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CPU용 CPU를 만드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하지만 인텔이 CPU는 물론, PC까지 직접 만드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그중 하나가 베어본(PC의 기본 구성 요소가 대부분 갖춰진 PC에 메모리, 저장장치 등을 사용자가 추가해 완성하는 PC) 형태의 미니PC인 ‘NUC’시리즈다. 매번 새로운 세대의 CPU가 나올 때마다 NUC 시리즈 역시 꾸준히 신제품을 선보여왔다.
이번에는 11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한 신제품 중에서 업무 환경에 특화된 ‘NUC 11 PRO’(코드명 타이거 캐년)와 ‘NUC PRO 섀시 엘리먼트(Chassis Element, 코드명 포트 비치)’ 2종의 특징을 간단히 소개해 본다.
인텔 11세대 기반 업무용 미니PC ‘NUC 11 PRO’
먼저 업무 환경에 특화된 NUC 11 PRO 제품이다. 전체적인 외형은 일반 NUC 제품과 비슷하다. 다만, 검은색과 은색 또는 진한 회색의 투톤 컬러를 사용하는 일반 NUC 제품과 달리, 이 제품은 건 메탈 색상 한 가지로 전체가 통일된 것이 다르다. 전면에는 전원 버튼과 2개의 타입A USB 3.2 포트만 달려있고 일반 NUC 제품에서 제공하던 3.5㎜ 오디오 단자가 빠졌다.
일반 NUC와 가장 다른 것은 뒤쪽 입출력포트다. 일반 NUC의 영상 출력이 1개의 HDMI와 1개의 디스플레이포트(타입C)만 지원하던 것이, 이 제품은 HDMI(2.0b) 및 타입C(DP 1.4a) 포트가 각각 2개씩 달려있다. 즉 최대 4K 해상도의 모니터를 4대까지 동시에 연결할 수 있다. 모니터가 많을수록 더 많은 창을 동시에 열 수 있고, 작업 영역도 늘어난다. 그만큼 업무 환경에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셈이다.
고무 받침 나사를 풀면 바닥 쪽 커버를 열고 내부 저장장치와 메모리를 추가할 수 있다. 2개의 DDR4 SODIMM 메모리 슬롯은 각각 32GB씩 최대 64GB의 메모리 구성이 가능하다. 저장장치는 2개의 M.2 방식 SSD를 동시에 장착할 수 있다. 이 역시 1개의 M.2 슬롯만 제공하던 일반 NUC 제품과 차이점이다. 최대 80㎜ 규격(2280)을 지원하는 M.2 SSD 슬롯은 가장 최신 규격인 PCI 익스프레스 4.0을 지원, 차세대 고성능 SSD의 성능을 100% 발휘할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이전 세대와 비교해 그래픽 성능이 대폭 향상된 ‘아이리스 Xe’ 기반 내장 그래픽이다. 3D 그래픽 성능은 물론, GPU 기반 연산 가속, 인공지능(AI) 추론 가속 등에서도 이전 세대보다 한 수 위의 성능을 제공한다.
용도에 따라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미니PC ‘NUC PRO 섀시 엘리먼트’
후면은 일반 NUC보다 큰 폼팩터를 살려 더욱 다양한 입출력 포트를 제공한다. 2개의 HDMI 영상 출력과 2개의 USB 3.1 및 2개의 USB 2.0 포트, 2개의 기가비트 이더넷(LAN) 포트 등이 가지런히 달려있다.
자세히 보면 영상 캡처 보드용 입출력 포트는 NUC PRO 섀시 엘리먼트 본체와 분리 및 교체가 가능한 형태다. 즉, PC의 사용 용도에 따라 원하는 기능의 모듈을 선택함으로써 일반 NUC 제품보다 전문적인 작업에 최적화된 형태의 제품인 셈이다. 샘플로 받은 이 제품은 영상 캡처와 편집 등의 작업에 최적화된 제품인 셈이다.
사양을 확인해 보니, 인텔의 11세대 코어 i7-1185G7 프로세서와 16GB의 DDR4 메모리가 달려있다. 이 모듈만 바꾸면 본체는 그대로 둔 채로 PC의 CPU와 메모리, 무선랜 등을 한꺼번에 바꿀 수 있다.
즉 최소한의 비용으로 PC 사양의 교체나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디자인이다. 공간 활용도가 높은 미니PC 폼팩터에, 데스크톱의 확장성을 일부 적용한 NUC 프로 섀시 엘리먼트는 다수의 업무용 PC를 운용하는 기업 입장에서 유지 비용을 절감하는데 유용한 디자인인 셈이다.
두 제품의 대략적인 성능은 같은 인텔 11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한 최신 울트라북 또는 투인원(2-in-1) 노트북과 비슷하다. 다만, ‘업무용 PC’라는 기준에서는 그렇게까지 ‘고성능’이 중요하지 않다. 성능보다 확장성, 유지관리 편의성, 공간 활용성이 더 중요하다.
이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재택근무, 원격업무가 확산한 요즘 상황에도 마찬가지다. 그 점을 고려하면 이번 NUC PRO 2종은 업무용 PC로서 적당한 성능과 구성을 제공하는 셈이다.
특히 모듈형 디자인으로 수요나 용도에 따라 사양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NUC PRO 섀시 엘리먼트 제품은 매우 흥미로운 제품이다. 오랜 세월 PC 업계를 주도해온 인텔답게, 실용성 여부를 떠나 업계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실험성이 가득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일반 미니PC에 비해 더욱 뛰어난 연결성과 확장성을 갖춘 제품(NUC 11 PRO), 용도에 따라 구성을 변경할 수 있는 제품(NUC PRO 섀시 엘리먼트) 둘 다 급증하는 업무용 PC 수요에 인텔이 제시하는 새로운 표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