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무선통신 상용화가 속도를 내면서 5G을 지원하는 통합칩셋(시스템온칩·SoC) 개발 경쟁에 불이 붙었다. 5G 통합칩셋은 모바일용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5G 모뎀을 하나의 칩으로 통합한 형태다.

5G SoC 분야는 퀄컴이 앞서 달리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애플, 미디어텍, 하이실리콘, 유니SoC 등이 후발 주자로 거론된다. 오포와 구글도 자체적으로 5G 통합칩셋 개발에 나선다는 외신 발 소식도 있지만, 아직 실체는 없다. 새로운 통신방식이 상용화에 들어간 만큼, 기업간 신제품 기술 경쟁에 속도가 붙는다.

퀄컴 ‘스냅드래곤 888’ 안내 이미지 / 퀄컴
퀄컴 ‘스냅드래곤 888’ 안내 이미지 / 퀄컴
퀄컴이 2020년 선보인 ‘스냅드래곤 888’은 퀄컴의 5G 모뎀칩인 X60을 탑재한 SoC다. 제품 생산은 삼성전자가 맡았고, 제조 공정은 5나노 공정이다. 스냅드래곤 888은 삼성전자 ‘갤럭시 S21’ 시리즈와 LG ‘레인보우’ 외에 샤오미 스마트폰에 탑재됐다. 퀄컴은 후속 제품으로 1월 보급형 5G 통합칩셋 '스냅드래곤 480 5G'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1월 5G 통합칩셋 ‘엑시노스 2100’을 출시했다. 삼성전자 프리미엄 모바일AP 최초 5G 모뎀 통합칩이며 5나노 EUV 공정으로 생산된다. 삼성 ‘갤럭시 S21’ 시리즈에는 ‘엑시노스 2100’과 퀄컴의 ‘스냅드래곤 888’이 병행 탑재됐다. 삼성전자는 5G 통합칩셋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5G 통합칩셋의 성장 기반을 확고히 하고 5G 등 신성장 사업을 주도하기 위한 기술 개발 활동도 지속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2100’ 안내 이미지 / 삼성전자
삼성전자 ‘엑시노스 2100’ 안내 이미지 / 삼성전자
아이폰을 생산하는 애플은 2020년 12월부터 무선통신 모뎀 개발을 시작했다. 애플은 3월 독일 뮌헨에 유럽 반도체칩 디자인센터를 설립하고 향후 3년간 10억유로(1조3341억원) 이상을 투자해 5G 등을 지원하는 이동통신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만든다. 애플은 현재 자체 생산한 AP를 사용하지만 모뎀은 퀄컴 등 외부 업체에서 공급받고 있다.

미디어텍은 대만의 팹리스 반도체 기업이다. 1월 5G 통합칩셋인 ‘디멘시티(Dimensity) 1200’과 ‘디멘시티 1100’를 출시했다. 두 칩은 TSMC의 6나노 공정으로 제작됐다.

화웨이의 자회사인 하이실리콘도 5G 통합칩셋을 생산한다. 하이실리콘의 대표작은 ‘기린(Kirin)’ 시리즈다. 하이실리콘은 2020년 10월 ‘기린 9000’을 출시했다. 통합칩셋의 실적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미국발 제재 여파로 주춤하고 있다.

또다른 중국 업체인 유니SoC는 5개 업체 중 가장 후발주자라는 평가를 받지만, 6나노 공정으로 만든 5G 통합칩셋을 최초 개발한 회사이기도 하다. 유니SOC는 3월 5G 통합칩셋인 ‘타이거 T7520’을 개발한 후 연내 양산에 들어간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5G 시대가 개막한 만큼 어떤 디바이스건 관계없이 무선통신이 안되면 사용할 때 어려움이 클 수 있다"며 "제품 부피를 줄이고 성능을 높인 5G 통합칩셋 개발 경쟁에 속도를 내는 것은 해당 제품 자체가 필수 부품이 됐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조연주 인턴기자 yonj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