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CPU용 CPU를 만드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하지만 인텔이 CPU는 물론, PC까지 직접 만드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그중 하나가 베어본(PC의 기본 구성 요소가 대부분 갖춰진 PC에 메모리, 저장장치 등을 사용자가 추가해 완성하는 PC) 형태의 미니PC인 ‘NUC’시리즈다. 매번 새로운 세대의 CPU가 나올 때마다 NUC 시리즈 역시 꾸준히 신제품을 선보여왔다.

인텔 11세대 기반 미니 PC ‘NUC PRO’시리즈 2종 / 최용석 기자
인텔 11세대 기반 미니 PC ‘NUC PRO’시리즈 2종 / 최용석 기자
인텔 NUC 시리즈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일반 소비자용 제품만 있었다. 하지만, 일반 사무 환경에서도 초소형 폼팩터의 PC 도입이 늘면서 NUC 시리즈 역시 업무용, 전문가용 특화 제품이 라인업에 추가됐다.

이번에는 11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한 신제품 중에서 업무 환경에 특화된 ‘NUC 11 PRO’(코드명 타이거 캐년)와 ‘NUC PRO 섀시 엘리먼트(Chassis Element, 코드명 포트 비치)’ 2종의 특징을 간단히 소개해 본다.

인텔 11세대 기반 업무용 미니PC ‘NUC 11 PRO’

인텔 NUC 11 PRO / 최용석 기자
인텔 NUC 11 PRO / 최용석 기자
사용자의 감성이나 시각을 자극하는 디자인을 우선하는 일반 제조사의 PC 제품과 달리, 인텔의 NUC 시리즈는 실용성과 기능적인 면을 우선한 형태의 디자인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신제품 2종도 기존 NUC 시리즈 특유의 단순하고 기능성을 우선한 디자인을 채택했다.

먼저 업무 환경에 특화된 NUC 11 PRO 제품이다. 전체적인 외형은 일반 NUC 제품과 비슷하다. 다만, 검은색과 은색 또는 진한 회색의 투톤 컬러를 사용하는 일반 NUC 제품과 달리, 이 제품은 건 메탈 색상 한 가지로 전체가 통일된 것이 다르다. 전면에는 전원 버튼과 2개의 타입A USB 3.2 포트만 달려있고 일반 NUC 제품에서 제공하던 3.5㎜ 오디오 단자가 빠졌다.

공간 활용도에 최적화된 콤팩트한 크기를 갖췄다. / 최용석 기자
공간 활용도에 최적화된 콤팩트한 크기를 갖췄다. / 최용석 기자
전체적인 크기는 가로 112㎜, 세로 117㎜다. 기존의 일반 NUC 제품과 비슷한 크기이며, 성인 남성의 손바닥 하나 보다 약간 더 크다. 높이도 37㎜로 매우 컴팩트하다. 일반 타워형 PC에 비해 적은 공간만 차지하는 만큼 공간 활용도 면에서 유리하다. 좌우 측면에는 냉각 및 공기 순환을 위한 넉넉한 통기구가 배치되어 있다.

일반 NUC와 가장 다른 것은 뒤쪽 입출력포트다. 일반 NUC의 영상 출력이 1개의 HDMI와 1개의 디스플레이포트(타입C)만 지원하던 것이, 이 제품은 HDMI(2.0b) 및 타입C(DP 1.4a) 포트가 각각 2개씩 달려있다. 즉 최대 4K 해상도의 모니터를 4대까지 동시에 연결할 수 있다. 모니터가 많을수록 더 많은 창을 동시에 열 수 있고, 작업 영역도 늘어난다. 그만큼 업무 환경에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셈이다.

