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 카카오가 조용히 클라우드 사업을 확장 중이다. 확보한 고객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으며, IDC 기반이 아닌 서비스형플랫폼(PaaS)과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기반으로 고객을 늘린다.

13일 카카오 등에 따르면 정식 출시 전이지만 ‘카카오i 클라우드’를 도입한 기업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i 클라우드 소개 이미지 /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 i 클라우드 소개 이미지 /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의 클라우드 B2B 사업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맡고 있다. 2019년 12월 공식 출범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사내 독립 기업(CIC)으로 조직 개편됐던 AI Lab이 분사한 회사다.

2020년 말 산업은행으로부터 1000억원 투자를 유치하고 출범한 지 1년만에 1조원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테크, 비즈니스, 데이터, 클라우드 등 다양한 B2B 영역 아우르는 AI 기술 기업을 목표로 하는데 이 중에서 클라우드 솔루션 플랫폼 ‘카카오i 클라우드’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카카오 i클라우드는 개발자들을 위해 자동화·최적화된 개발 환경을 제공하는 ‘컨테이너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앱 엔진을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 메이커’,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스토리지’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2021년 상반기 정식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2020년 7월부터 홈페이지를 개설해 운영 중이다. 본사와 일부 자회사에서는 i클라우드를 사용 중이다.

카카오 클라우드를 사용 중인 외부 고객들도 이미 있다. 클라우드 업계 등에 따르면 카카오는 의료(대형병원)와 금융 분야에서 레퍼런스를 확보 중이다.

카카오는 고객사를 아직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B2B다보니 출시하고나서 영업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공식 출시 전부터 영업을 뛰어야 해 일찍 시작했다"며 "아직은 본사와 일부 자회사에서 사용하는 정도며, 향후 전체 계열사로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기업들도 (i클라우드를)도입한 사례들이 있는 것은 맞다"며 "다만 영업적으로 예민한 부분이라 외부 사례는 추후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후발주자의 전략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인재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기업 채용공고 웹사이트와 자사 사이트를 통해 클라우드 분야 엔지니어와 개발자들을 채용 중이다. 공고 마감일은 6월 말까지다.

카카오는 클라우드 사업 확대에 발맞춰 경기도 안산에 첫번째 데이터센터도 짓는다. 한양대 안산캠퍼스 산학협력 부지에 12만대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규모로 지을 예정이며, 저장 가능한 데이터량은 6EB(엑사바이트)다.

하지만 카카오가 네이버, KT, NHN 등 처럼 자체 데이터센터(IDC)를 공격적으로 확보하기 보다는 서비스형플랫폼(PaaS),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카카오가 B2B 클라우드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만큼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서비스형인프라(IaaS)사업을 확장하기보다는 초반에는 선택과 집중을 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사인 네이버와 다른 길을 갈 것으로 보인다"며 "IaaS보다는 PaaS에 주력하고 있으며, 연세세브란스병원과 현대아산병원 등에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등 공공이나 금융 분야에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