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영국 정부가 국가안보 영향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CEO / 엔비디아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CEO / 엔비디아
1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과 CNBC 등에 따르면 올리버 다우든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은 영국 반독점 당국에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다우든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영국 기술 산업의 번영을 지원하고 해외 투자를 환영하고 싶지만, 이번 거래는 국가안보 영향을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영국 반독점 당국인 경쟁시장청(CMA)은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대한 국가안보 영향을 평가해 7월 30일까지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CMA는 이번 인수의 반독점 위반 여부도 조사 중이다.

다우든 장관은 이 보고서를 검토한 뒤 인수를 무조건 또는 조건부 승인하거나 거부할 수 있다. 추가 조사 지시 가능성도 있다.

WSJ은 반도체 제조 역량과 기술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이번 인수를 통해 미국 기업인 엔비디아에 불공정한 이득을 넘기는 결과가 될 것이라는 경쟁사들의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가 ARM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엔비디아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1990년 설립된 ARM은 영국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둔 회사다. 애플, 퀄컴, 삼성 등에 반도체 설계 기술을 제공해왔다. ARM은 세계 스마트폰의 95%에 자사 기술을 채택했다.

엔비디아는 2020년 9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ARM을 40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4년 전 소프트뱅크의 인수 가격은 320억달러였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