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른 식품·유통가 수제맥주 경쟁

김형원 기자
입력 2021.05.09 06:00
수제맥주 업계가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했다. 업계에서는 교촌이 문베어브루잉을 인수한 것 외에 인수합병이 더 일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사업을 새로 시작하는 것보다 경험과 주류제조면허를 가진 업체를 인수하는 것이 더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최근 수제맥주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주류 전문 업체 인덜지와 120억원 규모 유무형 자산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자산 양수를 통해 인덜지가 가진 수제맥주 양조장(브루어리)과 ‘문베어브루잉' 브랜드를 인수한다는 것이다.

문베어브루잉 수제맥주. / 문베어브루잉
인덜지 수제맥주 사업부는 2018년 론칭한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을 보유했다. 강원도 고성군에 연간 450만 리터의 맥주를 생산 할 수 있는 양조장을 갖추고 있다. 지금까지 ‘금강산 골든에일’, ‘한라산 위트’, ‘백두산 IPA’, ‘설악산 스타우트’ 등 총 4종의 수제맥주를 선보였다.

교촌은 이번 인수로 수제맥주 사업을 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전국 1280개 교촌치킨 가맹점 인프라로 국내 ‘치맥(치킨+맥주)’ 소비 수요를 거머쥐겠다는 계획이다.

주류업계는 교촌의 문베어브루잉 흡수가 수제맥주 업계 인수합병의 신호탄이란 시각이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외식업체들이 수제맥주 시장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몇몇 업체들이 수제맥주 제조사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또 "외식업체의 경우 수제맥주 판매를 위해 제조설비를 만들고 새로 면허를 따는 것보다, 양조장을 갖춘 소규모 업체를 인수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 면에서 더 유리하기 때문에 수제맥주 제조사 인수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2020년 수제맥주 시장규모는 1180억원으로 3년만에 2.7배 성장세를 보였다. 2023년에는 시장규모가 3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편의점 수제맥주 매출도 무서운 기세로 성장 중이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인기 수제맥주 상품인 ‘곰표 밀맥주'가 4월 29일부터 5월 4일까지 카스와 테라·하이네켄 등을 제치고 국산·수입 맥주를 통틀어 매출 1위를 달성했다. 곰표 밀맥주는 최근 하루 판매량은 15만개로, 2020년 월평균 판매량 20만개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GS25·CU·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 2020년 1분기 수제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9~250%씩 신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맥주 신장률이 35%쯤에 머문 것과 비교된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수제맥주가 인기를 끌자 ‘쥬시후레시맥주’, ‘유동골뱅이맥주’, ‘말표맥주' 등 이종 브랜드와 융합한 이색 수제맥주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이는 수제맥주지만 아직 전체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미비한 수준이다. 국내 맥주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으로 3조8591억원이며, 이 중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3%쯤에 불과하다. 시장의 대부분을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등 주류 대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주류업계는 올해 수제맥주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류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주류 OEM 생산이 가능해졌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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