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미술품 담보대출, 시도 거쳐 한국에 자리 잡기를

홍기훈 교수·박지혜 대표
입력 2021.05.05 14:32 수정 2021.05.05 16:53
미술품은 선박, 컨테이너 등 다른 동산에 비해 자산으로의 쓰임새가 다양하다. 많은 이들의 관심도 받는다. 미술품이 담보대출 자산으로 인정받은 것은 르네상스 시대 이후다. 지금도 많은 이들이 미술품을 대출 담보물로 이용한다. 최근 5년간 세계 미술품 담보대출 시장은 매년 15%~20%씩 가파르게 성장했다.

한국에서도 미술품 담보대출이 조금씩 주목 받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미술진흥 중장기 계획(2018-2022) 가운데 미술품 기반 금융제도 활성화 정책에는 ‘작가 등이 은행에서 미술품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미술은행 등에서 보증’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기업도, 개인도 미술품 담보대출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첫째. 간송 미술관처럼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지만 재단 운영, 상속세 등으로 재정 압박을 받고 있는 경우 담보대출을 활용하면 미술품 소유권 포기를 강요당하지 않고 안정적인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둘째. 미술품을 사려는 주체가 부동산 담보대출과 마찬가지로 미술품 담보대출을 활용할 수 있다. 셋째. 경영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기관은 미술품 담보대출을 통해 대출 부실화 및 수익성 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활용 범위가 넓지만, 한국에서 미술품 담보대출을 다루는 기관은 거의 없다. 서울옥션이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규모는 꾸준히 줄고 있다. 2013년 서울옥션 매출 가운데 18%가 담보대출이었지만, 최근에는 이 비중이 1% 미만으로 줄었다.

한국에서 미술품 담보대출이 활성화되지 않는 원인은? 먼저 담보가치 산정 및 적격성 분석을 위한 ‘미술품 거래 데이터’를 제공하는 기관이 없다. 또한, 예술계의 금융 분석 역량이 모자라 금융권이 담보대출 시 이용할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데이터 및 분석 기법이 전무한 상황이라, 금융기관은 미술품 담보대출 서비스를 두려워하거나 관심을 갖지 않는다.

금융기관이 미술품 담보대출을 시행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수년 전 하나은행, 토마토 저축은행 등 제 1, 2 금융권이 미술품 담보대출을 시도한 적이 있다. 하지만, 가치 분석의 어려움, 대출 미상환 시 담보물 매각의 어려움 등의 이유로 모두 실패해 담보대출 시장에서 모두 철수했다.

최근 예술품 담보대출 서비스에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이어진다. NFT화된 예술품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NFT 담보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 생겼다.

매우 흥미로운 시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NFT 담보대출 역시 기존의 예술품 담보대출과 마찬가지로 많은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 슬기롭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응원하며, 한국에서 예술품 담보대출 시장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 외부필자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박사를 마치고 자본시장연구원과 시드니공과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위험관리·ESG금융·대체투자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 글로벌 ESG, 한국탄소금융협회 ESG금융팀장을 포함해 현업 및 정책에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한다.

박지혜는 아트파이낸스그룹(Art Finance Group) 대표다. 우베멘토 Art Finance 팀장 역임 후 스타트업 창업자가 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 <미술품 담보대출 보증 지원 사업 계획[안] 연구> 참여 및 아트펀드포럼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미술시장과 경매회사(2020년 출간 예정)』 (공동집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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