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단위 벌금에 유럽 집중 현대차, 아이오닉5 내수예약자 불만 가중

이민우 기자
입력 2021.05.16 06:00
현대자동차 그룹이 2021년부터 적용되는 EU 이산화탄소(CO2) 배출 규제 벌금을 최소화하기 위해 아이오닉5의 유럽 물량 확보에 힘쓴다.

하지만 차량 확보에 어려움이 커진 기존 내수 예약자 사이에는 불만이 쏟아져 나온다. 현대차가 2021년 판매한 자동차의 탄소배출량에 따라 EU에 납부하게 될 벌금을 줄이기 위해 유럽선적 물량을 선 납기하는데 힘쓴다는 것이다.

현대차가 납부할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벌금은 조단위로 예측되는데, 현대차 입장에서는 한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벌금으로 지불할 수도 있어 유럽 물량 확보에 신경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생산제약 문제를 겪는 중인 현대차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 / 현대자동차 그룹
15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5 유럽수출 물량의 선적을 진행 중이다. 아이오닉5는 노조와 맨아워 협상으로 생산 시작이 생각보다 늦어진데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 부품 수급 문제로 생산 제약을 겪는 중이다. 1만대를 목표로 잡았던 아이오닉5의 월 생산량은 2600대 내외로 감소한 상황으로, 2만대 이상의 내수 사전예약은 물론 3000대의 유럽수출 물량 선적에도 모자란 생산량이다.

국내 아이오닉5 사전예약자 사이에서는 현대차가 아이오닉5 생산량의 대부분을 유럽수출 물량 선적에 투입하면서 내수 사전예약자의 납기가 늦어진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마산항 등 항만에서 아이오닉5가 선적을 기다리는 듯한 모습이 포착되고 내수 출고가 더뎌지자 불만은 더 커졌다.

업계와 4월 현대차 자료에 따르면, 4월 아이오닉5 초도물량은 1000대 내외이며 내수 판매는 114대 정도다. 아이오닉5는 현재 해외생산라인 없이 전부 현대차 울산1공장에서 생산된다. 1개 공장에서 내수와 수출 물량을 전부 감당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에서 미국 등 아이오닉5 해외 생산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외 생산 라인 증설시 노조와 단체협상을 가져야 해 조속한 구축은 어렵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아이오닉5 유럽수출로 EU에서 2021년 진행하는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벌금의 타격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EU에서 진행하는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벌금은 1개 완성차 기업이 1년간 판매한 자동차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측정한 후 평균값을 계산한 후 확정하며, 기준 위반 시 벌금을 매긴다.

평균값이 95g/㎞을 초과하면 95g에서 초과된 1g당 95유로(13만원)씩 매겨 한해 판매개수에 곱해 벌금을 부과한다. 20만대 판매 완성차 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평균이 기준의 2g 초과했다면, 2 X 20만 X 95유로로 계산해 3800만유로(520억원)를 벌금으로 지불해야 한다.

영국 경영컨설팅 기업 PA컨설팅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현대·기아에서 납부해야하는 EU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벌금은 7억9700만유로(1조900억원)으로 2020년 현대차의 영업이익 2조3947억원의 절반쯤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양이원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집계한 자료에서는 최대 3조원 가까이를 물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되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사전예약 물량 생산을 3000대까지는 채우지 못한 상황이라 선적을 전부 완료하지는 못했다"며 "현재 수급 문제 때문에 목표 생산량을 채우기 어렵다보니, 생산된 아이오닉5를 어느쪽으로 배정할지 선택하지도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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