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평가기관 난립으로 정확한 기준이 없어 객관적 평가가 힘들다는 지적을 받는 ESG(환경보호·사회공헌·윤리경영) 경영에 대한 지표 정립에 나선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ESG 경영에 관심이 많은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K-ESG 지표 업계 간담회’를 개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월 21일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언급한 ‘ESG 표준화 작업’의 일환이다.

ESG는 국내외 기업에 최근 각광받는 경영 형태지만 600개 이상 평가지표가 운용되는 등 난립하는 평가기관으로 인해 기업 혼란이 가중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평기기관마다 세부항목과 내용이 달라 동일한 기업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려 오히려 기업의 ESG 경영 확산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부는 회의에서 지표 초안을 최초로 공개했으며 업계와 소통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공신력 있는 ESG 평가 기준 설립에 나설 방침이다. 산업부는 2020년 4월부터 한국생산성본부 등 전문가와 ‘산업발전법’에 근거한 ESG 지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왔다.

이번 K-ESG 지표 초안은 공신력을 보유한 국내외 주요 ESG 경영 지표를 분석해 도출한 핵심 공통문항을 중심으로 마련됐다. 산업부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않도록 정보공시를 포함해 환경과 사회·지배구조 등 분야별 항목을 균형있게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K-ESG 지표는 다른 ESG 평가지표들이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되는 동시에 기존 국내외 주요지표와 높은 호환성 보유했다"며 "국내 업계의 ESG 평가 대응능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ESG 지표 초안에 대한 의견수렴과 보완작업을 거쳐 올해 하반기 최종적인 지표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ESG 경영이 관계부처와 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하기에 여러 차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야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황수성 산업부 산업정책관은 "K-ESG 지표는 기존 평가지표에 더해지는 새로운 지표가 아니라 기업과 여러 ESG 평가기관에 가이던스 성격으로 제공되는 표준형 지표다"라며 "국내외 여러 사용처에 활용돼 기업이 ESG 평가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고 우리기업의 ESG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는 물론 산업계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