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경의 커피톡] ⑳아메리카노, 드립커피, 콜드브루 커피와의 차이는 무얼까?

신혜경 칼럼리스트
입력 2021.04.09 06:00
‘월간커피’ 4월호에 2019년과 2020년 국내 생두 수입 현황 관련 기사가 게재되어 있다. 기사는 2019년∼2020년 국내 생두 총수입금액을 월별 그래프로 비교 표시하여 보여 주고 있다.

이에 의하면 2020년에는 코로나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1월, 4월, 12월을 제외하고는 한 해 내내 2019년 대비 생두 수입 금액이 모두 크게 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두 수입량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커피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내심 반가웠다.


2019년과 2020년의 국내 생두 수입현황(월간커피 2021년 4월호)
현재 우리나라에는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종류의 생두가 수입되고 있어 국내 소비자들도 다양한 원두의 커피를 즐기고 있다. 필자는 주로 콜롬비아,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파나마 등 중남미 산 생두와 에티오피아, 케냐,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산 생두를 선호하고 있다. 최근에는 무산소 발효 등 가공법이 특별하여 더욱 과일향과 부드러운 맛을 내는 생두들을 살펴보고 있다. 이런 고품질의 스페셜티 커피와 단종(single origin) 커피는 커피머신으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기보다는 주로 드립커피로 내려 판매하거나 로스팅 한 후 원두 상태로 판매하고 있다.

커피를 좋아하고 즐기는 분들이 굉장히 많지만, 여전히 아메리카노와 드립커피가 어떻게 다른지, 맛 차이는 어떤지 물어보는 사람이 많다.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카페에서 음료 매출 중에 아메리카노만이 다른 에스프레소 베이스보다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은 편이다. 하지만 드립커피와 더치커피라고 불리는 콜드브루 커피의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드립커피와 콜드브루 커피를 찾는 분들은 대부분 아메리카노나 에스프레소 베이스의 음료보다 해당 커피들만 고집한다. 반면 곧 죽어도 얼죽아를 고집하는 아메리카노 마니아들도 커피머신으로 추출한 에스프레소 베이스 음료는 찾으나 드립커피나 콜드브루 커피는 거의 찾지 않는다. 왜 그럴까? 커피는 추출방법에 따라 최종 음료의 맛과 향이 많이 다르므로, 드립커피, 콜드브루커피, 아메리카노와 향미 차이에 따른 각자 취향과 선호도의 차이에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커피머신으로 추출한 에스프레소는 뜨거운 물을 8~10bar의 압력으로 커피층을 통과시켜 만든 것이다. 높은 압력의 물을 커피 조직에 통과시켜 빠른 시간 내에 커피 성분을 뽑아내야 하므로 아주 곱게 분쇄한 커피 가루를 사용한다.

커피머신으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면 농축된 진한 커피액과 함께 크레마가 생성된다. 이 크레마의 영향으로 풍성한 커피 맛을 느끼게 된다. 크레마 속에는 여러 가지 커피 성분뿐 아니라 커피오일이 포함되어 있어서, 적절히 추출되면 커피의 향미가 배가된다. 그래서 에스프레소에는 크레마를 얼마나 잘 생성시키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커피머신을 잘 다루지 못하면 과다 추출되거나 과소 추출되어 커피 맛을 버릴 수 있다. 커피머신 내 보일러 압력 상태, 보일러의 물 온도, 물 유량 상태 등의 머신 상태를 살필 줄 알아야 하고 포타필터 바스켓에 담는 커피의 패킹(사용하는 커피의 상태, 분쇄 정도, 담는 커피 양, 수평 되게 커피 채우기와 탬핑 등)을 적절하게 하지 못하면 쉽게 과다 추출되거나 과소 추출될 수 있다.

과다 추출되는 경우 쓴맛이 강하거나 날카로운 신맛이 도드라지고 두텁고 진한 크레마에 의해 거칠고 기름진 여운을 남기게 되어 마시기 어렵다. 반면 과소 추출되는 경우 신맛만 강하고 밋밋하며 맹하게 물 같아 커피 맛이 거의 나지 않는다.

최근에는 추출 압력을 자유자재로 조절하여 이런 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 머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런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 가정용 머신도 나왔다.

가변압용 가정용 커피머신 CREM을 설명하는 중
한편, 드립커피는 종이나 융필터에 커피가루를 담은 후 뜨거운 물을 부어 커피용액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에스프레소 추출과는 달리 가압 추출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다.

흔히, 폴오버 브루잉(Pour over brewing) 방식이라고 말한다. 폴오버(Pour over)란 ‘분쇄된 커피 위에 직접 물을 부어서 추출하는 방식’을 말하고 브루잉(Brewing)이란 ‘커피를 끓이다. 우려내다’라는 의미로서 중력을 이용하여 커피 성분을 녹여내는 모든 추출법을 말한다.

드립에 사용하는 필터의 입자 크기에 따라 커피성분의 통과 여부가 다르다. 종이필터가 융필터에 비에 그 입자가 더 촘촘하고 작아 종이필터로 드립하는 경우 대부분 커피오일 성분이 종이필터에 걸러진다.

