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Mobile Trading System)이 잦은 접속 오류로 투자자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일부 증권사가 서버 증설로 오류를 막겠다고 나섰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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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S는 스마트폰을 통한 개인투자자의 주식 거래 방식을 말한다. 2010년 이전에는 PC를 활용한 HTS(Home Trading System)를 주로 사용했지만,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MTS가 빠르게 확산됐다.

문제는 MTS 보급 확대로 수많은 투자자가 해당 시스템을 사용하지만, 접속오류가 끊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최근까지도 MTS 먹통 현상으로 투자자가 불편을 겪었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증권사별 MTS·HTS 장애 건수는 총 8건이다. 한 달에 2.6건의 오류가 발생한 셈이다.

실제 4월 28일 SK아이이티테크놀로지 일반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일부 증권사의 전산시스템이 먹통이 됐다. 13일에는 신한금융투자의 이체 시스템이 3시간 넘게 먹통이 됐다. 투자자들의 신청이 급격하게 몰리면서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 이튿날인 3월 19일에도 거래량 폭증으로 인해 미래에셋대우 MTS와 HTS에 장애가 발생했다. 지난해 9월에는 카카오게임즈의 일반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의 MTS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2019년에는 MTS 먹통으로 분노한 투자자들이 유진투자증권과 KB증권을 상대로 단체소송에 나서기도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시스템 개선 의지는 부족하다. 금융투자협회 공시 등에 따르면 전체 58개 증권사의 전산운용비는 2016년 4801억원, 2017년 5110억원, 2018년 5419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을 뿐이다. 2019년에는 오히려 5368억원으로 줄었다. 2020년에는 다시 소폭 늘어 5802억원을 기록했지만, 증권사 1개당 전산운용비 상승 비율을 따져본다면 대대적인 서버 증설은 없었던 셈이다.

일부 증권사는 서버 증설로 MTS 먹통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미래에셋은 3월 발생한 전산장애 이후 MTS용 서버와 네트워크를 2배 가까이 증설했다. KB증권도 6월 완공을 목표로 IDC센터를 증설한다. 하지만 업계는 이같은 증설 작업이 MTS 장애를 막을 수 있겠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올해 하반기 카카오뱅크, LG에너시솔루션 등 IPO 대어들이 줄줄이 상장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주먹구구식의 서버 증설로는 한계가 분명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MTS 장애가 주로 시스템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투자자가 몰려 서버가 다운돼 발생한다는 점에서 클라우드 도입이 선행되어야 하지만 이런 시도는 아직 미미한 것이 이유다. 실제 금융사의 클라우드 도입률은 38%지만, 이 가운데 절반가량(41.4%)은 내부 업무 시스템 등 중요도가 낮은 곳에 활용된다. HTS·MTS를 클라우드로 전환을 마친 사례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간 예상하지 못할 만큼 대규모로 투자자가 몰리면 서버가 감당하지 못해 장애가 발생하고 이후 증권사가 서버를 증설하는 방식으로 사후 대처가 이어져왔다"며 "지금도 여기저기서 서버 증설이 이어지고 있지만, 투자자가 몰리면 MTS 먹통이 또 다시 발생하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