가 완전히 다른 두 가지 기능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는 껍데기에 해당하는 대형 플랫폼이나 앱으로 대다수 회사가 이런 기능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천영록 대표는 차별점을 두기 위해 기능을 작동하게 도와주는 엔진으로서의 로보어드바이저 형식을 추구했다. 그는 "우리의 핵심은 고객의 데이터를 모아 사정에 맞는 투자 기회를 주는데 있다. 차별점이 여기서 생긴다"고 말했다. 두물머리 직원들은 우스갯 소리로 "미국 자산운용사 밴가드 보다 두물머리 데이터가 더 많다"고 이야기할 정도다.

두물머리는 금융권과의 제휴를 넓히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재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KB증권, 포스증권사와 협력했다. 향후 더 많은 증권사, 자산운용사, 은행권까지 제휴를 한다는 계획이다. 이때 예전 방식의 B2B 모델 보다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나 API를 제공하는 형식으로 제휴가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천영록 대표는 "SaaS나 API는 해외 진출이 쉽게 때문에 우리로서는 더 좋다"고 말했다.

천영록 대표는 창업 초기 로보어드바이저 산업의 가능성을 증명하는데 집중했다면, 이후에는 해외 시장을 노리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20~30년 뒤 아시아에서 골드만삭스가 나온다면 그게 우리 회사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들은 항상 많은 불편을 겪고 있고, 그 불편을 해소해줄 신규 서비스를 원한다"며 "가장 큰 폭으로 고객의 불만을 해결하는 회사가 아시아의 최대 금융회사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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