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완수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이사장 인터뷰
제로페이 누적결제액 1조원·가맹점수 80만개 돌파
1.0으로 확충한 인프라, 2.0 사업에 최대한 활용
제로페이 빅데이터센터 개소 목표

"제로페이는 네이버페이와 같은 결제 서비스가 아닙니다. QR 망을 활용한 인프라입니다. 지금까지 마련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소상공인의 디지털화를 도와 궁극적으로 우리나라가 디지털 강국이 되는 데 일조하겠습니다"

윤완수 한국간편결제진흥원(한결원) 이사장은 30일 IT조선을 만나 이같은 각오를 밝혔다. 한결원은 최근 제로페이 1.0 사업을 마치고 2.0 시대를 열었다. 윤 이사장에게 제로페이 1.0 사업을 추진하면서 겪었던 시행착오와 달성한 성과, 2.0 사업의 중점 추진사항에 관해 들어봤다.

윤완수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이사장 / 김동진 기자
윤완수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이사장 / 김동진 기자
한국간편결제진흥원(한결원)은 제로페이를 운영하는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제로페이 사업을 민간에 이양하기 위해 2019년 11월 출범했다.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덜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직불 결제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한결원은 제로페이 1.0 사업 추진 당시 2020년까지 가맹점 50만개 확보를 목표로 삼았다. 그 결과 2020년 3월 제로페이 가맹점은 40만개를 넘어섰다. 같은해 5월에는 50만개를 돌파해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가맹점과 사용자 동시 확대 고충…정부 도움으로 활성화

다만 그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윤완수 이사장은 "온라인에 제로페이를 연결하는 것과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전통시장 활성화가 쉽지는 않았다"며 "전통시장의 소상공인은 알려지지 않았던 제로페이에 거부감을 가졌고 가맹점과 사용자가 모두 없는 상태인데 왜 써야 하냐고 되묻는 상인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해결책으로 온라인 결제 인프라를 강화하고,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을 통한 전통시장 결제, 전통시장 소상공인 지원을 과제로 잡았다"며 "정부차원의 도움이 무엇보다 컸다"고 말했다. 예컨대 서울사랑상품권과 경남사랑상품권 등을 카드가 아닌 모바일 상품권으로 발행하는 과정에서 제로페이 인프라를 활용해 가맹점과 사용자가 동시에 늘어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는 설명이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기준, 제로페이 누적결제액 1조원과 가맹점수 80만개를 돌파했다. 2021년 4월 현재 기준으로 85만개 전국 가맹점을 보유했다. 22개 은행과 26개 결제사업자 등 48개의 기관이 제로페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윤완수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이사장 / 김동진 기자
윤완수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이사장 / 김동진 기자
한결원은 제로페이 1.0 사업을 통해 확충한 인프라를 제로페이 2.0 사업에서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의 디지털화 추진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윤완수 이사장은 "오픈마켓과 공영몰을 시작으로 비대면 특화 소상공인 입점몰과 브랜드몰에서 온라인 제로페이 결제가 가능하도록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고 이를 중대형 온라인 쇼핑몰로 확대할 계획이다"라며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을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홍보와 마케팅, 전통시장 가맹점 확대에도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제로페이 데이터 활용·글로벌화 ‘박차’

한결원은 제로페이 활용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공유해 소상공인을 위한 서비스 고도화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이사장은 "제로페이 빅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있다"며 "제로페이 가맹점 정보와 결제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마이데이터 시장에서 소외된 소상공인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소상공인 결제 정보와 모바일 지역사랑 상품권 정보를 대시보드 형태로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올해 오픈 API 형식으로 구축을 마치고 내년 관련 데이터 제공을 목표로 삼았다.

제로페이의 글로벌화도 꾀한다. 앞서 제로페이는 서울과 부산 등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텐센트의 위챗페이 앱으로 제로페이 QR코드를 인식해 결제할 수 있도록 제휴를 체결했다. 최근에는 유니온페이와도 손을 잡았다. 윤 이사장은 "제로페이가 글로벌 직불결제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이를 위해 해외 유명 페이 서비스와 제휴를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프라인 도로는 바다라는 한계로 인해 연결이 끊기지만, 결제라는 인프라는 전 세계와 연결돼 있다"며 "한국에 들어오는 여행자가 제로페이 망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해외 간편결제 업체들과 찾고 나아가 한국 여행객들이 해외에 나가서도 결제할 수 있도록 제로페이 망의 글로벌화에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