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확산으로 실외 활동이 위축된 이후, 노트북과 더불어 태블릿 디바이스의 판매량도 급증했다. 집안 내에서 노트북보다 들고 다니기 쉬운 데다, 유튜브를 비롯한 인터넷 스트리밍 콘텐츠를 스마트폰보다 훨씬 큰 화면으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노트북과 더불어 아이들의 온라인 수업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태블릿 판매량이 늘어난 이유다.

이런 용도의 태블릿은 고성능의 비싼 제품을 살 필요가 없다. 8인치~10인치 안팎의 적당한 화면 크기에, 인터넷 검색과 스트리밍 영상 재생만 잘 되면 충분했다. 특히 넷플릭스를 풀HD 화질로 즐길 수 있는 ‘넷플릭스 HD’ 인증을 받은 20만원대~30만원대 제품들이 꾸준한 인기몰이 중이다.

올해 초 ‘넷플릭스 가성비 태블릿’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른 레노버의 ‘샤오신패드 P11’이 최근 ‘레노버 탭 P11’이라는 이름으로 정식 출시됐다. 그동안 해외 직구로만 구할 수 있던 것을 이제 국내에서, 정식으로 편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레노버 탭 P11 / 최용석 기자
레노버 탭 P11 / 최용석 기자
레노버 탭 P11은 이름 그대로 11인치 크기의 화면을 탑재한 안드로이드 태블릿이다. 화면의 상하좌우 베젤(테두리) 폭이 1㎝ 이내인 내로우 베젤 디자인을 채택하고 7.5㎜의 두께, 490g의 무게로 한 손으로 들기에 적당한 크기와 무게를 지녔다.

이 제품이 ‘가성비 태블릿’으로 꼽혔던 이유는 준수한 화질도 한몫한다. 풀HD(1920x1080) 화질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2K급 해상도(2000x1200), 실내는 물론 밝은 실외에서도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는 400니트(nit)의 밝기로, 소위 말하는 ‘쨍한 화면’을 제공한다.

400니트 밝기의 2K급 화면은 밝고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 / 최용석 기자
400니트 밝기의 2K급 화면은 밝고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 / 최용석 기자
가로 사용을 염두에 둔 제품이라 카메라와 조도 센서 등도 가로 방향 기준으로 달려있다. 카메라가 달린 쪽 측면에는 볼륨 조절 버튼과 2개의 마이크, 마이크로SD 카드를 넣을 수 있는 트레이 등이 달려있다. 반대쪽 측면에는 전용 키보드 커버를 연결하기 위한 4개의 포고 핀(pogo pin)과 고정 홈이 달려있다.

세로 방향으로 위쪽에는 전원 버튼이, 하단에는 타입C 형태의 충전/데이터 포트가 달려있다. 위쪽과 아래쪽 모두 2개씩의 스피커가 달린 쿼드(4) 스피커 구성으로, 태블릿을 어떤 방향으로 사용하든 상관없이 꽉 찬 스테레오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뒷면은 미끄럼 방지 코팅된 플라스틱 소재와 알루미늄 합금 소재를 함께 사용해 독특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 최용석 기자
뒷면은 미끄럼 방지 코팅된 플라스틱 소재와 알루미늄 합금 소재를 함께 사용해 독특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 최용석 기자
뒷면은 짙은 은회색의 알루미늄 몸체가 약 70%를 차지한다. 나머지 약 30%를 미끄럼 방지 코팅이 적용된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했다. 덕분에 뒷면 전체를 금속 소재로 덮은 제품들에 비해 한 손으로 들고 사용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서로 다른 소재가 투톤 컬러를 형성하면서 단색 제품과 비교해 좀 더 세련된 멋을 제공하는 것도 장점이다.

카메라는 전면에 800만 화소, 후면에 1300만 화소 카메라가 각각 1개씩 달렸다. 본격적인 사진 촬영용으로는 아쉬운 화질과 성능을 제공하지만 SNS에 올릴 일상 사진을 찍거나 화상회의, 온라인 수업 등을 진행하는 용도로는 충분한 성능을 제공한다.

전체적으로 대기업인 레노버가 만든 제품인 만큼 ‘가성비 태블릿’으로 꼽히던 다른 중국산 태블릿 제품들과 비교해 한 수 위의 마감과 완성도를 자랑한다.

4개의 쿼드 스피커는 어떠한 방향으로 사용해도 빵빵한 스테레오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 최용석 기자
4개의 쿼드 스피커는 어떠한 방향으로 사용해도 빵빵한 스테레오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 최용석 기자
운영체제로는 안드로이드 10을 탑재했다. 중국 내수용 제품에 글로벌 버전의 펌웨어와 OS를 설치하기 위해 한 번 개봉할 수밖에 없던 직구 제품과 달리, 처음부터 국내 환경에 맞는 펌웨어와 OS를 탑재한 채로 출고된다. 실제로 초기 설정 화면도 따로 선택할 필요 없이 한글로 시작한다. 덕분에 구매한 즉시 추가 과정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새 제품을 직접 개봉하는 즐거움(?)은 덤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기존 직구 버전 P11은 글로벌 펌웨어를 설치한 이후에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넷플릭스 앱을 찾을 수 없도록 막혀 있었다. 즉 사용자가 앱 설치용 APK 파일을 따로 구해서 설치해야만 넷플릭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반면 이번 레노버 탭 P11은 처음부터 넷플릭스 앱이 기본 설치되어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도 넷플릭스 앱이 검색되며, 업데이트도 정상 지원한다.

