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집단면역 모범국과 한국 비교해보니

김연지 기자
입력 2021.04.07 06:00
모범국 ‘이스라엘’ vs 한국 코로나19 대처 비교
백신 남아도는 이스라엘, 외교활동에 활용
뒤처진 한국, 거리두기 격상 카드만 만지작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이스라엘이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는 ‘집단면역’ 실험에 착수하면서 일상으로의 복귀를 선언했다. 반면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우리나라는 사회적 거리두기 카드를 만지작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우리나라도 이스라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짙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정부의 집단면역 형성 계획은 ‘장밋빛 청사진’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픽사베이
백신 확보 격차에서 차이나는 접종

6일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 집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백신을 접종한 국민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다. 현재까지 전 국민의 60.87%가 백신을 한 차례 이상 접종받았다. 이스라엘 정부가 화이자, 모더나 백신을 신속히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스라엘은 선진국과 발맞춰 코로나19 백신 확보전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1월부터 화이자와 400만명분의 백신을 계약한데 이어 모더나와도 300만명분을 계약했다. 지난해에만 이미 이스라엘 인구의 절반이 훨씬 넘는 양을 확보한 셈이다.

접종 속도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화이자 백신을 들여와 대국민 접종에 돌입했다. 접종 시작 9일 만에 50만명, 14일 만에 100만명에 백신을 접종했다. 현재는 전체 인구(930만명) 가운데 60% 이상에 1차 접종을 마쳤다. 약 52%에 해당하는 483만9000명은 2회 접종을 마쳤다.

오히려 코로나19 백신이 남아돌아 이를 외교수단으로 활용하는 영민함도 내비친다. 이스라엘은 현재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주도로 10만회분의 모더나 백신을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맺은 15개국에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백신외교전은 우리나라에는 그림의 떡이다. 우리나라는 백신 확보전에서 뒤처져 당장 국민이 맞을 백신을 구하는데도 허덕인다. 우리 보건당국은 지난해 12월 신속한 백신 확보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백신을 세계 최초로 맞는 상황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며 "백신 투여를 결정한 국가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1~2달 가량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는 점에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늑장 대응은 백신 확보·접종에서 뒤처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실제 올해 2분기 도입 예정이었던 모더나와 얀센, 노바백스 백신은 아직 구체적인 공급 일정과 물량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도입 일정은 제약사 측과 협의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대답만 내놓고 있다.

체계적인 방역 조치 vs 형평성 논란만 가득

체계적인 방역 조치도 이스라엘이 집단면역 모범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거들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3월부터 전국 봉쇄 조치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학교와 유치원, 식당, 호텔, 문화시설, 유흥가, 상점 등은 모두 문을 닫았고, 슈퍼마켓과 약국만이 제한적으로 영업했다.

이스라엘 내부에선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지만, 이도 한 순간에 그쳤다. 이스라엘 정부가 올해 2월부터 백신 접종 성과를 토대로 봉쇄 조치를 단계적으로 해제하면서다. 이로 인해 식당 영업은 일부 재개됐고, 학교 수업도 대면으로 대체됐다.

방역 조치로 고삐를 바짝 조였다가 풀어놓은 이스라엘과 달리 우리나라에선 모호한 방역 기준을 1년 이상 유지하고 있다. 지속되는 형평성 논란으로 시민 불만만 점차 쌓여가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최근 서울시장 보궐선거 유세 현장에 수백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보건당국은 "선거 유세 중 5인 이상 모임은 방역 수칙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며 "가급적 밀접 접촉을 자제하는 방향으로 권고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편의에 따라 거리두기 활용이 달라지고 있다"며 "모호한 기준이 지속된다면 상황 개선 없이 사회적 피로감과 불만만 쌓이게 될 것이다"라고 지적한다.

접종 증명 시스템으로 경기 활성화 vs 세계 표준 없어 아직

이스라엘이 올해 초 도입한 백신 접종 증명서 ‘그린패스’는 일상 복귀에 기대감을 심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스라엘 정부는 백신 접종자에게 혜택을 제공함으로서 접종 거부감을 누그러뜨리고, 코로나19로 망가진 경제를 부양했다.

이스라엘 국민은 그린패스를 통해 미접종자가 이용할 수 없는 체육관과 호텔, 극장, 콘서트장, 레스토랑 등 공공장소에 출입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스라엘 경제는 아직 완벽하게 정상화되지는 않았지만, 그 길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문을 닫았던 상점을 다시 열고, 호텔도 다시 예약을 받으면서 경제 부양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접종 증명서 발급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해당 앱의 활용 방안은 아직 공유되지 않은 상태다.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전문가 의견과 세계보건기구 입장, 해외 사례 등을 모두 따져봐야 한다는게 정부 입장이다.

국내서 백신 접종 증명 시스템을 개발하는 한 업계 관계자는 "세계보건기구는 백신 여권이 불평등을 심화하는 매개가 될 수 있다며 이를 반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정부도 같은 입장을 내비치고 있어 이스라엘처럼 혜택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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