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이 기관 위상 제고에 드라이브를 건다. 그는 사업 집행기관에 그치는 역할이 아닌 정책기획 기능 강화를 통해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조직개편은 정책기능 강화에 대한 이 원장의 의지가 담겼다. 그는 "단순한 사업 집행기관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중장기 아젠다를 발굴할 미래정책연구실 조직을 확대하고, 인터넷 분야 플랫폼 정책 기능을 신설했다"며 "이는 자신의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이력때문이 아닌 사회적인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다"고 부연했다.
기관 역할 강화 연장선으로 연구개발(R&D) 기능도 재정비한다. 이 원장은 "기존에는 외부 위탁과제 중심으로 R&D를 해왔지만, 랜섬웨어 이슈 등에 대해 KISA가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연구개발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조직인력 효율화를 위해 R&D기능을 재정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기 내 중점 추진 과제로 ▲비대면 서비스 보안강화 (비대면 솔루션 및 무인서비스 대상 보약취약점 진단점검) ▲데이터+인공지능 (AI활용 위협정보 공유체계 확립) ▲사이버보안 얼라이언스 구축 (민관협력 사이버 위협 정보 공유체계 확립) ▲디지털혁신 인재양성 ▲디지털 안전망 강화 (수도권 위주 침해대응체계 전국단위로 확충) ▲미래 사이버 위협 대응 전략 마련 ▲전방위적 사이버보안 대응체계 구축 등을 꼽았다.
이 원장은 기관의 내외부 적인 문제점들을 짚어나가며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기관의 역량과 사업에 대해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와 반성이 필요하며, 공공기관의 태생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지방이전 기관의 공통적인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며 "구성원이 함께 극복해야 할 문제다"고 말했다.
이어 "KISA가 상당히 많은 일을 해왔지만, 이 분야 전문가들 외에 기관의 성과와 역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업무의 광범위성으로 정체성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고 말했다
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내부적인 위기 극복 의지도 밝혔다. 이 원장은 "코로나19 장기화와 지방이전 이후 직원들이 물리적, 심리적 정체성과 동요가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라 판단했다"며 "KISA를 둘러싼 어려움에 외부적 위상도 있지만, 일과 삶의 경계가 무너진 내부에서도 발견될 수 있기 때문에 함께 일하는 구성원의 삶의 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시적 성과를 위해 직원들의 희생을 강요하기보다는 지역사회와 협력하고 수평적 소통을 이어나가 이런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는 게 중요한 경영목표다"며 "경영비전과 철학에 대해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