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사물인식 능력과 주행성능을 개선한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봇 AI’를 27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사람이 하는 것처럼 장애물을 정교하게 회피하며 청소한다. 인공지능(AI) 솔루션을 탑재해 똑똑해져서다. 외출 시 홀로 남은 반려동물도 돌봐준다.

양혜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가 27일 삼성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사물인식과 자율주행 기능이 강화된 인공지능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봇 AI'를 소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
양혜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가 27일 삼성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사물인식과 자율주행 기능이 강화된 인공지능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봇 AI'를 소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
비스포크 제트 봇 AI는 딥러닝 기반으로 100만장 이상의 이미지를 사전 학습했다. 냉장고, 에어컨, TV, 소파, 침대 등 가전제품과 가구는 물론 반려동물의 배설물, 양말, 전선, 유리컵 등 기존에 인식하기 어려운 장애물까지 구분해낸다.

LG전자가 2020년 8월 선보인 물걸레 전용 로봇청소기 LG 코드제로 M9 씽큐가 사물 이미지 70만장을 사전 학습한 것 대비 30만장 이상 많은 양이다.

양혜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27일 삼성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열린 비스포크 제트 봇 AI 체험행사에서 "이 제품은 기존 로봇청소기 사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인 주행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자동 먼지 비움, 펫 케어 서비스처럼 편의성을 높였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비스포크 제트 봇 AI에는 인텔의 AI 솔루션(인텔 모비디우스)이 탑재됐다. 이 솔루션은 가구나 가전제품 같은 일반적 사물에 최대한 근접해 꼼꼼하게 청소하고, 애완견의 배설물이나 유리컵 등 위험한 장애물은 스스로 회피해 거리를 두는 등 공간 특성에 최적화된 청소를 해준다.

‘액티브 스테레오 카메라’ 방식의 3D 센서도 탑재해 1㎤ 이상의 모든 장애물을 감지할 수 있다. 2개의 카메라가 마치 사람처럼 공간과 사물을 3차원으로 인식할 뿐 아니라 추가로 ‘패턴 빔’을 쏴 카메라만으로 인식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교한 장애물 감지와 공간 인식이 가능하다.

양말을 장애물로 인식해 주변을 청소 중인 비스포크 제트 봇 AI / 이광영 기자
양말을 장애물로 인식해 주변을 청소 중인 비스포크 제트 봇 AI / 이광영 기자
최대 1m 거리, 좌우 60도까지 주변 지형지물을 입체적으로 감지해 집안 구조를 파악해 도면을 생성한다. 높이가 1㎝에 불과한 낮은 장애물도 감지한다. 자율주행차에 활용되는 라이다(LiDAR) 센서를 기반으로 공간 특성에 맞게 최적 경로를 선택해 주행할 수 있다.

양혜순 상무는 "라이다 센서는 4년전부터 연구개발 해왔는데 불행히도 저희보다 먼저 이를 적용한 제품이 나왔다"며 "인텔 AI칩은 로봇청소기를 위해 제작한 특수 NPU(신경망처리장치)인데, 우리와 가장 잘 협업할 수 있는 인텔과 함께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스포크 제트 봇 AI는 사용자가 "TV 주변 청소해줘"라고 음성명령을 내리면 원하는 공간을 지정해 청소할 수 있다. 스마트싱스 앱을 통해 원하는 구역이나 제외하고 싶은 구역을 설정할 수 있다.

청소기는 청소를 마친 후 도킹 스테이션인 ‘청정스테이션’으로 복귀해 충전과 함께 먼지통을 자동으로 비운다. 청소를 마치기 전이라도 먼지통이 가득 차면 먼지를 비우고 난 뒤 청소를 다시 시작한다. 완충은 최대 210분 소요되며 완충시 최대 90분까지 청소 할 수 있다.

스마트싱스 앱에 새롭게 출시한 펫 케어 서비스로는 반려동물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반려동물이 심하게 짖거나 장시간 움직임이 없는 등 이상 징후나 행동이 발생했을 때 이를 감지해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기능도 제공한다.

반려동물의 정서에 도움이 되는 음악을 로봇청소기 본체에 탑재된 스피커로 재생해주는 기능도 있다.

비스포크 제트 봇 AI에 적용된 디지털 인버터 흡입 모터는 ‘평생보증’ 서비스 대상이다.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하는 동안 모터가 고장 나면 무상으로 수리 또는 교체 받을 수 있다.

비스포크 제트 봇 AI는 미스티 화이트, 새틴 핑크, 새틴 블루, 소프트 그리너리, 소프트 썬 옐로우 등 5가지 색상으로 출시한다. 출고가는 159만원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국내 청소기 시장에서 무선 스틱청소기 점유율은 3배 이상(25%→77%) 성장했지만, 로봇청소기의 성장세(10%→12%)는 미미했다.

양혜순 상무는 "로봇청소기가 소비자들의 기대 보다 똑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며 "처음부터 끝까지 똑똑하게 알아서 다 해주는 비스포크 제트 봇 AI를 통해 올해 로봇청소기 매출이 2020년 대비 세 배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직원이 무선 스틱청소기 ‘삼성 비스포크 슬림’을 시연하고 있다. / 이광영 기자
삼성전자 직원이 무선 스틱청소기 ‘삼성 비스포크 슬림’을 시연하고 있다. / 이광영 기자
삼성전자는 5월 출시 예정인 무선 스틱청소기 ‘삼성 비스포크 슬림’도 공개했다.

이 제품은 강력한 흡입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얇은 외형을 구현했다. 거치대 없이 스스로 그 자리에 세울 수 있는 ‘셀프 스탠딩’ 디자인과 허리를 굽히지 않고도 편하게 먼지를 비울 수 있는 기능이 특징이다. 청소기와 물걸레 두 용도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