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점유율 확대를 위해 A·M시리즈의 보급형 스마트폰을 연이어 출시한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 샤오미·비보·오포 등을 견제하기 위해 보급형 제품을 내놓는 것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갤럭시S·갤럭시노트·갤럭시 폴더블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핵심 제조사로 통했는데, 자칫 중저가 스마트폰을 집중적으로 내놓는 국가 등에서 저가 단말기 업체라는 이미지가 굳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달간 보급형 스마트폰 4개 모델 출시

21일 삼성전자는 갤럭시 점프를 출시했다. 갤럭시 점프는 국내 첫 30만원대 5G 스마트폰이며 KT가 단독으로 판매한다. 6.5인치 대화면, 128GB 메모리, 5000mAh 배터리, 삼성페이, 측면 지문인식 등 각종 편의기능을 갖췄다. 출고가는 39만9300원이다.

갤럭시 점프 / 삼성전자
갤럭시 점프 / 삼성전자
갤럭시M32도 조만간 베일을 벗는다. IT매체 샘모바일은 갤럭시M32 모델번호인 M-M325F_DS와 SM-M325FV_DS가 블루투스5.0 승인을 받은 만큼 조만간 출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제품에 탑재하는 프로세서는 미디어텍이 만든 헬리오 G80 칩셋이다. 디스플레이는 6.4인치 풀HD+해상도 슈퍼 아몰레드(AMOLED)가 쓰인다. 6400만화소의 후면 카메라와 6000mAh 대용량 배터리를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6월 갤럭시A52 5G를 출시한다. 갤럭시A52는 3월 ‘삼성 갤럭시 어썸 언팩’에서 공개한 모델로 유럽 시장에 먼저 내놓았다. 당시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갤럭시A 시리즈 언팩 행사가 개최한 만큼 향후 중저가 모델에 힘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갤럭시 A52 / 삼성전자
갤럭시 A52 / 삼성전자
갤럭시A52는 가성비를 앞세워 유럽시장에서 인기를 모았다. 가격 부담은 적지만 광학식 손떨림 방지(OIS) 기능, 방수방진 기능, 120Hz 고주사율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담길 법한 기능을 지녔다. 갤럭시A52 가격은 349유로(48만원), 갤럭시A52 5G는 429유로(59만원)다. 한국에는 5G 모델만 나오는데, 이는 5G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내달 5G·LTE 지원 갤럭시A22를 선보인다. 샘모바일은 "갤럭시 A22가 삼성전자의 가장 저렴한 5G 스마트폰이 될 것이다"며 "갤럭시 A32 5G 가격인 280달러(31만원)보다 저렴하지만 성능은 더 좋아진다"고 평가했다. 프로세서(AP)로는 미디어텍 7나노 칩셋 ‘Dimensity 700’이 탑재된다.

점유율 확대하더라도 과제 남아

삼성전자의 대대적인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 확대에 따른 분석은 제각각이지만,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과 달리 매출이나 브랜드 이미지 하락은 우려 지점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4월 발표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는 애플과 비교해 1800만대의 스마트폰을 더 팔았지만 평균판매단가(ASP)는 낮다. 단말기 판매 매출은 애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관련기사 : 삼성폰, 애플보다 1800만대 더 팔려도 매출은 적어)

더 큰 과제는 브랜드 이미지다. 애플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중국 샤오미·비보·오포는 가성비 브랜드로 확실히 포지셔닝했다. 애초에 삼성전자와 애플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웅을 겨루는 사이였는데, 최근 위상이 애플과 중국 제조사 사이에 끼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애매한 중저가 브랜드 아니냐는 이미지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1월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S21 시리즈를 내놓은 삼성전자는 오는 7~8월쯤 갤럭시Z플립3·갤럭시Z폴드3 등 제품을 선보인다. 올해 갤럭시노트 출시를 건너뛰며 사실상 플래그십 시리즈는 2~3종류만 선보이는 셈이다.

갤럭시S21의 경우 출시 57일만에 국내 판매량 100만대를 넘는 등 전작에 비해 성과가 좋았다. 그러나 갤럭시Z플립3·갤럭시Z폴드3의 경우 아직 폴더블폰 시장이 크지 않아 매출에 큰 기여를 하기 힘든 상황이다. 2020년 삼성전자 IM사업부 매출은 2011년 이후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지 못해 경영진단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당분간 중저가 제품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측은 "5G 지원, 고주사율 디스플레이, 쿼드 카메라 등을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넣어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박영선 인턴기자 0s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