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신형 ‘아이패드 프로’ 12.9인치 제품에 중화권 디스플레이 제조사의 미니LED 패널이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LG디스플레이 제품이 탑재될 것이란 기존 예상과 다른 결과다.

21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에는 대만 패널 제조사인 AUO의 미니LED 패널이 탑재됐다. 치킨게임으로 LCD 시장을 장악한 중화권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 우위를 통해 애플 납품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에만 미니LED 패널을 소량 납품하는 것에 수익 측면에서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라며 "AUO와 납품가 경쟁에서도 무리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만 AUO 미니LED 패널을 탑재한 것으로 확인된 12.9인치 신형 아이패드 프로 / 애플
대만 AUO 미니LED 패널을 탑재한 것으로 확인된 12.9인치 신형 아이패드 프로 / 애플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에는 AUO가 생산한 미니LED ‘리퀴드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디스플레이 후면 전체에 1만개 이상의 미니 LED를 집적, 최대 1000니트의 전체 화면 밝기와 1600니트의 최대 밝기, 100만대 1의 명암비를 구현했다. 미니LED 디스플레이 탑재는 아이패드 제품군 중 최초다.

통상 애플의 신제품에는 한국 기업이 생산한 패널이 탑재됐다. 하지만 이번 아이패드 프로의 경우 대만 업체가 패널 공급을 선점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자존심을 구겼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2022년부터 중화권 업체 대비 강점을 보이는 OLED 패널을 맥북, 아이패드 등 애플 차세대 기기에 납품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2022년 출시하는 아이패드에 OLED 탑재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개발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OLED로 모두 전환할지, 미니LED와 OLED를 혼합 적용할지 구체적 계획은 미정이다.

플렉시블과 리지드 OLED 기술을 혼용해 패널 두께를 줄인 하이브리드 타입 OLED 패널이 아이패드에 탑재될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2022년 모델부터 우선 공급하고, LG디스플레이는 2023년부터 합류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양사가 중소형 OLED 라인 투자를 적극 검토 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리지드 OLED 물량 증가와 노트북용 OLED 패널 생산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리지드 OLED 라인 증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지드 OLED 라인이 없는 LG디스플레이도 전용 라인 신규 구축을 고민 중이다.

애플은 2015년 애플워치를 시작으로 OLED 패널 탑재 모델을 늘려왔다. 아이폰엔 2017년 아이폰X를 시작으로 2020년 아이폰12 라인업 전체로 확대했다. OLED는 LCD나 미니LED 보다 밝기와 색채 대비, 시야각 등이 더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신형 기기에 들어갈 차세대 패널로 미니LED와 OLED를 두고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늦어도 내년 출시할 신형 기기에는 삼성과 LG가 납품하기로 한 중형 OLED 패널을 활용할 것이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애플 관계자는 "자사 기기에 탑재되는 부품 공급사가 어디인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