플레이스토어에서 넷플릭스 앱을 검색한 모습. 정상적으로 업데이트까지 할 수 있다. / 최용석 기자
플레이스토어에서 넷플릭스 앱을 검색한 모습. 정상적으로 업데이트까지 할 수 있다. / 최용석 기자
직구 제품으로 들어올 때부터 이미 상당수의 사용자를 통해 검증된 화질은 정식 버전에도 변함없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을 풀HD 화질로 막힘 없이 재생하고, 최대 400니트의 밝기 덕분에 영상 콘텐츠는 물론 각종 이미지의 색상도 더욱 선명하게 살아난다.

특히 돌비 애트모스 인증을 받은 쿼드 스피커가 빵빵한 사운드를 재생하기 때문에 각종 영상 콘텐츠를 더욱 몰입감 있게 즐길 수 있다.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의 약 4배에 달하는 11인치 화면과 더불어 안방, 서재, 침실 등에서 영상을 즐기는 데 안성맞춤이다.

유튜브 영상 역시 풀HD 60프레임 화질로 감상할 수 있다. / 최용석 기자
유튜브 영상 역시 풀HD 60프레임 화질로 감상할 수 있다. / 최용석 기자
최신 안드로이드 태블릿다운 기본기도 충실하다. 지문 인식 기능은 없지만,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해 잠금 해제와 로그인이 가능하다. 2개의 어레이 마이크는 화상회의나 온라인 수업에서 사용자의 음성을 깨끗하게 상대방에게 전달한다. 구글 어시스턴트의 음성 인식 비서 기능도 물론 지원한다.

성능 역시 충분히 검증받은 대로다. 8코어 구성의 스냅드래곤 662 프로세서와 최대 6GB의 메모리를 탑재한 덕분에 인터넷 검색이나 영상 콘텐츠 재생 등에서 느리거나 답답하다는 느낌은 없다. 초소형 노트북 수준의 11인치 화면을 제공하는 데다, 전용 키보드와 전용 스타일러스 펜을 이용하면 간단한 업무용 태블릿으로도 손색없다.

레노버 탭 P11과 전용 액세서리인 ‘프리시전 펜2’ 및 ‘키보드 팩’ / 레노버
레노버 탭 P11과 전용 액세서리인 ‘프리시전 펜2’ 및 ‘키보드 팩’ / 레노버
다만, 게임 성능은 좀 더 고려할 필요가 있다. 캐주얼한 안드로이드 게임들은 대부분 문제없이 설치해 즐길 수 있지만 ‘배틀 그라운드’, ‘원신’ 같은 나름 고사양 모바일 게임들은 실행은 가능해도 조금 힘에 부친다. 주 사용 목적이 모바일 게임을 더 큰 화면으로 즐기기 위한 것이라면 좀 더 고가의 성능 좋은 태블릿을 고르는 것이 낫다.

배터리는 7500㎃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다. 한 번 충전하면 최장 15시간 연속 사용(레노버 자체 테스트 기준)할 수 있어 종일 영상 콘텐츠를 감상하기에 충분하다. 퀄컴 ‘퀵차지(QuickCharge, QC) 3.0’ 고속 충전 규격을 지원해 충전 속도도 빠르다. 제품 패키지에도 국내 220V 콘센트 규격에 맞는 20W 출력의 고속 충전용 어댑터가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다.

국내 센터에서 정식 AS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직구 버전 대비 가장 큰 장점이다. / 최용석 기자
국내 센터에서 정식 AS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직구 버전 대비 가장 큰 장점이다. / 최용석 기자
레노버 탭 P11은 이미 해외 직구를 통해 상당한 물량이 국내에 들어온 바 있는 제품이다. 그만큼 다양한 사용자들의 사용 경험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도 이 제품의 장점 중 하나다.

가격은 현재 31만9000원(4GB 메모리, 64GB 저장공간 모델 기준)으로, 직구 버전에 비하면 조금 비싸다. 하지만, 이번 정식 출시를 통해 직구 제품의 단점인 AS문제가 해결됐다. 아무리 ‘가성비’ 제품이라 하더라도 20만원~30만원대 스마트 기기를 고장 나면 그대로 버리기가 부담스럽다. 그뿐만이 아니다. 중국 내수용+글로벌 펌웨어 설치 제품에 대한 불신과 불편함 등을 모두 해결한 것도 이번 레노버 탭 P11 정식 버전의 장점이다.

적정 가격에, 넷플릭스를 맘껏 즐길 수 있거나, 온라인 수업 및 화상회의용으로 쓸만한 태블릿을 찾는 이들에게 충분히 검증된 성능에 정식 AS까지 지원하는 레노버 탭 P11은 다시 한번 검토해볼 만한 제품이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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