그리하여 종이필터를 이용하여 드립한 커피는 매우 깔끔한 맛을 낸다. 그러나 잘못 추출하면 커피맛이 충분히 발현되지 못하여 매우 연하면서 맛이 없는 커피가 될 수 있다.

융필터를 이용하여 만든 커피는 종이필터를 사용하여 만든 커피에 비해 중후하고 풍부한 바디를 느낄 수 있으나 추출을 잘못하면 거칠고 탁한 맛의 커피를 만들 수 있다. 또 융의 보관이 잘못되면 기름쩐내도 쉽게 유발될 수 있다.

드립 방식은 드리퍼와 필터의 종류에 따라 아주 다양하다. 어떤 드립법이 최고라는 것은 없다. 사용하는 원두의 맛을 최대로 발현시킬 수 있는 드립 방법이라면 모두 최상이라 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드립 포트(주전자)의 물줄기를 손으로 세심하게 조절하여 커피를 추출하는 핸드드립(Hand Drip) 방식이 있다. 이 방식이 전해져 일반적인 드립 방식이라고 말하곤 하지만 단순히 한 가지 방법일 뿐이다. 그 외, 커피메이커에 종이필터를 걸쳐 커피를 추출하는 것도 드립방식 커피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폴오버 드립커피는 커피머신의 압력을 이용하여 만들어지는 아메리카노보다는 훨씬 깔끔한 향미를 나타낸다. 또 머신에 사용되는 원두보다 로스팅 포인트가 약한 원두를 사용하기 때문에 단종 커피의 고유한 맛을 더 즐길 수 있다. 이런 커피맛에 빠진 분들은 대부분 머신으로 추출한 커피의 맛으로 되돌아가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한편, 콜드워터 브루어는 끓이지 않은 찬물이나 상온(25℃ 정도)의 물을 사용하여 커피성분을 끄집어 낸 커피를 말한다. 더치커피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더치커피라는 이름은 네덜란드 풍(Dutch)의 커피라 하여 붙여진 일본식 명칭이다. 영어로는 ‘차가운 물에 우려낸다’는 뜻으로 콜드브루(Cold brew)라고 한다.

콜드브루 커피의 추출방법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상온의 물을 3초마다 한 방울씩 커피 가루에 떨어뜨려 적어도 8~12시간 동안 우려내 커피원액을 내리는 방법이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커피가루를 많은 물속에 담가 인위적으로 휘젓거나 진동을 주면서 추출 시간을 3~4시간 정도로 짧게 우리는 방식이 있다. 콜드브루 커피는 뜨거운 물로 짧은 시간에 추출한 커피에 비해 쓴맛이 덜하고 순하며 부드러운 풍미가 있다. 하지만 장시간에 걸쳐 천천히 추출하게 된 결과 쿰쿰한 향과 특유의 후미가 있다. 이에 따라 취향에 따른 선호도가 확연히 갈리는 커피이다.

콜드브루 커피는 아메리카노에 비하면 커피 농도와 입속에 들어오는 풍성한 보디감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추출된 커피원액을 밀봉하여 냉장보관하면서 하루 이틀 정도 저온 숙성시키면 더욱 풍미가 살아난다.

콜드브루 커피는 사용한 커피 원두의 종류와 로스팅 상태, 원두의 분쇄 정도, 물의 비율, 추출 시간의 차이에 따라 맛이 확연히 달라지므로 더치커피 원액을 구매할 때에는 잘 살펴봐야 한다.

한민족과학기술자네트워크(http://www.kosen21.org) 게재 연구 자료에 따라 커피 성분들을 살펴보면, 카페인 성분은 커피 종류에 따라 다르기는 하나 보통 드립커피 한 잔(100ml)에는 72~130mg, 에스프레소 한 잔에는 58~76mg이 들어 있고, 커피오일 성분은 여과지를 이용해서 추출한 커피는 0.2~0.6mg/cup이 들어 있고, 에스프레소에는 4mg/cup이 들어 있다고 했다.

한국소비자원(2016년 4월)도 더치커피의 카페인 성분은 아메리카노에 비하여 4배 이상 많다고 밝힌 바 있다.

커피를 마실 때 아메리카노나 에스프레소 기반의 음료만 찾는 분도 있고 드립커피나 콜드브루 커피만 마시는 사람도 있다. 추출방식이 달라서 발현되는 향미가 달라져 취향에 따라 잘 선택하여 즐기면 된다. 그러나 각 음료별로 카페인 함량이나 성분의 차이가 있으므로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춰 적절히 선택하여 즐기면 더 좋을 것이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신혜경 칼럼리스트는 이화여대에서 교육공학을 전공하고,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커피산업전공으로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커피바리스타제과과와 전주기전대학교 호텔소믈리에바리스타과 조교수로 재직하였으며, 바리스타 1급 실기평가위원, 한국커피협회 학술위원회 편집위원장, 한국커피협회 이사를 맡고있다. 서초동 ‘젬인브라운’이라는 까페를 운영하며, 저서로 <그린커피>, <커피매니아 되기(1)>, <커피매니아 되기(2)>가 있다. cooykiwi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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