일반용 NUC보다 2배 많은 모니터 출력 포트와 2.5Gbps 랜포트가 특징이다. / 최용석 기자
일반용 NUC보다 2배 많은 모니터 출력 포트와 2.5Gbps 랜포트가 특징이다. / 최용석 기자
유선 랜(LAN) 포트도 일반 제품의 1Gbps보다 최대 2.5배 빠른 2.5Gbps짜리가 달렸다. 기업 시장의 디지털전환 가속으로, 네트워크 속도도 더욱 빨라지는 만큼 더욱 고속의 LAN 지원은 반가운 일이다. 물론, 최신 와이파이6 기반 무선랜도 기본으로 지원해 유선뿐 아니라 무선 네트워크 환경에도 대응할 수 있다.

고무 받침 나사를 풀면 바닥 쪽 커버를 열고 내부 저장장치와 메모리를 추가할 수 있다. 2개의 DDR4 SODIMM 메모리 슬롯은 각각 32GB씩 최대 64GB의 메모리 구성이 가능하다. 저장장치는 2개의 M.2 방식 SSD를 동시에 장착할 수 있다. 이 역시 1개의 M.2 슬롯만 제공하던 일반 NUC 제품과 차이점이다. 최대 80㎜ 규격(2280)을 지원하는 M.2 SSD 슬롯은 가장 최신 규격인 PCI 익스프레스 4.0을 지원, 차세대 고성능 SSD의 성능을 100% 발휘할 수 있다.

M.2 규격 SSD를 2개까지 장착할 수 있고 2개의 DDR4 메모리 슬롯은 최대 64GB까지 구성할 수 있다. / 최용석 기자
M.2 규격 SSD를 2개까지 장착할 수 있고 2개의 DDR4 메모리 슬롯은 최대 64GB까지 구성할 수 있다. / 최용석 기자
샘플로 대여받은 제품은 인텔의 10나노 슈퍼핀(SuperFin) 공정 기반 11세대 코어 i5-1145G7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4코어 8스레드 구성의 저전력 프로세서다. 물론 i7, i3 프로세서를 탑재한 모델도 함께 출시된 만큼, 업무 환경과 요구사양에 맞춰 원하는 사양을 선택할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이전 세대와 비교해 그래픽 성능이 대폭 향상된 ‘아이리스 Xe’ 기반 내장 그래픽이다. 3D 그래픽 성능은 물론, GPU 기반 연산 가속, 인공지능(AI) 추론 가속 등에서도 이전 세대보다 한 수 위의 성능을 제공한다.

용도에 따라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미니PC ‘NUC PRO 섀시 엘리먼트’

인텔 NUC PRO 섀시 엘리먼트 / 최용석 기자
인텔 NUC PRO 섀시 엘리먼트 / 최용석 기자
NUC 11 PRO가 기존 일반 NUC의 업무용 버전이라면 NUC PRO 섀시 엘리먼트는 용도에 따라 확장 모듈을 교체해 좀 더 전문적이고 특수한 목적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제품이다. 전체적인 외형은 일반 NUC 제품을 좌우로 길게 늘린 것처럼 보인다. 전면에는 전원 버튼과 2개의 타입A USB 포트를 제공하는 것도 비슷하다.

후면은 일반 NUC보다 큰 폼팩터를 살려 더욱 다양한 입출력 포트를 제공한다. 2개의 HDMI 영상 출력과 2개의 USB 3.1 및 2개의 USB 2.0 포트, 2개의 기가비트 이더넷(LAN) 포트 등이 가지런히 달려있다.

후면에는 사양 선택에 따라 제공되는 영상 캡처 보드(빨간색 네모)를 탑재했다. / 최용석 기자
후면에는 사양 선택에 따라 제공되는 영상 캡처 보드(빨간색 네모)를 탑재했다. / 최용석 기자
후면 한구석에는 HDMI 입력단자 1개와 HDMI 패스스루 단자 1개, 3.5㎜ 오디오 입출력 단자가 각각 1개씩 추가로 달려있다. 이는 외부 영상을 PC로 캡처(녹화)해 편집하기 위한 AV 캡처보다다. 확인해 보니, 컴퓨터용 영상 편집 솔루션 전문기업인 에버미디어(AVerMedia)의 HDMI 캡처보드다.

