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당초 예정했던 아이오닉5의 유럽판매 계획이 미궁 속으로 빠졌다.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이 장기화 여파다. 보릿고개를 겪고 있는 현대차의 아이오닉5가 월 목표생산량은 1만대였지만, 실제 생산은 2600대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는 유럽에서 초도물량으로 3000대를 판매하기로 하고 사전예약을 했는데, 상반기 차량 인도가 가능할지 예측이 어렵다. 잘못하면 하반기 차량을 납품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자동차 유럽법인 홈페이지에 안내된 아이오닉5 안내문 / 현대자동차 유럽법인
현대자동차 유럽법인 홈페이지에 안내된 아이오닉5 안내문 / 현대자동차 유럽법인
17일 현대차 한 관계자는 IT조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현재 반도체 수급 문제로 인해 유럽 아이오닉5 상반기 판매에 대해서는 확답을 내리기 힘든 상황이다"라며 "유럽 사전예약 물량 인도 이후 추가 판매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당초 4월 22일 발표한 2021년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아이오닉5의 미국 시장 진출과 함께 아이오닉5 유럽 판매를 올해 상반기라고 밝혔다. 2월 25일 아이오닉5의 유럽 사전계약을 통해 3000대 한정 물량을 완판했으며, 예정했던 3000대의 3배에 달하는 1만대의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현대차는 울산 1공장에서 유럽 수출 물량과 한국 내수 물량을 모두 생산 중이며, 아직 유럽에는 생산 라인이 없다. 초도 물량인 3000대 전달을 위한 선적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1분기까지 차량용 반도체 비축량과 생산라인 조정으로 버텨왔으나, 5월부터 수급난이 악화된 상태다. 아이오닉5를 비롯해 투싼 등 주요 모델의 생산 조절에 들어갔다. 아이오닉5의 경우 초도물량이 1000대 정도 생산된 상태로, 월 목표생산량도 1만대에서 2600대 수준으로 수직 하락했다. 4월 현대차의 아이오닉5 내수 출고량도 114대에 머물렀다.

아이오닉5가 현재 애로사항을 겪는 부품은 컴포트플러스 포함된 후석승객알림기능과 파킹어시스트와 프레스티지 초이스에 포함된 원격스마트 주차보조 기능이다. 현대차는 5월초 해당 기능을 포함한 옵션 제외시 더 빠른 출고가 가능하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사전예약자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