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웹툰·웹소설 등 유료 콘텐츠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투트랙(Two-Track)’ 전략이다. 내수용 서비스 한계를 넘어 구체적인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페이지컴퍼니는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인수 금액은 4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래디쉬 인수 추진은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사항은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래디쉬는 모바일 웹소설 콘텐츠에 특화된 플랫폼이다. 이승윤 대표가 2016년 미국에서 창업했다. 앞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당시 카카오페이지)는 지난해 7월 래디쉬에 투자하며 연을 맺었다. 래디쉬는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래디쉬 인수에 나선 이유는 IP 경쟁력 강화로 풀이된다. 웹소설 IP는 웹툰, 영상 콘텐츠 등으로 재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장 가능성이 크다. 래디쉬가 보유한 웹소설 IP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카카오페이지는 네오바자르, 삼양씨앤씨, 다온크리에이티브, 알에스미디어 등 콘텐츠 기업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몸집을 키워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출범을 계기로 IP 사업을 더욱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측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강력한 슈퍼 IP의 기획·제작에 역량을 집중하는 동시에, 차별화된 콘텐츠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시너지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네이버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이란 해석도 나온다. 네이버는 앞서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지분을 인수하며 웹소설 시장 선점에 나섰다. 왓패드는 북미, 유럽 지역에서 90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시 래디쉬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영미권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지난해 웹툰 플랫폼 타파스미디어 지분을 확보하며 북미 진출 기반을 다졌다.

카카오 숏폼 콘텐츠 ‘피치파이브’ / 카카오
카카오 숏폼 콘텐츠 ‘피치파이브’ / 카카오
업계는 카카오가 올해 글로벌 시장 진출 본격화에 나섰다고 본다. 자회사 라인 등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비롯한 대부분 서비스가 내수용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금융, 쇼핑 등 신사업도 국내 시장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유료 콘텐츠와 캐릭터 IP 사업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웹툰 사업이 일본과 아시아 시장에서 성과를 내면서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웹툰·웹소설 등 유료 콘텐츠와 더불어 캐릭터 사업을 강화한다. 카카오프렌즈의 캐릭터 IP 사업을 다각화한다는 방침이다. 온·오프라인 스토어 상품 판매 외에도 다양한 파트너사와의 제휴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카카오는 일본과 미국 등지에서 카카오프렌즈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캐릭터 ‘어피치’를 활용한 숏폼 콘텐츠를 선보였다. 이는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유통된다. 캐릭터 IP 사업의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MZ세대와의 접점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앞서 카카오는 IP 사업 확대를 위해 캐릭터 전문 자회사 카카오IX의 IP라이선스 부문을 카카오로 합병시켰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향 사업을 적극 펼치고 있고 카카오 본사에서도 캐릭터를 활용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캐릭터 인지도를 제고함과 동시에 온라인 스토어와 라이선스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고 했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