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1위 완성차 제너럴모터스(GM)와 미국 내 두 번째 전기차용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한다. 이번 설립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내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성장하는 미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면서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입지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16일(현지시각)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 위치한 주 박물관에서 메리 바라(Mary Barra) GM 회장, 빌 리(Bill Lee) 테네시주 주지사,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2 합작공장 투자 발표 행사를 열었다.

왼쪽부터 테네시주 빌 리 주지사,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메리 바라 GM 회장이 16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 위치한 주 박물관에서 제2 합작공장 투자 발표를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LG에너지솔루션
왼쪽부터 테네시주 빌 리 주지사,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메리 바라 GM 회장이 16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 위치한 주 박물관에서 제2 합작공장 투자 발표를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LG에너지솔루션
양사는 합작법인인 ‘얼티엄 셀즈’를 통해 제2 합작공장에 총 2조 7000억원을 투자한다. 2024년 상반기까지 35GWh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창출되는 일자리는 1300명이다.

공장 부지는 테네시(Tennessee)주 스프링힐(Spring Hill) 지역이다. 연내 착공해 2023년 하반기에 양산한다. 제1 합작공장과 함께 배터리를 생산해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공급한다.

메리 바라 GM 회장은 "합작 파트너인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미국에 두번째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우리가 전기차 미래로 전환하기 위한 또다른 주요 단계다"라고 말했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최고의 파트너인 GM과 함께 전기차 확대에 적극 나서 미국 그린 뉴딜 정책 성공에 크게 기여하겠다"며 "배터리 생산뿐만 아니라 R&D부터 제품 개발 및 원재료 조달까지 미국 내에서 차별화된 안정적인 공급망 체계를 갖추는데 더욱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GM·LG, 합작공장으로 70GWh 생산능력 확보

GM과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투자로 미국 내 대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양사는 현재 오하이오주에 35GWh 규모의 배터리 제1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동일 규모의 배터리 제2 합작공장을 테네시주에 추가 설립한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은 2개의 합작공장에서 2024년까지 총 7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이는 1회 충전 시 5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순수 전기차를 100만대나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중국 및 유럽과 함께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으로 손꼽히며 성장도 빠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시장은 올해 110만대에서 2023년 250만대, 2025년 420만대 등 연평균 40%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 김종현 사장이 투자 발표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김종현 사장이 투자 발표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LG에너지솔루션
美 그린 에너지 인프라 구축 이뤄낼 핵심 기지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배터리의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대하는 것은 미 정부의 친환경 정책 기조와 파트너인 GM의 전기차 확대 계획을 적극 지원하기 위함이다.

미국은 최근 본격적으로 그린뉴딜 정책을 펼치고 있다. 2050년 탄소중립 추진을 위해 그린 에너지 분야에만 4년간 2조달러를 투자한다. 정부 관용차 300만대를 전기차로 교체하고, 지자체의 전기스쿨버스 50만대 구매 정책을 도입한다. 전기차 구매를 장려하기 위한 구매 인센티브 확대, 전기차 충전소 50만개 설치 등 시장 수요 견인 정책도 마련한다.

여기에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라는 리쇼어링 정책도 운영한다. 미국산이 아닌 전기차를 미국에 판매할 경우 10%의 징벌세를 부과한다. 미국산 전기차의 필수 조건은 배터리 셀 현지 생산이다.

북미 1위 완성차업체인 GM 또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북미 및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GM은 2025년까지 30개쯤의 글로벌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고, 이 중 20개 전기차 모델은 북미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다.

2025년에는 판매 차량의 40%는 전기차로만 판매해 전기차 100만대 이상 판매와 북미 시장 내 전기차 판매 1위라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달성을 위해 2025년까지 전동화/자율주행 분야에 대한 투자금액을 기존 200억달러에서 270억달러로 상향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투자해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은 GM의 북미 전기차 1위라는 목표를 달성함과 동시에 미 정부의 친환경 정책까지 지원하는 핵심 기지로 거듭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LG엔솔, 2025년까지 美서 145GWh 생산능력 확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GM과 합작공장 이외에도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을 단독 투자해 미국에만 독자적으로 7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투자가 이뤄지면 LG에너지솔루션의 독자적인 생산능력은 기존 미시간 공장(5GWh)와 함께 총 75GWh로 늘어난다. GM과 합작공장 70GWh와 합쳐 미국 내 총 145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이는 고성능 순수 전기차 200만대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시장 전체에서 세계 최대인 120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 폴란드, 중국 등의 전기차 배터리의 생산능력을 지속 확대해 2023년까지 260GWh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260GWh는 고성능 순수 전기차를 370만대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