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북미 웹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콘텐츠 확보에 이어 대형 플랫폼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에 카카오와 해외 시장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콘텐츠 공급 기업(CP, Contents Provider)의 실적 상승 가능성도 점처진다.

디앤씨미디어 홈페이지 / 디앤씨미디어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디앤씨미디어 홈페이지 / 디앤씨미디어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1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북미 최초 웹툰 플랫폼 운영사 ‘타파스미디어' 경영권 인수를 추진한다. 앞서 카카오페이지는 타파스미디어의 주요 주주였는데, 경영권을 인수해 북미 웹툰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카카오가 북미 웹툰 시장을 공략하면, 카카오페이지에 웹툰을 공급하는 CP의 실적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는 앞서 디앤씨미디어, 대원미디어 등에 투자했다.

카카오는 디앤씨미디어의 2대 주주다. 카카오페이지의 인기 상위 10위권 작품 중 상당수가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2002년 설립돼 판타지, 무협 중심의 콘텐츠를 공급했다. 현재는 웹소설 및 웹툰 콘텐츠를 제작한다. 파피루스, 블랙라벨클럽, 시드노벨 등 다양한 브랜드도 가졌다.

디앤씨미디어는 앞서 카카오의 일본 웹툰 플랫폼 픽코마의 성장에 발맞춰 수출액을 늘렸다. 2019년 수출액은 47억원쯤이었으나, 2020년에는 164억원쯤으로 크게 늘었다. 카카오가 북미 웹툰 시장 공략 시, 일본에서의 사례처럼 디앤씨미디어의 콘텐츠 수출액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원미디어의 실적 상승 전망도 나온다. 지금까지 애니메이션 수입을 주로 했지만, 앞으로는 카카오와 함께 해외 시장에 콘텐츠를 공급할 계획이다. 2월 자회사 스토리작과 카카오재팬의 합작법인 셰르파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이곳에서 창작자를 발굴할 예정이라, 카카오의 해외 콘텐츠 플랫폼 인수가 호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 콘텐츠 시장 개척이 이어지자, CP사의 주가에 실적 향상 기대감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디앤씨미디어의 주가는 2020년 4월 2만3000원쯤이었지만, 12일 두배 오른 4만800원에 마감했다. 대원미디어의 주가도 2020년 4월 6000원대였으나 12일 종가는 4만5350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K웹툰 콘텐츠의 위력은 이미 시장에서 증명됐다. 플랫폼은 이에 세계 지배력 확장에 나섰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다. 플랫폼에 인기 콘텐츠를 공급할 기업의 실적 향상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콘텐츠를 오래 다뤄 제작 역량이 있거나, 인기 있는 콘텐츠를 고르는 안목이 있는 기업에 시장이 주목하는 이유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