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韓 IT] ⑤배터리 미래도 안갯속..한국 빅3 괜찮나?

이민우 기자
입력 2021.04.26 06:00
조 바이든 행정부가 1월 출범 이후 대(對)중국 강경 기조를 이어간다. 중국의 첨단 기술·IT 굴기에 제동이 걸기 위한 목적이다. 직간접적 영향권에 들어온 우리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IT 연관 산업에는 위기이자 기회다. 우리 기업의 중국 수출길이 막히는 불안요소가 있지만, 미 정부의 새로운 공급망 구축에 부합할 경우 경영 환경에 날개를 다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IT조선은 [바이든 시대 韓 IT] 시리즈 연재를 통해 바이든 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춘 산업별 해법을 제시한다. <편집자주>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은 단연코 배터리다. 배터리는 전기차의 성능 여부를 결정하는 주행거리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부품으로 전기차 성능을 평가하는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기업과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기업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에 심혈을 기울인 이유도 결국은 배터리 활용성을 증대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바이든 행정부 역시 피할 수 없는 전동화 시대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배터리 공급망 주도권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미국의 주 경쟁자인 중국이 배터리 업계 1위 기업인 CATL을 앞세워 전기차 산업 내 영향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는 한시가 급한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분쟁 종료에 성명을 발표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조선DB
바이든 대통령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전의 마무리 직후 성명을 발표해 ‘미국 노동자와 자동차 산업의 승리’로 평가했다. 배터리 내재화를 선언한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서 SK이노베이션 조지아주 공장 건설은 전략 진행의 첫 단추였다. 폭스바겐·포드 등 미국 전기차 시장 진출기업과 토종 자동차 산업에까지 영향이 미치는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SK이노베이션 국내 배터리 3사는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내재화 정책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 세계 배터리 시장은 한중일 동아시아 3국이 이끌어가는 중이다. 경쟁자인 중국이 CATL과 시장 4위 비야디(BYD)를 보유한 상황에서 미국은 자국 내 배터리 생산 경쟁력이나 관련 인프라는 아직 부족하다.

업계는 미국이 지금 당장 전기차 배터리 기술과 인프라를 확보하기엔 시간이 걸리는 만큼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차 정책에서 국내 배터리 3사가 큰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판단한다. 테슬라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진행한 일본의 파나소닉도 있지만, 점유율 면에서는 국내 배터리 3사와 비교하기엔 차이가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 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142.8GWh(기가와트시)규모였던 세계 전기차 배터리의 점유율 중 24%쯤이 중국 CATL의 몫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파나소닉을 제치며 업계 2위로 23.5% 점유율을 기록했다. 삼성SDI(5.8%)와 SK이노베이션(5.4%) 점유율을 각각 더하면 34.7%인데, CATL과 비야디(6.7%)의 점유율을 더한 30.7%보다 높다.

LG화학 중국 우시 양극재 공장 전경 / LG화학
중국과 미국이 전기차 대결로 내재화에 집중하면서 국내 배터리 3사는 두 국가 간 분쟁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배터리 공급망 내재화와 재편에 따라 미국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도 커졌지만, 반대로 세계 2위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 투자한 인프라와 공급체계에 대해서는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이다.

중국은 배터리 생산 외에도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코발트와 리튬 등 원료 공급에도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중국 내 합작법인을 보유해 원료 수급망을 형성한 상태다. 중국과 미국 간 전기차·배터리 경쟁이 심화될 경우 미국의 배터리 경쟁력 성장을 우려한 중국 정부와 기업 측에서 견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는 국내 배터리 3사가 바이든 행정부의 내재화 정책과 중국 전기차·배터리 굴기 사이에 위치한 만큼 미국 진출 속도조절과 원료·양극재 공급의 다양성을 높여한다고 본다. 미국 배터리 생산환경과 수요가 아직 초기단계인 탓에 시장선점 이점은 있지만, 전략적 수출기지로 활용은 어려워 중국·미국 사이에서 속도조절을 진행해야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재범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국내 배터리 3사가 중국에 진출했던 이유는 수요 부합과 공급망 확보 측면이 강했던 부분이 있다"며 "미국 배터리 환경은 아직 초기단계라 바이든 행정부나 미국 완성차 시장에서 요구하는 수요나 조건을 맞추며 조심스럽게 전략을 진행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가 행정명령 등으로 미국 내 배터리 공급망을 빠르게 구축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인프라나 생산 밸류체인 등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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