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플랫폼 틱톡 운영사 바이트댄스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장이밍이 돌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바이트댄스가 상장을 눈 앞에 둔 상황에서 그가 사퇴를 선언한 배경에 중국 정부가 있다고 분석했다.

/IT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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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20일 장이밍 CEO의 사임 소식을 전한 뒤 신임 CEO로 인사책임자인 량루보를 지목했다.

장이밍은 내부 공지를 통해 이상적 경영인으로서 덕목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또 바이트댄스 CEO가 아닌 창업자로 남아 미래전략과 사회책임 등 문제에 몰두하겠다고 했다. 바이트댄스 측은 장씨의 사임 발표가 장기 전략을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트댄스의 기업공개(IPO)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최고경영자의 돌연 사임 결정 배경에 의문이 증폭된다. 바이트댄스는 그 동안 홍콩 또는 미국 증시에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가 상장할 경우 시가총액은 3000억달러(약 3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텐센트와 알리바바에 이어 중국에서 세번째로 시총이 높은 기술기업이 되는 셈이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릿저널 등 외신은 장이밍의 사임 배경으로 중국 정부를 꼽았다. 중국 당국이 중국 인터넷 기업 비즈니스 관행과 기업인들을 면밀히 감시한 것이 이유라는 분석이다.

실제 중국 당국은 지난해 바이트댄스를 포함한 34개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국가의 이익'을 가장 우선하고 공정한 경쟁과 소비자 보호 규칙을 준수하도록 명령했다. 이 같은 감시는 지난해 10월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중국 당국의 핀테크 산업 규제가 퇴행적이라고 비판한 이후 강화됐다.

뉴욕타임스는 "중국 정부가 바이트댄스 같은 거대 인터넷기업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며 "중국 당국의 감시 압력이 높아지면서, 일부 경영인은 중국 정부의 관심을 끌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틱톡은 중국의 다른 어떤 기술 기업보다도 성공했다"며 "그 성공은 다른 성장 중인 첨단 기술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중국 정부를 달래야 하는 불투명한 전망도 가져왔으며 바이트댄스를 긴장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