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미술 시장 장기간 호황을 위한 체계 마련 필요해

홍기훈 교수·박지혜 대표
입력 2021.05.20 07:01 수정 2021.05.20 09:44
최근 미술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수원, 용인, 부산, 경주 등 10여곳 자치 단체에서의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관한 논쟁과 함께 2만3000여점에 달하는 이 회장의 컬렉션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미술품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대중의 관심은 며칠 전 부산에서 개최된 ‘아트부산 2021’에서 극명히 나타난다. 4일 간의 아트페어 기간 동안 행사를 찾은 관람객 수는 약 8만명이다. 이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아시아 최고의 아트페어라 불리는 아트바젤 홍콩의 방문객 수와 맞먹는다.

예술에 대한 관심만 커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예술품 투자에 대한 붐도 활발히 일고 있다. 경매 및 아트페어가 개최될 때마다 매번 최대 매출을 갱신하고 있다. 3월 코엑스에서 열린 화랑미술제는 65억원, 아트부산은 350억원 등 아트페어 매출액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경매의 경우, 서울옥션의 5월 경매 낙찰률은 95%(낙찰 총액은 104억원), 케이옥션의 4월 경매 낙찰률은 77%(낙찰 총액은 120억원)로 역대 최고 수준의 낙찰률(낙찰 총액)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미술시장의 활황은 양, 질 측면 모두 수요자를 충족시키는 공급자들의 노력과 수요자 간의 시너지 효과로부터 기인한다. 아트부산에서 23억원(200만달러)의 판매 최고가를 기록한 작품은 올해 처음 아트페어에 참가한 서울옥션 홍콩 갤러리 SA+의 마르크 샤갈 작품이다. 해외 갤러리들을 통한 공급 또한 눈 여겨 볼 부분이다. 쾨닉 갤러리, 하우저앤워스,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 등의 해외 유명 갤러리들은 한국에서의 활동을 선언했다. 이로써 수요자가 접할 수 있는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 풀(pool)이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술 시장의 호황은 거의 10년만이다. 정치적 이슈로 홍콩이 주춤하는 상황과 맞물려 한국이 차세대 아시아 미술시장 허브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노력 없이 이러한 호황이 계속 될 수는 없다. 1~2년만 반짝하고 다시 암흑기로 들어가지 않기 위해서는, 미술품 매매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 미술 산업에서 부가가치를 형성하는 주요 부문 전반에 대한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단적인 예로 미술품 가치 분석과 진위 감정 부문을 보자. 가치 분석 및 진위 감정의 중요성은 누구나 공감한다. 미술품 물납제, 상속세, 아트펀드, 미술품 담보대출 등 미술품 관련 사안에서 가장 주요하게 거론되는 부분이 가치 분석과 진위 감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미술품 가치 분석과 진위 감정 부문은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아직 한 단계 도약하지 못했다.

국보급 문화재인 고려불화, 해시계(앙부일구)를 각각 15억원, 30억원으로 가치 분석 및 진위 감정을 한 전문가들이 사기혐의로 검찰에 기소되는 사건이 있었다. 불과 한달 전의 일이다. 피의자는 50여년 동안 가치 분석 및 진위 감정에 있어 공신력을 갖춘 기관의 전직 회장을 포함한 전문가들이었다. 전문가의 주관적인 판단으로 가치 분석 및 진위 감정이 이뤄지는 국내 실정을 감안한다면 이는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사건이다. 현재 검찰은 더 많은 사기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망을 확대하고 있다.

미술품 가치 분석과 진위 감정 부문만 보아도 아직 미술산업에는 체계 미흡 및 투명성, 객관성 부족 문제가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가치 분석과 진위 감정 부문이 세계 수준으로 거듭난다면 예술품 투자붐과 함께 자산의 유동화 측면에서 그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이다. 국내에서도 예술품 관련 다양한 사업들이 신성장동력 및 미래성장동력 사업 등의 국가 산업진흥정책 측면에서 주목받을 수 있다.

아시아 미술 시장 허브인 홍콩은 30년 넘게 미술 시장 호황을 누리고 있다. 5일간 개최되는 아트바젤 홍콩에서의 예술품 거래 규모만 해도 1조원대이다. 10만명 이상의 관객들이 3월만 되면 홍콩으로 몰려든다. 관광업, 금융업, 요식업 등 타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매우 크다.

호황기에 접어든 현재, 지금 상황만을 기뻐해서는 안된다. 이러한 호황이 국내에서도 장기간 유지되기 위해서는 산업 전반의 성장과 확장을 위한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 외부필자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박사를 마치고 자본시장연구원과 시드니공과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위험관리·ESG금융·대체투자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 글로벌 ESG, 한국탄소금융협회 ESG금융팀장을 포함해 현업 및 정책에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한다.

박지혜는 아트파이낸스그룹(Art Finance Group) 대표다. 우베멘토 Art Finance 팀장 역임 후 스타트업 창업자가 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 <미술품 담보대출 보증 지원 사업 계획[안] 연구> 참여 및 아트펀드포럼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미술시장과 경매회사(2020년 출간 예정)』 (공동집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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