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학습과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rain-Computer Interface, BCI)를 결합해 뇌에서 생각한 글씨를 쓰는 기술이 나왔다. 미 IT 매체 씨넷은 13일(현지시각) 신체 장애로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한 마비 환자가 머릿속에서 생각한 것을 글로 옮기는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이 연구의 공동 저자인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하워드 휴즈 의학 연구소(Howard Hughes Medical Institute) 연구원인 크리슈나 셰노이(Krishna Shenoy) 교수는 이 방법이 음성을 번역하려는 유사한 연구보다 잠재적으로 더 강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목 아래가 마비된 65세 남성의 신경 활동을 감지하기 위해 뇌에 센서를 이식하고, 환자가 생각한 내용을 쓰기로 번역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화면에 텍스트로 표시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셰노이 교수는 "음성을 해독할 때 기계 학습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 약 50개의 단어를 얻을 수 있지만, 손글씨 쓰기 개념을 사용해 수백 개의 개별 뉴런을 기록하면 모든 문자를 쓸 수 있다"라며 "일상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대부분의 단어를 쓸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신체를 움직일 수 없는 이들이 효율적으로 타이핑하고, 의사소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시스템은 지금까지 단 한 명의 환자에게만 입증된 개념이다. 이것은 신경 센서를 이식한 참가자들이 팔을 움직여 화면 글자를 가리키고, 클릭해 단어나 문장을 만드는 이전 연구보다 한 단계 발전했다. 기존 방식으로는 분당 약 40자를 입력할 수 있었지만, BCI를 통한 새로운 필기 방법은 분당 약 90자를 쓸 수 있다. 이는 평범한 65세 사람이 낼 수 있는 속도와 거의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마비가 있는 참가자의 뇌에서 문자를 작성하는 과정. /  하워드 휴즈 의학 연구소 유튜브 갈무리
마비가 있는 참가자의 뇌에서 문자를 작성하는 과정. / 하워드 휴즈 의학 연구소 유튜브 갈무리
이 연구의 다음 목표는 말을 할 수 없거나 퇴행성 신경 장애를 앓고 있는 참가자에 적용하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연구로 일론 머스크가 지원하는 뉴럴링크의 뇌 이식 기술이 있다.

마비가 있는 참가자의 뇌에서 문자를 작성하는 과정. / 하워드 휴즈 의학 연구소 유튜브

실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네이처지의 최신호(2021.5.12)에 게재됐다.

하순명 기자 kidsfoca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