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라이브커머스 방송이 단순 상품 판매를 넘어 TV예능 프로그램 수준으로 변화한다. MZ세대를 겨냥해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매출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판단에서다.

라이브커머스 ‘장사의 신동' 방송 일부. / 이베이코리아
라이브커머스 ‘장사의 신동' 방송 일부. / 이베이코리아
이베이코리아는 최근 라이브커머스 ‘장사의 신동' 방송을 통해 1시간30분 동안 3억1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장사의 신동은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신동’이 쇼호스트로 출연하는 예능형 라이브커머스 방송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예능형 라이브커머스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콘텐츠 전문 기업 CJ ENM과 손을 잡았다.

유통업계는 이베이의 예능형 라이브커머스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한다. 4만3000명의 시청자를 끌어 모으고 3억원 이상의 판매 매출을 기록한 영향이다. 라이브커머스 업계에서 방송 1회당 평균 매출이 30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무려 10배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베이는 예능형 라이브커머스 도입 배경으로 ‘소통'과 ‘차별화'를 강조했다. 유두호 이베이코리아 스마일마케팅실 실장은 "MZ세대 소비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이베이코리아 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탄탄한 기획력과 브랜드 파트너쉽을 통해 라이브커머스 시장을 빠르게 선점할 계획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예능형 라이브커머스가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미 유튜브를 통해 검증된 바 있다.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 주도 커머스가 돈이 된다는 것을 증명했고, 구글이 지난해말 30명의 광고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유튜브 ‘쇼핑 익스텐션' 테스트도 23% 방문율을 높인다는 결과를 도출한 바 있다. 즉, 볼거리 제공으로 판매 매출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라이브커머스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곳은 e커머스 업계다.

티몬은 최근 개그맨 김수용, BJ 킹기훈 등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출연하는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진행했다. 유명인을 방송에 등장시키는 것으로 소비자들에게 소통과 재미를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티몬은 이런 전략으로 라이브커머스 매출을 평균 2.5배 이상 증가시켰다고 밝혔다.

11번가는 3월 자사 라이브커머스 방송에 예능을 결합한 ‘쇼퍼테인먼트’ 코너를 신설했다. 해당 방송은 집 밖에 못 나오는 시청자 대신 오프라인 매장을 습격하는 매장 털기와 제철 특산물 먹방 등의 내용으로 구성됐다.

라이브커머스 업계 선두업체 네이버도 지난해 12월말 예능형 쇼핑 콘텐츠 ‘리코의 도전'을 선보인 바 있다. 모바일 라이브 퀴즈쇼 진행자 리코가 시청자와 소통하면서 다채로운 미션을 진행하는 것이 볼거리다. 네이버는 유명 방송인 하하가 출연하는 예능형 라이브커머스 ‘하하의 베투맨’을 공개하기도 했다.

네이버와 라이브커머스 부문에서 경쟁하는 카카오커머스도 방송인 광희·조세호, 개그우먼 이수지 등이 출연하는 예능형 쇼핑 콘텐츠를 내보낸 바 있다.

CJ오쇼핑은 최근 ‘모바일 퍼스트'를 외치며 기존 홈쇼핑 사업구조를 크게 변화시켰다. 회사는 ‘라이브 커머스’와 ‘인플루언서 커머스’가 큰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하고 해당 부문 인력을 집중적으로 보충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CJ오쇼핑은 올해 라이브커머스 매출 규모를 1000억원대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