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이 프리미엄 신선식품 새벽 배송으로 마켓컬리에 맞대응하고, 마켓컬리는 수도권에 머물던 배송 지역을 전국구로 확대하며 SSG 견제에 나섰다. 유통업계는 신선식품 물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평가한다.

SSG닷컴은 29일부터 SSG푸드마켓의 대표 상품 450종을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새벽 배송한다. 새벽배송 경쟁에서 마켓컬리와 정면 승부를 하겠다는 것이다.

SSG닷컴이 SSG푸드마켓 프리미엄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위해 제작한 알비백. / SSG닷컴
SSG닷컴이 SSG푸드마켓 프리미엄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위해 제작한 알비백. / SSG닷컴
‘프리미엄 신선식품'으로 새벽배송 수요를 잡겠다는 전략도 마켓컬리와 SSG가 서로 맞부딛히는 상황이다. ‘1++ 한우’ 등 신선식품 220종과 가공식품 200종, 반찬류 30종 등 서울 청담과 도곡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신선식품을 판매하던 SSG푸드마켓 상품을 새벽배송 시장에 올리는 것으로 맞불을 지핀 것이다.

SSG닷컴은 2020년 1월 ‘백화점 식품관'을 오픈하는 것으로 새벽배송 상품 고급화 전략을 추진해왔다. 신세계백화점 등 국내 5대 백화점에서 취급하는 프리미엄 신선식품을 새벽배송으로 판매하기 시작했고, 2020년 하반기에는 이마트 미트센터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판매하던 프리미엄 한우와 한돈 상품을 새벽배송으로 선보인 바 있다.

SSG닷컴에 따르면 신선식품 카테고리 내 프리미엄 상품군의 매출은 꾸준히 신장하고 있다. 2020년 SSG닷컴의 당일배송인 쓱배송과 새벽배송 매출은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했다.

김범수 SSG닷컴 큐레이션담당은 "SSG푸드마켓은 까다로운 품질 기준에 맞는 최상의 상품만을 취급하고 있다"며 "지난 10년간 강남에서 인정받은 프리미엄 식품만 골라 새벽배송한다"고 말했다.

SSG닷컴은 최근 마켓컬리와 새벽배송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매주 일요일 휴무'도 버렸다.

2019년 6월 서울 11개 구를 대상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 9개월만의 일이다. 유통업계는 SSG닷컴의 전략 변화가 새벽배송 선발주자인 마켓컬리와 쿠팡의 공격적인 행보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마켓컬리 새벽배송 차량. / 컬리
마켓컬리 새벽배송 차량. / 컬리
마켓컬리는 3월 오픈한 김포 신선물류센터를 통해 1일 평균 처리량을 2배로 확대했다. 일 평균 주문량 22만 상자(새벽∙택배배송 합계)의 2배인 44만 박스의 처리가 가능한 인프라를 갖추게 됐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기존 장지 물류센터는 수도권 동남권을 주로 맡고, 김포 물류센터는 서북부 지역을 집중 담당해 배송효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재 수도권 지역에만 서비스하고 있는 새벽배송을 상반기 내에 수도권에서 가까운 인구밀집 지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마켓컬리는 올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추진과 동시에 그간 수도권에 한정됐던 배송지역을 전국구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마켓컬리는 새벽배송 전국구 확대를 위해 CJ대한통운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5월부터 충청 지역에서 새벽배송이 시작된다. 이에 따라 대전광역시 서구와 유성구, 세종특별시, 천안시, 아산시, 청주시 등 충청 지역 5개 도시에서 새벽배송을 이용할 수 있다.

마켓컬리가 파트너사 물류센터를 활용하는 이유는 ‘비용'때문이다. 27일 컬리 한 관계자는 "물류센터를 짓는 것 보다 파트너사를 통해 새벽배송을 전국구로 확대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 면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은 마켓컬리의 수도권 물류센터에 있는 신선식품을 자사 충청지역 물류거점으로 운송해 세부 지역별로 분류한 뒤 냉장 차량으로 주문자에게 배송한다. 새벽배송만 담당하는 전문 배송원을 투입하는 것으로 충청지역의 각 물류거점에서 배송원의 담당 권역까지 걸리는 시간을 25분 이내로 설계했다.

마켓컬리는 CJ대한통운이 보유한 전국 단위의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올해 하반기 영남과 호남 등 남부권까지 새벽배송 지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컬리의 신선식품 새벽 배송 노하우와 CJ대한통운의 물류 인프라가 결합해 높은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