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집단면역 목표 물 건너가나
AZ 이어 얀센 백신도 혈전 논란…노바백스·모더나는 수급 불안
상반기 도입 백신 AZ, 화이자 뿐

국내 도입이 예정됐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포트폴리오에 연이은 악재가 터지면서 정부가 골머리를 앓는 모습이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에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 600만명분 도입이 예정됐던 얀센 백신마저 혈전 논란에 휘청인다. 여기에 노바백스는 원·부자재 수급 불안을 겪고 있고, 모더나는 7월까지 미국에 백신을 우선 공급하겠다고 선언했다. 정부의 ‘11월 집단면역 달성’ 목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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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목표치(7900만명분)의 11% 수준인 904만4000명분의 백신 공급을 확정했다. 여기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물량의 60%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화이자 백신이다. 정부는 얀센과 모더나, 노바백스 등과는 아직 협상 중이다.

정부는 당초 상반기 내 국민 1200만명에게 1차 접종을 시행해 오는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쳐왔다. 하지만 우리나라 백신 포트폴리오의 주를 이루는 AZ 백신이 안전성 데이터 및 혈전 논란으로 접종 대상 조정을 거친데 이어 얀센 백신마저 같은 논란이 일면서 정부 목표에 물음표가 생기는 상황이다.

아스트라 이어 얀센도 혈전 논란

얀센 백신과 관련한 혈전 논란은 비교적 최근 제기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3일(현지시각) "얀센 백신 접종자에게서 드물지만 심각한 형태의 혈전증이 나타나 검토하고 있다"며 접종 중단을 권고했다. 현재 미국 보건당국은 백신 접종 후 혈전이 나타난 사례에 대해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아직 도입 계획에 변경은 없다"고 선언한 상태다. 백영하 중앙사고수습본부 백신도입총괄팀장은 "얀센 백신의 미국 내 접종 중단과 관련해 국내 도입 계획에 변동이 생긴 것은 없다"며 "질병관리청과 이 부분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했다.

‘원·부자재 수급 차질’ 노바백스도 불안불안
모더나 "미국 먼저"…집단면역 물 건너가나

문제는 이 외의 백신 포트폴리오 수급 상황도 불안하다는 점이다. 정부가 5월부터 공급한다던 노바백스 백신은 원·부자재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안전성과 효과 데이터가 미진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중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하는 1000만명분(2000만회분)이 국내에 바로 도입될 예정이지만, 아직 세계적으로 해당 백신이 활용된 사례가 전무하다는 점이 위험요소로 꼽힌다.

여기에 모더나는 자사 백신을 오는 7월까지 미국에 먼저 공급하겠다고 밝히면서 방점을 찍었다. 모더나는 13일(현지시각)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오는 7월까지 미국에 2억회분 공급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미국 외 지역 공급에 대해선 "해외 공급망은 미국 공급망보다 구축이 1분기 정도 늦었다"며 "현재 이를 확장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이에 따라 모더나 백신 공급도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연말 모더나와 계약을 체결한 한편 유럽연합(EU)과 영국, 일본, 캐나다, 스위스, 카타르 등은 이보다 훨씬 앞서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는 2분기 중 제약사별 백신 도입 물량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백영하 중앙사고수습본부 백신도입총괄팀장은 "상반기 내 백신 공급사별 구체적 물량과 3분기 도입 계획에 대해서는 현재 각 백신공급사와 협의 중이다"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