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남양 회장 사퇴에도 불매운동 현재진행형

김형원 기자
입력 2021.05.07 06:00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퇴에도 ‘숨은 남양유업 찾기' 등 소비자 중심의 불매운동이 사그러들 기색이 없다. SNS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홍 회장이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양 대리점도 어려움이 크다. 세종공장 2개월 영업정지로 피해가 불가피하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자사 불가리스에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며 눈물 흘리고 있다. / 조선DB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4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남양유업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회장직을 내려놓겠다고 공표했다. 그는 ‘대리점 갑질', ‘외조카 황하나 사건'을 비롯해 최근 발생한 불가리스 논란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이다. 자식들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는다.

홍 회장은 소비자를 향해 "모든 잘못은 자신에게 있으니 사퇴를 계기로 남양유업에 대한 싸늘한 시선을 거둬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홍 회장의 사과에도 남양유업 불매운동은 사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SNS와 국내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홍원식 회장의 사과에는 진정성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네티즌들은 홍원식 회장이 회장직을 내려 놓아도 회사 의결권이 건재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홍원식 회장과 일가 친척은 남양유업 지분 53%를 소유했다. 소유 지분은 모두 이사회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다.

네티즌들이 홍 회장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고 성토하고, 동시에 홍 회장 사퇴 소식에 급등했던 주식 가격이 다시 내림세를 보인 이유다. 남양유업 관련 제품 리스트가 계속 공유되는 등 소비자들의 ‘숨은 남양유업 찾기'는 불매운동 시발점인 2013년 ‘대리점 갑질 사건' 이후로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유통업계는 남양유업 불매로 인한 피해는 본사보다 ‘대리점'이 더 클 것으로 분석했다. 소규모 업체에게 판매 매출 하락은 자금 유동성 악화는 물론 생계까지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가리스 사태로 남양유업 생산량의 40%쯤을 책임지는 것으로 알려진 세종공장의 2개월 영업정지 처분도 대리점주들에게는 큰 문제다. 영업정지가 현실화되면 소매점과의 거래가 끊기기 때문이다. 남양유업 전국대리점주협회는 4월 29일 남양유업 본사에 경영 정상화를 요구했지만, 회사측은 대리점 점주들에게 대책을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유업에 원유를 공급하는 낙농업체도 피해를 본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원유가격 연동제로 우유 가격과 공급량이 정해져 있어 당장은 피해가 없다해도 불매운동 등의 여파로 공급량이 줄어들게 되면 장기적으로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다"라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홍 회장 사퇴 이후 남양유업 움직임을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홍 회장이 일련의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유통업계에서도 의심의 눈초리가 여전한 상황이다"며 "앞으로 진행될 남양유업 대표이사 선임과 홍 회장 일가의 의결권 문제 등이 식품업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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