자세히 보면 영상 캡처 보드용 입출력 포트는 NUC PRO 섀시 엘리먼트 본체와 분리 및 교체가 가능한 형태다. 즉, PC의 사용 용도에 따라 원하는 기능의 모듈을 선택함으로써 일반 NUC 제품보다 전문적인 작업에 최적화된 형태의 제품인 셈이다. 샘플로 받은 이 제품은 영상 캡처와 편집 등의 작업에 최적화된 제품인 셈이다.

내부는 2개의 교체 가능한 M.2 SSD(빨간색 네모)와 ‘컴퓨트 엘리먼트’ 카드(노란색 네모)’로 구성됐다. / 최용석 기자
내부는 2개의 교체 가능한 M.2 SSD(빨간색 네모)와 ‘컴퓨트 엘리먼트’ 카드(노란색 네모)’로 구성됐다. / 최용석 기자
그뿐만이 아니다. 이 제품은 CPU와 메모리, 와이파이 등 PC를 구성하는 최소한의 요소를 확장 카드처럼 만들어 간편하게 교체할 수 있는 ‘인텔 컴퓨트 엘리먼트’를 채택한 것도 특징이다. 바닥 쪽 커버를 열면 기판 한쪽에 탈착 가능한 카드형 모듈이 보이는데, 이것이 컴퓨트 엘리먼트 카드다.

사양을 확인해 보니, 인텔의 11세대 코어 i7-1185G7 프로세서와 16GB의 DDR4 메모리가 달려있다. 이 모듈만 바꾸면 본체는 그대로 둔 채로 PC의 CPU와 메모리, 무선랜 등을 한꺼번에 바꿀 수 있다.

즉 최소한의 비용으로 PC 사양의 교체나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디자인이다. 공간 활용도가 높은 미니PC 폼팩터에, 데스크톱의 확장성을 일부 적용한 NUC 프로 섀시 엘리먼트는 다수의 업무용 PC를 운용하는 기업 입장에서 유지 비용을 절감하는데 유용한 디자인인 셈이다.

CPU와 메모리, 무선 네트워크 카드를 통합한 ‘인텔 NUC 11 컴퓨트 엘리먼트’ 카드 / 최용석 기자
CPU와 메모리, 무선 네트워크 카드를 통합한 ‘인텔 NUC 11 컴퓨트 엘리먼트’ 카드 / 최용석 기자
업무용 PC 시장에 대한 인텔의 새로운 제안

두 제품의 대략적인 성능은 같은 인텔 11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한 최신 울트라북 또는 투인원(2-in-1) 노트북과 비슷하다. 다만, ‘업무용 PC’라는 기준에서는 그렇게까지 ‘고성능’이 중요하지 않다. 성능보다 확장성, 유지관리 편의성, 공간 활용성이 더 중요하다.

이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재택근무, 원격업무가 확산한 요즘 상황에도 마찬가지다. 그 점을 고려하면 이번 NUC PRO 2종은 업무용 PC로서 적당한 성능과 구성을 제공하는 셈이다.

특히 모듈형 디자인으로 수요나 용도에 따라 사양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NUC PRO 섀시 엘리먼트 제품은 매우 흥미로운 제품이다. 오랜 세월 PC 업계를 주도해온 인텔답게, 실용성 여부를 떠나 업계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실험성이 가득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일반 미니PC에 비해 더욱 뛰어난 연결성과 확장성을 갖춘 제품(NUC 11 PRO), 용도에 따라 구성을 변경할 수 있는 제품(NUC PRO 섀시 엘리먼트) 둘 다 급증하는 업무용 PC 수요에 인텔이 제시하는 새로운 표준이다.

인텔 NUC 11 PRO 시리즈 2종은 다양한 형태의 업무 환경에 최적화된 PC 제품이다. / 최용석 기자
인텔 NUC 11 PRO 시리즈 2종은 다양한 형태의 업무 환경에 최적화된 PC 제품이다. / 최용석 기자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