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여름 한정판 상품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고장터를 뜨겁게 달군다. 다양한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비싼 값에 되팔이가 발생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거래가 발생한다.

스타벅스측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 구매대란이 없을 것이라는 핑크빛 전망을 내놨다. 회당 음료 구매수를 제한하는 것은 물론, 모바일 앱을 활용해 아이디(ID)당 구매 가능한 사은품 숫자를 제한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황 변화는 예측이 불가하다. 얼마든지 2020년 새벽부터 스타벅스 매장 앞을 장사진으로 만든 제2의 레디백 사태 재발이 가능하다.

2021년 여름 스타벅스 e프리퀀시 한정판 아이템 ‘서머데이 쿨러'와 ‘서머 나이트 싱잉 랜턴'. /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2021년 여름 스타벅스 e프리퀀시 한정판 아이템 ‘서머데이 쿨러'와 ‘서머 나이트 싱잉 랜턴'. /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11일부터 2021년도 여름 e프리퀀시 이벤트를 시작했다. 스타벅스 모바일 앱으로 관련 스탬프 17개를 모으면 한정판 상품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여름 한정판 사은품은 캠핑용 아이스박스인 ‘서머데이 쿨러'와 무선 스피커 기능을 갖춘 캠핑용 랜턴인 ‘서머 나이트 싱잉 랜턴'이다. 지난해 여행을 돕는 ‘레디백’과 야외에서 쓰기 좋은 거치형 의자를 내놓은 후 나온 후속 제품이다.

올해 상품은 나오자마자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플랫폼의 ‘핫(Hot)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여름 스타벅스 e프리퀀시 한정판 상품이던 ‘서머레디백'이 고가에 거래되는 등 인기가 높았던 탓에 소비자들 사이서 기대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스타벅스 쿨러와 랜턴 가격은 중고장터서 8만~10만원 수준이다. 12일부터 하나둘 올라오던 매물 수는 현재 셀 수 없을 만큼 늘었다. 거래가는 지난해 여름 구매대란을 일으켰던 ‘서머레디백'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만한 가치를 지닌 제품이라고 소비자들이 인정한 셈이다.

스타벅스 쿨러와 랜턴이 중고장터 인기 매물로 등극한 이유는 판매를 통해 차익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와 블로그 등으로 공유되고 있는 e프리퀀시 최저가 획득 방법을 따라하면 정상적인 방법 대비 3만원쯤 저렴한 5만원대다. 이 방법을 이용해 스타벅스 올해 여름 한정판 아이템을 중고장터에 되팔면 대략 4만원쯤의 차익을 볼 수 있다. 커피 음료도 즐기면서 용돈벌이를 할 수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타벅스는 올해 여름 e프리퀀시 이벤트에서 ‘재판매(되팔이)’와 ‘구매대란' 단어를 지우기 위해 안간 힘을 쓰는 모양새다.

스타벅스는 우선 여름 e프리퀀시 이벤트가 끝나는 7월 12일까지 오프라인 매장에서 음료 주문 수를 1인 1회 최대 20잔까지로 제한했다.

또, 오프라인 매장에서 한정판 상품을 싹쓸이 하는 소비자를 막기 위해 ‘모바일 예약제'를 도입했다. 사은품 교환을 모바일앱을 통해서만 가능하도록 하고, 1인당 사은품 예약 갯수도 최대 5개로 제한했다.

스타벅스가 e프리퀀시 한정판 상품 재판매와 구매대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지난해 여름 아이템인 ‘서머레디백'이 구매대란을 일으키며 사회적 현상으로 발전됐기 때문이다.

2020년 여름 발생한 ‘서머레디백 대란' 당시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한 명의 소비자가 서머레디백 17개를 얻기 위해 총 300잔의 음료를 한 번에 주문해 매체와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주문됐던 음료 300잔은 전량 폐기됐다.

스타벅스 한 관계자는 "올해 여름 e프리퀀시 한정판 상품 구매대란을 막기 위해, 내부적으로 정말 많은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모바일 앱으로 상품이 교환되고 음료 주문 수도 제한한 만큼 지난해와 같은 일은 절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타벅스 생각처럼 결과를 예단하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족이나 지인 아이디를 활용할 경우 얼마든지 대량의 상품 취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의 경우, 애초부터 대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물량을 충분히 준비하면 좋지만 예측에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며 "물량이 남을 경우 악성 재고가 될 수 있는 만큼, 가급적 보수적으로 물량을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고 말했다.

한편, 스타벅스에 따르면 e프리퀀시 이벤트 기간 중 증정되는 모든 사은품은 모바일 앱 예약을 통해서만 받을 수 있다. 사은품을 교환받을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되면 스타벅스 모바일 앱의 ‘증정품 예약하기’ 버튼으로 원하는 아이템과 수령일, 수령 매장을 선택한 후 수령일에 수령 매장을 방문해 모바일 예약증 바코드를 보여주면 된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