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통신은 14일(현지시각)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의 말을 인용해 미국발 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의 효과가 없다고 보도했다. ASML은 극자외선(EUV) 장비제조사로, 글로벌 시장을 거의 독점 중이다.

베닝크 CEO는 14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업계 행사에서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는 중국의 기술 발전을 중단시키지 못할 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ASML의 직원들이 자사 극자외선(EUV)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 ASML
ASML의 직원들이 자사 극자외선(EUV)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 ASML
그는 "경제적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면 수출 통제는 올바른 경제 위기 관리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중국의 기술 진입이 완전히 차단되면 중국 이외 나라에서도 일자리와 수입에서 상당한 타격이 올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이 자체 반도체 장비와 기술을 구축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중국 기업이 아닌 기업은 최대 반도체 시장에서 제외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중국과의 반도체 사업을 완전히 중단할 경우 미국은 800억~1000억달러(89조 2720억~111조5900억원)의 매출 손실과 12만5천개의 일자리 손실을 입을 것으로 미국 상무부는 추정하고 있다.

ASML은 최첨단 극자외선(EUV) 장비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TSMC의 주요 공급처지만 중국에 더 깊숙이 진출할 계획이다. 중국은 해외 수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국 반도체 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구축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선 ASML의 EUV 장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ASML은 지속적인 무역 긴장 속에서 네덜란드 정부가 EUV 장비를 중국으로 수출하기 위한 허가를 갱신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베닝크 CEO는 지난 1월 "중국으로의 EUV 수출 허가 신청이 여전히 네덜란드 정부에서 머물고 있기 때문에 최신 EUV 장비를 중국으로 보내지 않았다"며 "네덜란드와 유럽, 미국 정부 사이에 지속적인 대화가 오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조연주 인턴기자 yonj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