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백신여권에 칼 빼든 국회 "질병청, 선정 과정 낱낱이 밝혀라"

김연지 기자
입력 2021.04.21 06:00
IT조선 깜깜이 선정 의혹 보도
노웅래 의원실, 질병청·과기부·KISA 등에 관련 자료 요청
주춤한 KISA 백신 접종 증명 시범사업, 빛 볼까

국회가 블록체인 기반 백신 접종 증명(백신여권) 앱을 개통한 질병청에 칼을 빼들었다. 해당 앱 내 핵심 기술을 제공하는 업체(블록체인랩스) 선정과 기술 검증 등이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논란에 따른 움직임이다.

질병청의 블록체인 기반 백신 접종 증명 앱 ‘쿠브’/
20일 국회에 따르면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질병청에 ‘백신 접종 증명 앱에 기술을 공급하게 된 업체를 선정하게 된 과정 등에 대해 낱낱이 밝히라’며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 블록체인 사업을 전담하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도 같은 요청을 했다. 양방 확인을 통해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겠다는 의도다.

국회법에 따라 질병청은 21일 내에 의원실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로써 오는 5월 10일 안으로는 구체적인 업체 선정 과정 등 백신 접종 증명 앱 추진 배경 등이 밝혀질 전망이다.

의원실 관계자는 "국회는 백신 접종 증명 앱과 관련해 논란이 많다는 점을 인지했다"며 "질병청이 해당 기술사를 선정하게 된 경위와 해당 업체의 DID(분산신원인증) 기술 보유·인증 여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한 관련 기관 협의 유무 등에 대해 자료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지속되는 백신여권 기술사 선정 논란

블록체인 업계는 그간 질병청의 블록체인 기반 백신 접종 증명 앱을 두고 의문을 제기해왔다. 핵심 기술을 단순히 기부한다는 이유로 질병청이 공정한 입찰 경쟁 없이 기술사를 선정했기 때문이다. 투명한 기술 검증에 대한 부정 여론이 가시지 않는 배경이다.

질병청은 그간 코로나19 백신 접종 기록이 민감자료인 만큼, 민간 사업자에게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고 못 박아왔다. 기술만을 공급한다는 블록체인랩스를 선정한 주요 배경이다. 여기에 블록체인랩스가 자체 가상자산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은 플러스 알파로 작용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해당 기술사의 블록체인 기술이 국가간 백신 접종 여부 검증에 활용하기 어려운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라며 상용화에 의문을 제기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블록체인랩스 백서에 따르면 해당 기술은 호텔이나 숙박업소 같은 불특정 다수의 민간이 접속해 백신 접종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한 구조다"라며 "백신여권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했다.

블록체인랩스가 향후 별도 가상자산을 발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랩스 백서에는 법정화폐와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한 맥락이 있다"며 "스테이블 코인은 금융거래 등에 활용되는 코인이다"라고 전했다.

KISA 사업 빛 볼까

이번 자료 요청으로 KISA가 ‘2021년도 블록체인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DID 집중사업이 빛을 볼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KISA는 그간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 시범사업을 진행하고자 민간 업체를 선정하고 관련 준비에 박차를 가해왔다. 현재는 SK텔레콤·라온시큐어·코인플러그·아이콘루프로 이뤄진 DID연합체가 사업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KISA와 기술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질병청은 국가 블록체인 사업을 전담하는 KISA와는 논의를 거치지 않았다"며 "백신 확보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가운데 백신 접종 증명 앱 마저 삐걱댈 경우 국가 위상이 추락할 수 있다. 제대로 된 기술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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